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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기사이야기

오지영 "골프는 자신감·일관성의 게임"

惟石정순삼 2009. 5. 27. 09:07

LPGA 사이베이스 클래식 14언더파로 통산 2승째
"비거리 욕심 버리고 쇼트게임 위주 연습해야"

"골프는 거리를 누가 더 멀리 보내느냐는 게임이 아니라 자신감과 일관성의 게임이잖아요."

18일(한국시각) 미 LPGA투어 사이베이스 클래식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며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한
오지영(21)은 경기 때의 침착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목소리로 국제 전화를 받았다. 경기를 지켜보며 궁금했던 '거리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묻자, 그녀는 "다른 선수들의 비거리나 플레이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자신과의 싸움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역시 차분하게 답했다. 이런 그녀의 냉철한 태도에 미국과 유럽의 '장타자'들이 오히려 말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불문하고 자신보다 티 샷이 짧은 선수가 두 번째 샷으로 핀에 가깝게 붙일 때 받는 '스트레스와 중압감'은 생각 이상으로 크다.

이날 평균 드라이버 티 샷 거리가 240야드 정도였던 오지영은 많게는 40~50야드를 더 멀리 치는 LPGA의 대표적 장타자 수잔 페테르센(
노르웨이),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 3라운드에 이어 이틀 연속 동반 플레이를 펼쳤다. 공동 선두로 출발했던 페테르센은 오지영의 플레이에 무너졌는지 이날 2오버파(합계 10언더파)를 치며 2위를, 1타 차 3위였던 린시컴은 5오버파(합계 6언더파)를 치며 공동 6위로 주저앉았다.

오지영은 온 체중을 실어 드라이브샷을 날렸지만 비거리는 240야드 정도에 그쳤다. 10개월 만에 미 LPGA투어 2승에 성공한 오지영은“골프는 누가 멀리 치느냐를 겨루는 게임이 아니다”고 말했다. 경기 후 또박또박한 영어로 우승 소감을 말한 비결에 대해선“미드(미국 드라마)를 열심히 본 덕분”이라고 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스테이트팜 클래식에 이어 LPGA 통산 2승째를 올린 오지영에게 거리 콤플렉스가 있는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한 '장타자 이기는 법'을 부탁했다.

거리보다 일관성=오지영은 지난해 드라이버 티 샷이 250야드 정도 나갔지만, 정확성과 쇼트 게임 훈련에 주력하자 비거리가 10야드 정도 줄었다고 했다. 그녀는 "몸을 생각해서라도 거리 욕심을 버리고 쇼트 게임 연습장에 가서 살 정도로 훈련 내용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녀는 100야드 안쪽과 그린 주변 어프로치 샷을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훈련하니 저절로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개했다. 이날 오지영은 그린 에지에서 퍼터로 파를 세이브하거나, 자로 잰 듯한 벙커 샷과 긴 거리 퍼트로 동반 플레이어들을 주눅 들게 했다.

퍼트를 자신 있게=오지영은 퍼트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믿음'이라고 했다. 퍼팅 라인을 제대로 읽었을까, 홀 주변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가 있지 않을까 의심하다 보면 들어갈 퍼트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지영은 "퍼트는 자신 있게 백 스윙보다 팔로 스루를 길게 하면 그 정확도도 높아진다"고 했다.

롱 아이언도 세울 수 있다=오지영이 이번 대회에서 웨지를 제외하고 가장 자주 사용한 아이언은 5번과 6번이었다. 5번은 165야드, 6번은 155야드를 보고 치는데, 그린이 딱딱할 때는 7~8야드 정도의 런을 예상한다고 했다. 그녀는 이런 긴 아이언으로도 볼을 한개 정도 왼쪽에 놓고 클럽이 잘 빠져나가게 치는 감을 익히면 그린에 볼을 세울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