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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풍경사진의 특별한 매력 속으로 세계적 거장 배병우·마이클 케나

惟石정순삼 2014. 1. 23. 08:52

흔한 풍경사진의 특별한 매력 속으로 세계적 거장 배병우·마이클 케나
내달 6일 '흔해 빠진 풍경사진'展  "프로-아마추어 차이 살펴볼 기회"


조상인기자 ccsi@sed.co.kr

마이클 케나의 ''솔섬(Pine Trees)' /사진제공=공근혜갤러리

 

배병우 ''SNM1A-203H_2011'' /사진제공=공근혜갤러리

'독창성'이 중요한 요소인 예술 분야에서 '흔하다'는 존재 가치를 뒤흔드는 말이다. 더군다나 '흔해 빠진'이라는 표현은 조롱에 가깝다. '흔해 빠진 풍경 사진'이라는 제목으로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사진작가 배병우와 영국 출신의 마이클 케나가 오는 2월 6일부터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2인전을 연다. 귀를 의심하게 하는 전시제목은 현실을 꼬집는 반어적 의미다.

경주 남산을 소나무 촬영의 성지(聖地)로 만든 배병우는 겸재 정선의 그림에 매료돼 30년 이상 한국의 소나무만을 찾아다녔다. 산업혁명의 주역이었으나 지금은 버려진 공장지대 등 다양한 풍경사진을 찍어온 마이클 케나는 강원도 삼척 월천리의 '솔섬' 사진으로 이 지역을 명소로 바꿔놓았다. 원래 이름인 '속섬'도 케나가 붙인 '소나무'라는 제목 때문에 '솔섬'으로 바뀌어 불린다.

'한국의 소나무'라는 주제로 처음 만나는 두 거장은 디지털 시대에도 한결같이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만을 사용하며 풍경사진을 고집하고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화랑에서 쉼없이 전시가 열리며, 사진계의 '큰 손 컬렉터'인 영국 가수 엘튼 존이 열광한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이들의 작품을 모방한 유사작이 많다는 사실 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들이 이들 작품을 교묘하게 베껴 광고에 사용한 전력도 있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마이클 케나의 '솔섬'을 모방한 사진 이미지를 광고에 사용한 국내 대기업과의 법정 공방에 대해 "고정된 자연물이나 풍경을 대상으로 할 경우 누가 촬영하더라도 같거나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어 그 창작적 표현의 범위가 매우 제한되므로 폭넓은 보호를 부여할 수 없다"는 판결로 풍경 사진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시를 기획한 공근혜갤러리 측은 "두 거장의 소나무 사진에 얽힌 지난 이야기를 놓고 프로 사진작가와 아마추어 사진가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예술로서의 사진이 무엇인지, 예술을 대하는 자본가가 가져야 할 윤리와 도덕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따라 찍을 수는 있어도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거장의 아우라와 작업 과정의 노고가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을 두 거장의 최근작과 국내 최초 공개작을 두루 보며 확인할 수 있다. 3월 8일까지. (02)738-7776

입력시간 : 2015-01-22 2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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