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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가 가을이었느냐는 듯, 겨울의 한복판에 들어온 요즘입니다. 12월 제법 매콤한 한파가 계속되었지요. 꽤 겨울이 오래 지난 듯 한데 아직도 1,2월이 남았으니 언제 봄이 올지 까마득한 요즘입니다. 그래도 이제 제법 추위에 적응되었고 겨울은 또 겨울다워야 하는 법. 겨울을 또 겨울답게 즐기는 게 계절에 대한 도리일 것입니다. 이쯤 되어서 블로그에 한번 끄적여보고 싶은 글이 있었으니 바로 '겨울 사진'에 관한 내용입니다.
겨울은 사계절 중 가장 사진 찍기 힘든 때지요. 당연한 것이지만 춥기 때문에 야외에서 사진 찍는 시간만큼 고역도 없습니다. 이런 추운 겨울날 야외에서 사진 찍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진저리를 치는 분들이 계실텐데요. 인간인 이상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추운 겨울에 사진 찍는 묘미가 또 남다르기도 합니다. 바로 다른 계절에 없는 눈과 얼음, 그리고 눈꽃이라 불리기도 하는 상고대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춥긴 하지만 겨울에는 고생한만큼 또 다른 계절과 차별적인 아름다운 사진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춥다는 것은 그만큼 대기가 깨끗하고 단단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대기가 차가워지면 그만큼 공기는 청정해져서 겨울에는 일출과 일몰이 예쁘고 하늘 색도 더 파랗게 나오지요. 그래서 겨울철에 찍는 풍경사진이 가장 청량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답니다. 춥다고 실내에만 계시지 말고 방한대책을 철저히 해서 나가신다면 또 색다른 겨울사진 찍는 묘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그럼 "계절에 걸맞는 포스트를 하려는 몸부림"으로 준비한 겨울사진 잘 찍는 법에 대해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합지요 :)
겨울철은 다른 계절보다 준비할 것도 많고 조사해야할 것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춥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를 안하고 나갔다가는 추위에 무척 고생을 할수도 있고, 얼음 때문에 넘어지거나 교통사고의 위험성도 높습니다. 그리고 일기예보를 대충 보고 멀리 촬영을 나갔다가는 속된 말로 '꽝'을 치고 올 수도 있습니다. 겨울 사진은 이미 셔터를 누르기 전에 많은 것들이 완성된다는 것을 유념합시다.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겨울 복장에 대한 이야기. 아이러니하게도 추울수록 겨울사진은 멋지게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맑은데 영하 20도 쯤 되는 추위라면 상고대 같은 귀한 장면을 만날 수도 있지요. 이런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외투 뿐만 아니라 속에 얇은 패딩 하나를 더 입어야 공기층 때문에 더 따뜻합니다. 옷이 젖으면 안 되므로 겉옷은 무조건 방수가 되는 재질로 입습니다. "나는 절내 내복을 입지 않는 싸나이!"라는 주의를 갖고 있는 남자 분들도 꼭 내복을 입어야 함은 물론이구요. 옷 외에도 드러나있는 부분은 다 보호를 합시다.
방한모자, 장갑은 물론이요. 방한마스크, 목도리를 꼭 준비하고 신발은 가급적 부츠를 신는 게 좋습니다. 스패츠(눈이 안 들어오게 발목에 차는 장비)를 준비해도 되지만 번거롭기도 하고 방한을 위해선 부츠가 좋습니다. 얼음이 많은 곳에 갈 때도 있으니 꼭 휴대용 아이젠도 준비합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게 핫팩입니다. 몸에 붙이는 핫팩은 쓸모없으며 두툼한 핫팩을 여러 개 준비할수록 좋습니다. 방한은 물론이요. 정말 추울 때 카메라 렌즈에 습기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또 배터리가 빨리 닳는 것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추운 날에는 열량이 빨리 떨어지므로 당분을 보충할 수 있는 초콜릿 바를 꼭 챙기고 보온병에 커피나 차를 준비해 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촬영지에 갈 때 눈이 내려도 문제요, 안 내려도 문제입니다. 눈이 내리면 운전하기가 위험하고, 눈이 안 내리면 또 겨울사진 모양새가 안 나오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일상에서 눈이 올 때 갑작스레 찍는 사진을 제외하고, 겨울철 사진을 찍을 때는 미리 "어떤 곳에 가야겠다" 사전조사를 하는 게 좋습니다. 막연히 "그냥 강원도에 가면 되겠지"라고 하고 갔다간 별 재미도 못보고 고생만 진탕 하고 오기 일쑤거든요. 우리나라의 겨울철 대표적 촬영지는 제한적입니다. 강원도 대관령 양떼목장이나 삼양목장, 설악산, 태백산, 무주 덕유산, 춘천 소양강 등 잘 알려진 명소를 어떻게 가고 또 어떻게 찍는지 미리 조사하고 그밖에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들을 잘 검색하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조사해 봅니다. 일본 홋카이도 등의 해외 겨울 여행지를 갈 때도 당연히 마찬가지겠지요. 요즘은 워낙 정보들이 많아서 인터넷 검색으로도 충분히 필요한 만큼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촬영지에 대한 정보를 꼼꼼하게 조사했어도 무작정 떠나면 안 되겠지요. 일기예보를 아주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눈을 테마로 했다면 당연히 눈이 언제 내리는지 일기예보를 잘 봐야겠지요. 가급적 눈이 내린 다음 날 출발하는 게 좋으며, 눈이 내리고 있는 경우 출발한다면 소위 '대박'을 만날 가능성은 더 높겠지만 운전 중 위험과 고생은 각오해야 합니다. 눈이 내릴 때 사진도 좋지만 가급적 풍경촬영지에서는 눈이 그친 후 하늘이 개이고 파란 하늘 아래의 설원 사진이 더 멋지므로 일기예보에 해당 지역에 밤에 눈이 내리고 오전 쯤 개인다는 예보가 나오면 새벽에 출발하는 게 가장 일반적입니다.
눈 말고 상고대를 노린다면 더 복잡합니다. 눈이 아니라 대기 중의 습기가 나무 등에 얼어붙어 생기는 현상인 상고대는 무척 추워야하고 습기도 높아야 하고 바람도 안 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낮에는 또 녹아버리지요. 아침 기준으로 해당지역의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 습도는 90% 이상, 풍속이 1m/s 이하일 때가 가능성이 높으며 해발이 높은 곳이나 주위에 강이나 호수 등 물이 풍부한 곳이어야 상고대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눈이 충분히 내린 뒤 북쪽에서 한대성 고기압이 내려와 기온이 급강하해야 만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참 어렵죠?^^;; 하지만 그렇게 만나기 어렵기에 파란 하늘 속 제대로 된 상고대를 만나는 기쁨은 환희 그 이상이랍니다.
겨울철에는 여러모로 혼자 사진 찍는 것보다는 여럿이 가는 게 좋습니다. 일단 혼자 가면 위험합니다. 시내나 집 주위는 상관없지만 멀리 갈 때는 대중교통으로 움직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그렇다보니 차로 움직이게 되는데 혼자 운전하면 비용도 비용이요, 눈길에 운전하다보면 피로도도 높아집니다. 그래서 사진 함께 찍는 지인들과 소규모로 움직이는 게 훨씬 좋으며 안전한 방법입니다. 눈밖에 없는 강원도 오지 같은 데서 혼자 조난을 당하면 정말 막막하겠지요. 그리고 여백이 많은 겨울 사진에서 사진 속에 모델 하나쯤은 등장하는 게 좋습니다. "시커먼" 남자끼리 가도 실루엣 모델은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아리따운 여자 분들과 함께 간다면 겨울철에 그보다 더 좋은 모델은 없을 겁니다. 겨울풍경은 풍경만으로도 좋지만 사람이 들어간 풍경이 더 시선을 끈다는 점을 명심합시다.
그래서 이왕 여럿이 움직일 때는 눈 속에서 확 눈에 띄는 원색의 소품을 준비해가면 좋습니다. 당연히 몸에 착용하는 모자나 목도리, 장갑일 텐데요. 칙칙한 색깔보다 원색, 특히 빨간색 계열이면 더 좋습니다. 새하얀 눈속에서 더 눈에 띄거니도 하거니와 찍는 사람이나 찍히는 사람이나 평생 기억할만한 겨울 사진을 남길 수 있을 거에요.
이렇게 사전준비를 철저히 했다면, 그리고 운이 맞아 정말 좋은 날씨와 환경을 만났다면 사실 겨울사진은 그냥 셔터만 눌러도 '대박 사진'을 건질 확률이 높습니다. 초보자라도 얼마든지 멋진 겨울사진을 남길 수 있지요. 그만큼 겨울사진은 날씨와 환경이 중요하다는 방증일텐데요. 그래도 당연히 알아두면 좋은 기술적인 팁들이 있겠지요. 지극히 당연한 것이지만 몇 가지 정리해 봅니다.
요즘 Raw파일로 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서 화이트밸런스를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사진의 색감은 촬영 때부터 설정해주는 게 현장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더 좋습니다. 눈이 많은 겨울사진은 기본적으로 AWB(오토 화이트밸런스)가 좋습니다. 색감을 따뜻하게 만드려고 '그늘 모드'를 하거나 K(캘빈)값을 올려주면 눈까지 노랗게 나와 청량한 느낌이 덜하지요. 그리고 파란 하늘 아래 눈 사진을 많이 찍게 되는데 파란 색 또한 탁하게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결국 새하얀 설국 속에 파랗게 개인 하늘을 만났다면 별 고민없이 모든 것을 '오토(AUTO)'로 하면 된다는 이야기지요.(심지어 촬영모드를 자동으로 해도 잘 나옵니다.^^)
눈을 찍을 때는 적정노출보다 밝게 찍기! 겨울에 특히 눈이 있는 사진을 찍을 때 핵심인 부분인데요. 이것은 카메라가 노출을 계산하는 측광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사실 카메라는 눈이 없기 때문에 이 측광으로 노출의 기준을 계산합니다. 평소에는 우리 눈이 보는 적정노출과 크게 차이가 없지만 눈이 많은 상황에는 또 다르지요. 우리 눈이 카메라라고 치면 우리 눈의 DR(다이나믹 레인지)는 무척 그 범위가 풍부해서 밝은 곳과 어두운 부분을 잘 가려서 보지만 카메라는 그렇지 못합니다. 눈만 있다면 카메라는 "아, 지금 굉장히 밝은 상황이구나."라고 판단하고 적정노출 기준을 우리가 보는 기준보다 훨씬 어둡게 잡아버립니다. 그래서 오토, 프로그램 모드, 조리개우선모드 등에서 카메라에게 노출을 맡겨 버리면 노출계가 '0'에 가도록 적정노출로 찍어도 온통 회색인 칙칙한 사진이 나온단 말이지요. 이럴 땐 면밀한 측광이 가능한 '스팟 측광'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눈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진을 찍을 때는 매뉴얼 모드에는 노출계가 +1, 2스톱 정도 가리키게, 나머지 카메라에게 노출을 맡기는 모드에서는 꼭 '노출보정(+/-)'을 '+'쪽으로 조금 조절해줍니다. 그래야 우리 눈으로 보는 것처럼 눈이 하얗고 화사하게 나오겠지요. 그렇다면 눈도 하얗게 나와야 하고 하늘도 파랗게 나오는 상황에서는 어떡하냐구요? 그래서 ND그라데이션 필터가 필요하거나 후보정의 기술이 필요하답니다. 필터를 안 대었다면 파란 하늘 부분이 과다노출로 날아갈 상황을 자동차 유리창처럼 윗부분에만 선팅이 되어있는 ND그라데이션 필터를 써서 하늘부분만 의도적으로 노출을 죽여줍니다. 그러면 하늘은 파랗고 진하게, 눈은 하얗게 찍을 수 있는 것이지요. 필터가 없다면 천상 적정노출(눈이 회색으로 나오게)로 찍은 다음, 후보정을 통해 눈 부분을 의도적으로 밝고 하얗게 만들어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방법은 포토샵 퀵마스크 기능을 활용해 봅시다. 이 보정법이 궁금하다면?(*사진이 확 달라지는 포토샵 필수 보정법 10가지(http://woosra.com/220190725423) 포스트로 가서 10번 팁 보기)
눈이 충분히 쌓인 상황에서 맑은 날이라면 광각렌즈로 시원시원하게 풍경을 넓게 담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눈이 온다면? 정말 무지막지하게 함박눈이 온다면 광각렌즈로도 눈이 잘 보이겠지만, 적당히나 조금만 온다면 눈으로 보는 것만큼 눈송이가 잘 표현되지는 않습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온통 흰배경이라면 더욱 더 안 보일 것이구요. 그래서 어두운 배경를 뒤로 하고 찍으면 눈송이들이 더 잘 보일 것이구요. 초점거리가 긴 망원렌즈일수록 눈이 더 크고 풍성하게 담기겠지요. 그리고 적절히 조리개를 개방해주면 초점이 맞는 부분의 눈은 또렷하게 찍어내지만 초점이 안 맞은 부분의 눈송이들은 아웃포커스가 되어 더 풍성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초점이 맞지 않은 앞 부분의 눈송이들이 훨씬 더 크게 나오고 보케 처리가 되면서 풍성한 느낌을 주지요. 그럼 맑은 날에는? 눈만 바닥에 있다면 뿌려보면 되겠지요. 이때 역시 망원렌즈를 써서 앞 부분의 눈들이 보케 처리가 되도록 표현해봅시다.
위에서 맑은 날 눈을 뿌려서 찍는 방법을 설명해봤는데요. 함께 간 지인들이 있다면 이런 간단한 연출로도 멋진 겨울사진, 또 소위 '감성사진'이라 부르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답니다. 이때 한가지 더 생각해야 할 요령은 빛의 방향입니다. 눈은 투명체지요. 눈이 더 도드라지고 반짝이는 빛 방향은 당연히 순광보다는 역광입니다. 그리고 흐리다면 어두운 배경을 뒤로 하고 찍을 수록 눈이 더 돋보이겠지요. 그래서 사진에서 항상 생각해야 할 게 '대비'입니다. 이것만 생각해도 눈에 띄는 도드라지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눈이 올 때는 역광이니 순광이니 큰 의미가 없고 밤에 눈이 온다면 가로등이나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비친 눈을 찍으면 훨씬 도드라져 보입니다.
그리고 눈이 오지 않는 맑은 날이라면 이른 오전이나 늦은 오후, 풍부한 빛 속에서 눈을 뿌리는 사람을 역광 방향으로 찍어봅시다. 초점은 사람에 맞추고 가급적 망원렌즈, 초점거리가 짧다면 조리개를 개방하고 가급적 바싹 사람에게 붙어서 사진을 찍으면 빛에 반짝이는 눈송이가 무척 아름답게 보일 거에요. 영화 <러브레터>에 나오는 소위 "오겡끼데스까?" 분위기의 사진을 꼭 일본 홋카이도에 가서 찍을 필요는 없다는 말씀^^
마지막으로 눈 사진 팁 하나 더! 앞에서 눈은 기본적으로 하얗습니다. 이렇게 하얀 물체는 아주 강한 빛을 쐬면 어떻게 될까요? 검정색은 빛을 흡수해버리지만 흰색은 빛을 튕겨내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눈이 내릴 때 카메라의 플래시를 터뜨리면(빛이 강한 외장 스트로브가 더 좋습니다.) 눈은 빛을 반사시켜 더 하얗고 크게 나오게 됩니다. 밤에는 물론이요, 낮에도 눈을 찍을 때 플래시를 터뜨리면 눈송이가 훨씬 더 잘 보이는 효과가 있지요. 간단하면서도 눈으로 본 것보다 훨씬 더 눈이 잘 나오게 하는 비법인 셈입니다.
http://woosra.com/220221043049
[출처] [촬영팁]나만의 멋진 겨울사진 찍는 법|작성자 우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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