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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에 300야드 친 라종억 이사장

惟石정순삼 2011. 9. 1. 21:59

 

68타로 소아암 자선골프 우승, 63세 때 63타 진기록 "매일 새벽 4시간씩 연습… 잘 치려면 몸부터 만들라"

지난달 22일 포천 포레스트힐 골프장에서 열린 소아암 어린이 돕기 세계일보·스포츠월드 자선 골프대회. 정·재계와 스포츠·연예계 인사 등 참가자 160여명 중 우승을 차지한 주인공은 65세의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이었다. 이날 68타를 기록해 생애 두 번째 '에이지 슈트(age shoot·18홀 경기에서 나이와 같거나 적은 스코어를 내는 것)' 기록을 아깝게 놓쳤다.

라 이사장은 2008년 에이지 슈트를 처음 달성했다. 캐슬파인 골프장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쳐 63타로 대한골프협회 에이지 슈트 인증서(한국 나이 63세 기준)를 받았다. 에이지 슈트는 나이가 들어서도 실력과 건강이 유지돼야만 달성 가능한 '꿈의 기록'이다. '골프의 전설' 아놀드 파머(미국·82)도 1995년 66세 생일에 첫 에이지 슈트(66타)를 달성했다. 미국에선 93세 아마추어 골퍼가 작성한 72타 스코어도 기록에 있다.

올해 '한국골프 장타자협회' 회장을 맡은 라 이사장은 2003년 드라이버샷 351야드를 공인받았고 요즘도 300야드 이상 친다. 장타자협회는 남자 270야드 이상, 여자 200야드 이상을 선발해 장비 등을 지원한다. 라 이사장은 "장타는 나이와 상관없다. 힘의 집중, 힘쓰는 요령을 알면 된다"고 말한다.

한국골프 장타자협회장인 라종억 이사장은 10년 넘게 통일문화연구원을 이끌며 탈북 새터민 정착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시와 수필로 등단한 문인이기도 한 그는 일간지 등에 활발하게 기고하고 대학 강의에도 나선다.

그는 1968년 골프에 입문했다. 선친 고(故) 라용균 전 국회부의장이 낙조 속에서 티샷하는 모습을 보며 빠져들었다고 한다. 홍덕산 프로(전 한국프로골프협회장)와 3개월 넘게 합숙하며 기본을 익혔지만 함께 즐길 또래가 드물어 얼마 뒤 손을 놓았다.

그는 1990년대 후반 골프채를 다시 잡았고, 하루 3시간 이상 연습하며 샷 감각을 되찾았다. 석달 만에 70타대에 진입했고 2003년엔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 티칭프로 자격증까지 따냈다.

라 이사장은 "골프를 잘 치려면 먼저 '골프 몸'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는 매일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스트레칭 1시간, 골프 연습 1시간, 근력 운동을 2시간씩 한다. "평소 잘 쓰지 않는 근육에 스윙이 배어들려면 최소 3000번 이상 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해요. 그리고 평소 '골프는 내 인생의 동반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비결이죠."

그는 "공자의 '일이관지(一以貫之·하나의 이치로 모든 것을 꿰뚫는다)'라는 말처럼 골프도 인생도 결국 하나로 통하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