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인구 5년 새 400만명 줄어… 금융위기 여파로 탈출구 안 보여
코스 어렵고 그린피 비싸, 여성·노인에 대한 배려도 없어… 中·한국 골프 신대륙으로 부상
미국에 '골프산업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골프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경영난으로 문 닫는 골프장이 늘어나는 등 골프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돌고 있다. LA타임스는 최근 "미국 골프계가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아 처음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골프는 왜 매력을 잃었나
지난해 미국에서 골프를 처음 시작한 사람은 360만명이지만 그만둔 사람은 460만명으로 100만명이나 더 많았다. 미국의 골프 관련 기업 6000여곳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셔널골프재단(NGF)은 미국 골프 인구가 2005년 300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해 작년 2619만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연간 8회 이상 골프를 치는 '애호가'도 전년보다 4.5% 감소했고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은 1990년대 300만명에서 지난해 210만명으로 줄었다. 골프 컨설팅회사들은 미 전역의 회원제 골프장 4400여곳 중 15%가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했다. 400~1000여곳은 문을 닫지 않으면 퍼블릭골프장으로 전환되거나 다른 골프장에 인수될 것이라고 한다.
미국 골프의 침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가속화됐다. 수퍼스타 타이거 우즈의 몰락도 영향이 컸다. 그러나 ▲갈수록 길고 어렵게 코스를 만들려는 골프장들의 경쟁 ▲턱없이 비싼 그린피 ▲너무 까다로운 규칙 등에서 원인을 찾는 전문가들도 있다.
골프를 편안히 즐기고 싶은 사람들, 특히 여성과 노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골프가 '재미'가 아니라 '고문'이 되어버렸다"는 말도 나온다. LA타임스는 "할 수만 있다면 굶주린 악어라도 풀어놓아 골퍼들을 괴롭히려는 골프장이 수천 곳에 이른다"며 "코스의 수준이나 코스가 주는 즐거움에 비해 그린피가 지나치게 비싸다"고 지적했다.
고심하던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는 지난달 '대안 골프'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매홀 멀리건을 하나씩 주고, 3퍼트 이상은 무조건 OK를 주는 등 골프 룰을 대폭 완화하고, 골프 클럽이나 볼도 각종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사용할 수 있게 해 누구나 즐겁게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대안 골프'의 핵심 내용이다. PGA는 대안 골프를 통해 골프를 떠난 사람 중 3분의 2가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골프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골프 신대륙'으로 부상한 곳은 아시아다. 특히 중국과 한국이 주목받는다. 일본은 2400개가 넘는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거품 경제가 붕괴되면서 1990년대 중반부터 골프 인구가 매년 줄었다. 반면 중국은 골프 인구가 해마다 20~30%씩 늘어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다. 골프 인구는 500만명을 넘어섰고 골프장도 500개가 넘어 미국, 일본, 캐나다, 영국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한국은 지난해 골프장 이용객 2572만명으로 전년 대비 0.7% 줄었으나 골프장은 43곳 늘어난 382곳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지난 5일 '동쪽을 향한 골프의 여행'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기업의 타이틀리스트 인수와 최경주의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 LPGA 한국 여성들의 활약 등을 거론하며 "골프가 아시아에서 엄청나게 급성장할 것을 보여주는 징조들"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도 일부 지방 골프장은 이미 경영난을 겪고 있어 머지않아 미국·일본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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