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골퍼 - '폴라라 공'에 환호… 휘지 않고 직선으로 나가 슬라이스·훅 75%이상 방지
공인받지 못한 공 - 美골프협회 "골프 본질 훼손"… 1977년에도 시판됐다 사라져
"초보자용" "샷을 교정하라" - "더 즐겁게 쉽게 칠 수 있다" "아예 손으로 들고 가 놓으라"
주말 골퍼들의 고민인 슬라이스(몸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볼)를 해결해 주는 공의 공인구 허용 여부를 두고 미국에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핸디캡이 높은 골퍼들은 클럽 페이스가 열려 공을 깎아 치는 전형적인 슬라이스 샷을 해도 공이 휘지 않고 똑바로 나아가는 획기적인 공에 유혹을 느낀다. 반면 미국 골프협회(USGA)는 "골프 게임의 본질에 어긋난다"며 "공을 바꿀 게 아니라 샷 하는 법을 교정하라"고 반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0일 "80% 이상의 골퍼들이 드라이버샷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지 못하는데, 만일 똑바로 날아가는 골프공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며 슬라이스는 물론 훅(몸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볼)도 방지하는 '폴라라(Polara) 골프공'을 소개했다.
폴라라 공을 만드는 회사 홈페이지(polaragolf.com)에는 동영상 실험결과가 소개되어 있다. 일부러 슬라이스가 나도록 드라이버 헤드 페이스 각도를 밖으로 7도쯤 열어 비껴 맞도록 조정한 뒤 오른손잡이 골퍼가 일반 골프공을 때리면 시계방향 회전이 발생하며 목표 방향에서 27m쯤 오른쪽으로 휘어져 날아가 떨어졌다. 하지만 폴라라 공을 사용하면 회전이 걸려도 똑바로 공이 날아가 목표지점 1m 이내에 안착했다. 회사측은 슬라이스나 훅을 75% 이상 방지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폴라라 공은 40년 전인 지난 1972년 이미 발명됐다. IBM의 화학자 데이비드 내펄러와 새너제이 주립대의 물리학자 프레드 홈스트롬이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1977년 이 공이 처음 시판되자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미국골프협회는 "드라이버샷을 똑바로 보내는 것이 골프의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라는 이유를 들어 공인구로 인정하지 않았다. 오랜 법적 소송 끝에 이 공은 지난 1985년 시장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이 공의 판권을 사들인 '에어로X 골프'사가 지난해 8월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이 공은 12개에 3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데이브 펠커 '에어로X 골프' 파트너는 "이 공은 필드에서 덜 곤혹스럽고, 더 즐겁고 빠르게 골프를 치려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딕 루게 USGA 수석 기술 이사는 "공을 페어웨이 한가운데 떨어뜨리는 가장 쉬운 방법을 원한다면 그냥 걸어가서 손으로 내려놓으라"고 비판했다.
폴라라 공이 초보 골퍼들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잘못된 방향을 겨냥하는 것까지 잡아주지는 못하는 것이다. 볼 한가운데 화살표를 그려 넣어 티샷을 할 때 볼을 목표 방향에 맞출 수 있게 했지만 티샷 이후 공을 만지면 벌타를 받기 때문에 페어웨이에서는 화살표를 조정할 수 없다. 물론 골프 규칙을 적당히 무시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골퍼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오목오목 '딤플'의 과학] 공기 소용돌이 일으켜… 저항 줄이고 공 띄워
골프공의 딤플은 소용돌이를 일으켜 공기 저항을 줄이고 공이 위로 뜨는 양력을 높인다. 공의 속도가 높아지면 공 표면을 따라 흐르던 공기가 공 뒤까지 가지 못하고 도중에 사라진다. 이렇게 되면 공의 뒤쪽에서는 공기 흐름이 없어져 압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공의 앞뒷면 압력차가 커지면 공기저항도 증가한다.
서울대 최해천 교수(기계항공공학부)에 따르면 공기가 흘러가다가 딤플을 만나면 그 위에서 소용돌이로 변한다. 이러면 공기가 잘 섞인다. 덕분에 공기가 공 표면을 따라 뒤쪽까지 흘러가 매끈한 공보다 공기저항이 50% 정도 준다.
폴라라 골프공은 이런 딤플의 효과를 부분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골프공을 지구로 보면 적도 부분에는 딤플이 일반 골프공보다 얕게 파여 있다. 이 부분의 딤플 효과가 줄면 공기저항을 많이 받아 지구의 자전처럼 공이 수직축을 중심으로 회전하기 어렵다. 이러면 옆으로 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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