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회사에서 직원 골프대회를 하는데 마침 회장님과 한 조가 된 팀장이 77타의 좋은 기록을 냈다.
“아니, 자네는 일은 안하고 공만 쳤나?” “아닙니다. 오늘만 특별히 잘 맞았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상무가 한 마디 거들었다.
“회장님 앞에서 긴장도 안하고 그 정도 치는 걸 보니 평소 실력이 보통이 아니겠구만.” “아닙니다. 제가 회장님과 골프를 하는데 머리를 들 수가 있겠습니까, 힘을 쓸 수가 있겠습니까. 그냥 힘 빼고 머리 숙이고 툭툭 쳤더니 이런 점수가 나왔습니다.”
골프의 기본은 ‘힘 빼고’와 ‘머리 들지 말고’다. 그래서 골프장갑에 ‘고들개’라고 써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보았다. ‘고개 들면 X새끼’라는 해설을 듣고 다들 배꼽을 빼며 웃은 적이 있다. 그러나 많은 골퍼들이 이 기본 중의 기본을 잊어버리고 골프를 한다. 기초가 무너지면 성과가 나올 수가 없다. 골프나 경영이나 중요한 것은 기본을 잘 다지고 이걸 지키는 일이다.
골프를 잘 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열정과 기초공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골프를 잘하겠다는 집념이 강할 뿐만 아니라 ‘노래방에 가면 노래 잘하는 사람이 스타고 필드에 가면 골프 잘하는 사람이 스타’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고취시킨다. 그리고 독학 대신에 레슨프로로부터 기초교육을 잘 받는 것이 성공요인이다. 그냥 필드로 나가서 3년 치는 것보다 자격 있는 프로로부터 3개월 레슨을 받는 것이 더 큰 성과를 내게 해준다. 그리고 꾸준히 이론을 익히는 것도 고수들의 특징이다. 골프 책을 열심히 볼 뿐만 아니라 골프잡지도 구독하고 신문에 골프기사가 실리면 스크랩하거나 뜯어가지고 다니면서 그 의미를 분석해 보고 자기 것으로 만든다. ‘벙커샷의 요령’, ‘드로우샷 구사 방법’, ‘ 러프에서의 탈출법’ 등 이론을 확실히 해두면 실제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다. 별 생각 없이 그냥 골프를 즐기겠다는 생각으로 필드를 나가는 사람은 구력이 20년쯤 되어도 80대 중반 정도를 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열정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연습하는 사람은 3년 만에도 완벽한 싱글 핸디 캐퍼가 될 수 있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그냥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혼자만의 방식으로 경영을 해서는 일류기업이 될 수 없다. 다른 기업이 승승장구 할 때 겨우 수명을 이어가는 정도 밖에는 경영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언젠가 모 재벌그룹 회장이 아놀드 파머를 초청해서 라운드 한 후에 레슨을 청했더니 ‘No head up!'이라는 한 마디만 들었다는 일화가 있다. 꽤 비싼 돈을 지불했는데 머리 들지 말라는 말 한 마디만 해주었으니 불성실했다는 평도 있고 가장 중요한 원칙을 일깨워줬다는 평도 있었다. 또 다른 대기업 회장은 외국의 유명 프로와 라운드 한 후에 레슨을 청했다가 욕만 얻어먹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내가 가장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씨볼’ ‘What?’ 'See ball.’ 결국 ‘See ball.’이나 ‘No head up.’이나 마찬가지 말이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이야기다.
열정 × 이론 × 훈련 × 실전 = 성과 위의 공식 중 하나가 약하면 성과는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골프나 경영이나 기본에 충실해야 성과가 나온다. 좋은 성과를 내고 싶은 사람은 네 가지 요인 중 약한 곳을 집중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