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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기사이야기

회원권 시세총액 반년새 10조원 증발

惟石정순삼 2008. 11. 18. 11:38

 

'OB난' 회원권값…시총 반년새 10조원 증발

                 128개 골프장 현 시세 20조6310억원
                        남부ㆍ가평 등 황제회원권은 반토막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로 골프회원권 시장이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전국 골프장 회원권 시가총액이 지난 6개월 새 무려 1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특히 가평베네스트 시가총액이 이 기간에 3749억원 날아가는 등 이른바 '황제 회원권'들이 회원권 시장 폭락세를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회원권거래소가 시중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전국 128개 골프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21일 30조2142억원에 달했던 골프회원권 시가총액은 17일 현재 20조6310억원으로 6개월 새 무려 10조원 가까이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남부 가평베네스트 남촌 이스트밸리 화산 비전힐스 렉스필드 레이크사이드 등 8개 황제 회원권 낙폭이 두드러졌다.

황제 회원권 시가총액은 17일 종가 기준 2조448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지난 4월 말 3조9089억원에 비해 47%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과 6개월 사이에 1조8641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회원권 시장에서 공중분해된 셈이다.

이에 따라 황제 회원권 기준이 되는 '10억원' 이상 골프회원권은 연초 8개에서 최근에는 남부CC(17일 종가 기준 10억2000만원) 한 곳만 남아 사실상 '황제'라는 용어가 유명무실해졌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가평베네스트의 몰락이다.

시가총액 1위 종목인 가평베네스트는 지난 4월 8167억원까지 몸집을 불리며 골프회원권 최초로 시가총액 1조원 시대를 눈앞에 뒀지만 이후 폭락세를 이어가며 4417억원으로 내려앉았다. 6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반 토막 난 것이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가평베네스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4월 고점 당시 26%에서 현재 13.3%로 12.7%포인트나 감소해 회원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설상가상으로 가평베네스트는 시세에서도 지난주 말 황제 회원권 마지노선인 10억원대가 붕괴되며 9억8000만원대(동아ㆍ초원회원권거래소 기준)로 미끄러졌다. 4월 고점(18억원대 후반) 때와 비교하면 시세 역시 반 토막 난 것이다.

10억원에 턱걸이하며 간신히 최고가 황제 회원권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남부CC 역시 고점 대비 시가총액이 2000억원 가까이 감소해 2134억원대로 밀려났다.

시가총액 2위(6174억원)와 3위(6000억원)였던 레이크사이드CC와 이스트밸리CC는 2646억원과 3169억원씩 감소해 17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3528억원과 2831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송용권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애널리스트는 "외환위기 당시보다 현재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됐다"며 "많이 빠진 저가권 종목을 위주로 저가 매수세가 조금씩 살아나고는 있지만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시장 분위기를 관망하는 자세가 현명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저가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고는 있지만 기술적 반등에 그치고 실물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최근 삼성 SK 등 대기업이 줄줄이 회원권 매각에 나서 매물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경효 동아회원권거래소 애널리스트는 "아직 바닥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며 "실물경기 침체 불똥이 회원권 시장으로 튀면서 시장 전문가 대부분이 연말까지 10% 이상 더 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매일경제 신익수 기자]

2008.11.17 16:42:2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