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살아가는 중년 삶의 이야기

골프팝업이야기

주말골퍼(퍼 팅) - 목이 길어서 슬픈 퍼터

惟石정순삼 2008. 7. 12. 07:01

 

 

목이 길어서 슬픈 퍼터

   목이 길면 미인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시원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퍼터 역시 목을 제대로 봐야 그 맛을 알 수 있다.
   퍼터의 목은 ‘호젤(Hosel)’로 불린다. 퍼터의 머리인 헤드와 몸통인 샤프트를 연결시켜주는 글자 그대로 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퍼터의 목 부위만 잘 따져봐도 그 퍼터를 단박에 ‘미인’으로 만들 수 있다. 호젤이 헤드의 힐(뒤) 쪽에 위치하는 형태는 ‘플레어-팁’이라고 한다. 퍼터를 당겨치는 스타일이라면 이 타입이 제격이다. 구조적으로 헤드가 닫혀 맞는 것을 방지해 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밀어치는 스타일이라면 호젤이 퍼터헤드 중앙에 연결된 ‘스트레이트 인’ 스타일이 좋다. 중앙에 목이 달려 있으면 양 쪽 끝단에 볼이 빗겨 맞더라도 안정성을 더할 수 있다. 볼 컨트롤도 한결 쉬워진다.
 

   ‘더블-벤드’라는 호젤도 있다. 샤프트와 헤드의 연결 부분이 두 번 이중으로 구부러진 스타일이다. 직선에 가까운 스트로크를 하는 골퍼들과 궁합을 맞출 수 있는 유형이다.
   정렬에 골치를 썩히는 주말골퍼라면 ‘플럼버-넥’ 스타일이 도움이 된다. 샤프트가 퍼터의 헤드면보다 타깃 쪽으로 나와 있다. 그래서 퍼터 헤드면을 목표와 직각으로 세우는 동작을 한결 편하게 할 수 있다. 특히 왕초보와 이제 슬슬 골프에 맛을 들여가는 중급자에게는 가장 적합한 디자인으로 꼽힌다.
   호젤로 퍼터를 선택하려면 먼저 자신의 퍼팅 스트로크에 대한 정확한 스타일을 알고 있어야 한다. 동반자들의 조언을 참고하거나 고수들에게 확인한 뒤에 자신에게 맞는 디자인을 고르면 된다.
 

 
 길이에 따라 맛이 다르다고?

 
   퍼터라고 짤막한 것만 있는 게 아니다. PGA나 LPGA투어에서는 자신의 키만큼 큰 브룸핸들 퍼터나 벨리 퍼터를 사용하는 선수들이 종종 눈에 띈다. 2007년 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필즈오픈에서 이지영을 1타 차로 꺾고 통산 2승을 올린 스테이시 프라마나수드는 벨리 퍼터를 고집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벨리 퍼터는 그립의 끝을 아예 배꼽(Belly)에 대고 친다고 붙여진 퍼터 애칭이다. 축이 되는 퍼터의 끝을 신체에 고정시킬 수 있기 때문에 퍼터의 헤드를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투어 프로들 중 일부는 “벨리 퍼터는 일종의 편법이다. 투어에서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다.
   또한 롱퍼터 중에서 샤프트가 특별히 길어 클럽의 맨 끝이 선수들의 턱 아래까지 쭉 뻗은 퍼터는 ‘브룸핸들 퍼터’라고 한다. 브룸핸들 퍼터는 위로 올라온 손으로 퍼터의 윗부분을 단단히 거머쥔 뒤 밑에서 샤프트를 쥔 손으로는 부드럽게 진동하듯 퍼터헤드를 밀어주게 된다.
   호주 출신 피터 로나드는 “상대적으로 허리를 펼 수 있어 시각적으로도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손목의 쓰임을 줄이고 추의 운동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라고 말한다.
   브룸핸들은 아래에 위치한 오른손이 퍼팅을 주도하게 된다. 진자의 원리를 최대한 활용해 무게감으로 퍼팅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효과적인 퍼터라고 보면 된다. 이 두 종류의 퍼터는 짧은 거리보다 긴 거리의 퍼팅 때 아주 탁월한 효과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위 쪽에 놓이는 손을 고정하는 방식으로 퍼팅 스트로크를 구사하기 때문에 임팩트 때 클럽페이스가 급격히 닫히거나 열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볼의 방향성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브룸핸들 퍼터 마니아는 로코 메디에이트와 베른하르트 랑거다. 샘 토런스 또한 이 퍼터로 여러 토너먼트를 휩쓸었다.
 

   벨리 퍼터의 효과도 무시하지 못한다. 콜린 몽고메리는 2002년 벨리 퍼터로 상금왕에 올랐고 피지 출신의 ‘흑진주’ 비제이 싱은 꾸준히 벨리 퍼터의 효능을 주장하고 있다.
   벨리 주자 중의 한 명인 스튜어트 싱크는 “벨리 퍼터는 스트로크 중 상체가 들리는 동작을 막아준다. 때문에 헤드업을 방지해 주는 효과가 있다”라며 “손이 떨리는 퍼팅 입스도 방지할 수 있어 특히 퍼팅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선수들이 애용한다”라고 말한다.
   스윙 전후에 그립은 배(배꼽)에 정확히 고정시키고 팔 자세는 삼각형을 유지해주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만약 팔 모양이 삼각형이 아닌 팔꿈치가 꺾인 오각형 형태가 나온다면 불안정한 퍼팅이 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