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부부가 은퇴 직전 생활패턴 유지에 필요한 돈… 보험료 줄고 의료비 늘어
신중년 부부에게 필요한 생활비는 얼마일까.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 따르면, 60대 부부가 은퇴 직전의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데 월 285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통계청이 조사한 60세 이상 월평균 생활비 208만원보다 37%(77만원) 많고, 국민연금연구원 등이 파악한 은퇴 후 적정 생활비 190만원보다는 50% 더 많은 금액이다. 월 285만원은 2인 가구의 평균 생활비인 232만원보다 53만원 많고, 소득 10분위 기준으로는 평균에 조금 못 미치는 5분위 수준에 해당한다.
연구소는 은퇴 직전인 50대의 월평균 생활비인 354만원을 기준으로 각종 감소 요인은 빼고 증가 요인은 더해 60대 부부의 적정 생활비를 285만원으로 추산했다.
생활비 감소 요인으로는 자녀 교육비와 연금·보험료 등이 있다. 통상 60대엔 자녀 교육이 끝나고, 은퇴와 함께 교통·통신비 및 연금·보험료가 크게 감소한다. 증가 요인은 질병 치료에 필요한 의료비가 대표적이다. 연구소는 60대 부부가 50대에 비해 의료비로 월 13만원을 더 쓸 것으로 예상했다.
품위 유지에 필요한 여행과 외식 등 오락 문화, 식료품, 의류·신발 등의 비용은 50대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중년 부부 평균 하루 1.4끼 함께 식사… 나머지는 각자 친구와 따로 먹어
아내들은 남편이 은퇴하면 '삼식(三食)이'가 될까 걱정을 많이 한다. 삼시 세끼 다 차려 달라고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본지가 결혼정보업체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에 의뢰해 신중년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신중년 부부가 하루에 함께 식사하는 경우는 1.4끼에 그쳤다. 나머지 끼니는 각자 친구나 재취업한 직장의 동료와 함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가 하루에 두 끼 이상을 함께하는 경우는 응답자의 13.4%에 불과했다.
부부가 같이 식사를 하더라도 오로지 집에서만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 달 외식 횟수를 조사했더니 평균 3.3회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부부가 밖에서 함께 식사한다는 뜻이다. 6회 이상 외식한다는 답변도 13.8%에 달했다. 결혼문화연구소 관계자는 "노년층 부부가 주로 집에서 식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며 "각자 사회활동을 하면서 따로 식사를 하고, 함께 밥 먹을 때도 외식을 많이 하는 게 요즘 신중년 부부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신중년이 되면 부부간 대화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이 2시간 30분에 이른다. 하루 3시간 이상 대화한다는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24.7%를 차지했다. 젊어서는 생업에 쫓겨 대화할 시간이 거의 없었지만, 삶에 여유가 생기는 신중년이 되면 부부간 대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여행 횟수도 늘어난다. 1년간 부부가 함께한 여행 횟수를 물으니 평균 4.4회로 나타났다. 분기에 한 번 이상은 국내 여행을 한다는 뜻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응답자들이 50대 때는 1년에 평균 3.8회 여행을 했는데, 60대 이후에 평균 4.4회로 늘었다고 답했다"며 "신중년이 되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 횟수도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전체 응답자의 19.1%가 1년에 6회 이상 국내 여행을 한다고 답해, 두 달에 한 번 이상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