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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기사이야기

골프공 이야기(2) - 새 공이 좋을까, 헌 공이 좋을까

惟石정순삼 2010. 11. 30. 08:12

주말골퍼들이 라운드를 할 때면 연습량 부족으로 OB나 헤저드에 빠뜨리는 공들이 유난히 많게 됩니다. 그래서 주말골퍼들은 대부분 헌 공을 사용하게 되지요. 심한 경우에는 연습공으로 라운드를 하시는 분도 가끔 계시더군요.

기본적으로 라운드를 할 때는 새 공(사용하지 않은 공, A품)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그 이유는 헌 공으로 연습하게 되면 공에 대한 아까움을 덜 느끼게 되고 그 결과로 자신이 치는 샷에 대한 중요성을 그만큼 덜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샷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집중을 하게 되는데 비해 중요성을 덜 느끼게 대충 치게 되며 집중하지 않은 상태에서 치는 것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처럼 나쁜 반복은 곧바로 나쁜 습관으로 고착되기가 쉽고 그래서 타수를 줄이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다음에 그 습관을 고치려면 매우 힘들지요. 따라서 80대 이하의 타수를 기록하시는 분들에게는 라운드 할 때마다 집중력을 잃지 않기위해서라도 반드시 새 공으로 하시기를 권합니다.

그러나 90대 후반이나 세 자리 숫자의 주말골퍼들은 공을 많이 잃어버리게 됩니다. 물론 많이 잃어버린다 해도 상관하지 않을 정도의 자금을 투자하신다면 걱정이 없겠지만 주말골퍼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분들에게 90대 초중반을 안정적으로 치게 될 때까지는 라운드마다 새 공을 사시는 것보다는 B품을 사용하시기를 권장합니다. 물론 흠집이 나거나 파손이 된 것을 쓰시면 안 되겠지만요. 그리고 새 공을 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듯이 B품을 사용하면서도 무언가 중요함을 느낄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럴 때는 라운드 하루 이틀 전에 사용한 공들 가운데 치실 공을 잘 고르고 깨끗하게 세척하시고 볼에 마크를 하면서 공에게 정답게 속삭여 보십시오. ‘내일 라운드가 잘 되도록 도와다오. 부탁한다’고 말입니다. 이렇게 정성을 기울이신다면 공에 대한 아까움이나 중요성은 80대 이하 골퍼들이 치시는 것과 같아지게 되어 집중력을 유지하게 됩니다.

저는 어려서 물자가 풍부하지 않을 때 자란 세대여서 그런지 부모님으로부터 설빔이나 추석빔으로 운동화나 학용품을 받으면 무척 조심하면서 소중하게 다루었습니다. 부모님의 고마움을 새기면서 소중하게 사용하곤 했지요. 그리고 이것이 습관이 되어 지금도 한 번 산 물건은 아껴가면서 소중하게 오래 쓰는 습관이 들었지요.

주말골퍼들이 헌 공이라도 좋은 것을 고르고 정성스럽게 잘 세척하여 사용한다면 매 번 자기 샷을 할 때마다 그만큼 소중한 마음으로 정성들여 치게 되지 않을까요? 그런 마음이 전제된다면 집중력도 유지되고 공 값도 절약이 되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