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선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어떤 상황에서도 떨지 않는 정신력이 중요합니다. 프로골퍼나 주말골퍼나 똑같습니다." 지난해 PGA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를 꺾고 우승한 뒤 양용은이 한 말이다. 그는 "국내 대회에서 박남신 선배와 마지막 조로 우승을 다툴 때 부담감 때문에 티를 꽂을 때 손이 덜덜 떨린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때 우승을 내주는 바람에 몇 년 뒤인 2002년에야 첫 우승을 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세계적 골프교습가 짐 플릭은 "골프의 90%가 정신 게임이고 나머지 10%도 정신 게임"이라고 했다. 골프에서 '멘탈(mental)'이 그만큼 중요하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이 정신력·정확성·파워·퍼팅실력 등 9개 부문에서 최고 선수들의 장점만 추려 가상 '퍼펙트 골퍼(Perfect golfer)'를 만들 때 '정신력 1위'는 타이거 우즈의 차지였다.
▶우즈는 6명의 멘탈 트레이너를 두고 정신력을 키웠다. 우즈의 심리치료를 맡았던 봅 로텔라 박사는 "우즈는 승부처에선 무아지경(無我之境)에 빠진다"고 했다. 스윙을 하는 3~4초 동안의 일은 기억조차 못 할 정도로 샷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우즈를 13년간 지도한 제이 브란자 박사의 정신력 강화훈련 모델은 다른 스포츠 분야로 널리 보급되기도 했다.
▶오늘 밤 개막하는 PGA챔피언십에서 명예회복에 나서는 우즈의 연습라운드 장면이 화제다. 우즈의 '헤드 업'을 막으려고 캐디인 스티브 윌리엄스가 우즈의 머리에 다른 골프클럽을 대고 있는 '동네 연습장 풍경'이다. 지난주 WGC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18오버파, 공동78위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우즈는 기자회견에서 "스윙할 때 머리가 많이 움직이는 것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우즈는 살아 있는 멘탈 트레이닝의 모델로 꼽혀왔다. "우즈의 스윙을 그대로 흉내낼 순 없지만 멘탈 트레이닝을 따라하면 5~6타는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들이 봇물을 이룬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 우즈는 '헤드 업'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그를 스타로 만들었던 '타이거 팀'은 뿔뿔이 흩어졌고, 성 추문으로 삶의 궤적이 비틀어진 우즈는 '골프 멘탈'마저 망가져 나락에서 헤매고 있다. 골프와 인생이 닮은꼴이라는 말이 정말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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