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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나의 실수”… 골프닷컴 선정 프로들의 황당 규칙위반

惟石정순삼 2010. 8. 19. 08:51

“앗! 나의 실수”… 골프닷컴 선정 프로들의 황당 규칙위반


16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벌어진 2벌타 사건을 계기로 더스틴 존슨은 ‘비운의 사나이’로 불린다. 존슨은 17번홀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으나 마지막 18번홀에서 세컨드샷을 할 때 벙커인 줄 모르고 클럽을 지면에 대는 바람에 2벌타를 받고 공동 5위로 밀려났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닷컴은 18일 존슨과 비슷한 규칙 위반 사례를 모아 소개했다.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골퍼는 다름 아닌 미셸 위(21·나이키골프)다. 미셸 위는 200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4위를 차지했으나 3라운드 경기 중 드롭을 홀과 가까운 쪽으로 했다는 이유로 실격됐다. 당시 “쓴 교훈을 얻었다”며 눈시울을 붉힌 그는 2008년 스테이트팜 클래식에선 스코어카드에 서명하는 것을 깜빡 잊어 또 실격당했다.

미셸 위는 골프닷컴에 소개되진 않았지만 2006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는 벙커에서 백스윙을 하다가 클럽 헤드가 공 옆에 있던 이끼 뭉치를 건드려 2벌타를 받았고 올해 KIA클래식에서는 워터해저드에 빠진 공을 칠 때 클럽으로 지면을 건드려 2벌타를 먹는 등 유독 규칙 위반과 관련된 홍역을 자주 치렀다.

에드 올리버(미국)는 1940년 US오픈에서 공동 1위로 연장 승부에 돌입했으나 곧 닥칠 폭풍우 때문에 예정보다 연장전 시작 시간이 30분 앞당겨진 사실을 알지 못해 실격 처리됐다.

2003년 브리티시오픈에서 마크 로(잉글랜드)는 3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 차로 따라붙었지만 라운드 시작 전 동반 플레이를 한 예스페르 파르네비크(스웨덴)와 스코어카드를 교환하는 것을 깜빡했다. 로와 파르네비크 모두 실격.

2001년 같은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는 이언 우스남(웨일스)이 캐디가 15개의 클럽을 갖고 나오는 바람에 2벌타를 먹었다. 우스남은 캐디의 실수를 감싸 안았지만 그 캐디는 2주 후 스웨덴에서 열린 스칸디나비아오픈에서 새벽 출발 시간에 맞춰 나오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러 결국 해고됐다.

2007년 혼다클래식의 마크 윌슨(미국)은 캐디가 동반 플레이를 펼친 다른 선수에게 조언을 해 줬다는 이유로 2벌타를 받았다. 하지만 윌슨은 결국 이 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1987년 앤디윌리엄스오픈에 출전했던 크레이그 스태들러(미국)의 일화도 재미있다. 3라운드 14번홀에서 나무 밑으로 들어간 공을 칠 때 옷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수건을 깔았다는 이유로 2벌타 판정을 받았다. 스탠스를 인공적으로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었다. 스태들러는 이 판정을 스코어카드에 반영하지 않았고 결국 2위로 대회를 끝내고도 실격 처리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