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우즈4R도 같은 조
최경주와 타이거 우즈가 나흘 연속 함께 플레이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1,2라운드는 오거스타내셔널GC 측이 임의로 정했지만 3,4라운드 조 편성은 성적순에 따른 것이다. 보통 스코어가 나쁜 선수가 3라운드부터 먼저 출전하고,잘 친 선수일수록 나중 팀에 속한다.
최경주와 우즈는 2라운드 결과 중간 합계 6언더파로 다른 3명과 함께 공동 6위에 자리잡았다. 2명씩이 한 조를 이뤄 기량을 겨루게 되는 3,4라운드에서는 같은 스코어가 여러 명 있을 때 일찍 끝난 선수에게 나중에 플레이하도록 한다는 게 마스터스대회의 원칙이다. 최경주와 우즈는 2라운드에서 다른 3명보다 일찍 플레이를 마쳐 같은 조에 속했다.
두 선수는 3라운드에서도 약속이나 한듯 2언더파를 치며 중간 합계 8언더파를 기록했다. 1,2위를 빼고 두 선수가 공동 3위이므로 이번에도 당연히 함께 편성됐다.
최경주는 지난 4일 댈러스 집에서 오거스타로 떠나기 전 "우즈와 함께 플레이할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즈의 복귀 무대여서 누가 우즈의 동반 플레이어가 될지 관심사였는데 최경주가 매트 쿠차(미국)와 함께 선택된 것이다.
최경주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경주는 3라운드 후 "4라운드에서 또 우즈와 함께 플레이하는 것은 환상적이다. 이번 주에는 정말 결과를 의식하거나 어떤 목적을 두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고 있다. 우즈와 함께하다 보니 홀마다 최선을 다하게 된다.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다. 이건 하나의 역사"라고 말했다.
우즈 역시 최경주를 부담 없고 편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다. 최경주와 IMG 관계자는 "우즈가 'KJ 스윙을 보면 내 스윙 리듬과 게임도 좋아진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실제 3라운드 도중 우즈는 최경주에게 "내일 또 같이 치자"고 말했다.
한편 필 나이트 나이키 회장도 후원선수인 우즈를 응원하기 위해 사흘 내내 우즈-최경주조를 따라다녔다. 최경주가 잘하는 것을 보고는 회사 관계자에게 "왜 최경주 후원을 중단했느냐"고 다그쳤다고 IMG 관계자가 전했다.
한편 양용은도 필 미켈슨과 1~3라운드에서 사흘 동안 동반 플레이를 펼쳤다.
최경주 “4위 대만족…우즈와 동반 즐거웠다”
`탱크' 최경주(40) 선수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제74회 마스터스골프대회 에서 공동 4위를 기록한데 대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의 동반 플레이라는 중압감을 이겨내고 메이저대회에서 톱10에 든 것을 대단히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천43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11언더파 277타로 타이거 우즈와 함께 공동 4위에 입상한 최경주는 "메이저 대회에 나와 4일 연속 언더파를 치고, 특히 마스터스에 출전해 언더파를 계속 친 것은 처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우즈와 4일 연속으로 동반 플레이를 한것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다"면서 "특히 많은 갤러리들이 타이거를 열렬하게 응원해 중압감을많이 받는 상황에서 내 샷을 유지하고 내 전략대로 게임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는 점은 매우 귀중한 수확이며,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거듭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대회 내내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를 했으며, 특히 3위를 했던 지난 2004년 마스터스 대회에 비해 올해 대회에서는 훨씬 더 향상된 기량으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 기뻤다"면서 "작년에 비해 몸이 좋아졌고, 스윙도 파워 스윙이 가능해지면서 부담이 적어졌고, 특히 `하면 된다'는 마인드가 강하게 형성된 점이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경주는 "오늘 13번홀에서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는 통보를 받고 조금 서두르면서 샷을 하다가 1타를 잃은게 가장 아쉽다"면서 "두번째 샷 준비에 들어갔는데 관중석에서 `와' 하는 소리가 들려 샷을 중단한 뒤 다시 쳤는데 벙커에 빠졌다"면서 "이 벙커는 한번도 연습을 해보지 않은 벙커여서 실수했다"고 소개했다. 또 "14번홀에서도 두번째샷을 7번 아이언을 잡고 쳤는데 좀 길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우즈 선수와 나흘 내내 경기를 하면서 이젠 너무 익숙해져서 갤러리들이 시끄럽지 않으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라면서 "우즈도 자기 때문에 내가 피해를 본다고 생각했는지 내가 파를 할 때마다 다가와 `아주 잘했다'고 챙겨줄 정도로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최경주는 이어 `중간에 공동선두로 올라선 것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내 스코어만 봤지,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다"면서 "13번홀 실수가 아쉽기는 했지만 필 미켈슨 선수가 워낙 잘 쳤기에 아쉬움은 없으며, 4타차 공동4위에 오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버라이존헤리티지와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취리히클래식 등 2개 PGA 투어 대회를 뛴 뒤 5월에는 한국에서 열리는 SK텔레콤오픈에 참가해 한국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최경주는 "메이저대회에 출전해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거둬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작년에 많은 연습을 했고, 샷도 교정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한 만큼 차근차근 보완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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