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의 레슨 '왜 이래요? 아마추어같이' ⑦
그린과 그린옆 러프에 공이 반쯤 걸쳐 있을 땐
퍼터와 웨지의 장점을 적절하게 활용해 샷해야
"골프공이 그린 옆 러프에 반쯤 걸쳐 있다면,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하시겠어요?" 미국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인경(21·하나금융그룹)이 이런 문제를 던졌다. 여기서 '러프니까 당연히 웨지(샌드 또는 피칭 웨지) 샷'이라거나 '그린에 붙어 있으니 물론 퍼터'라고 무조건 단정하면 "왜 이래요? 아마추어같이"란 말을 들을 수 있다. 그린 주변에서 퍼터와 웨지를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이용하는 법을 배우면, 트러블 상황을 훨씬 쉽게 탈출하게 되고 쇼트게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80대 말~90대 골퍼라면 스코어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고 김인경은 말했다. 김인경은 자신의 질문에 대해 "퍼터는 웨지처럼, 웨지는 퍼터처럼 사용하면 된다"는 알 듯 말 듯한 답을 했다.
- ▲ 웨지를 쓸 때 그립을 보여주고 있는 김인경(위쪽). 아래는 웨지 샷 상황을 가까이 에서 찍은 모습./JNA 제공
■창의력은 또 하나의 클럽
"먼저 제가 내드린 문제를 풀어볼까요. 그린 바로 옆 러프에 공이 절반 정도 걸쳐 있다면 우선 라이(lie·볼이 놓인 위치나 상황)를 꼼꼼하게 살펴야 합니다. 풀이 얼마나 거센지, 어느 방향으로 누워 있는지, 공이 홀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에 따라 클럽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죠. 저는 이 경우 거리 조절이 쉬운 퍼터를 주로 선택합니다. 다만 러프가 방해되므로 보통의 퍼팅 스트로크가 아니라 웨지를 쓰는 감각으로 합니다. 세트 업 때 러프에 걸리지 않도록 퍼터를 살짝 들어주고, 스트로크 때 공을 가볍게 찍어치는 식입니다.
웨지에 자신 있다면 굳이 퍼터를 잡을 필요는 없습니다. 웨지는 잔디에 걸리지도 않고 정확하게 임팩트만 하면 스핀도 잘 걸리는 편입니다. 단, 홀까지 거리가 짧다면 웨지로 거리조절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좋은 방법이 웨지의 날을 퍼터처럼 사용해 공을 굴리는 방법을 프로들은 자주 씁니다. 세트업과 그립, 스트로크는 퍼팅과 똑같이 합니다. 손목 대신 어깨로 스윙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 ▲ 그린 옆 러프에 공이 반쯤 걸쳐 있을 경우 퍼터와 웨지 샷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퍼터를 쓸 때는 웨지처럼 살짝 들어서 가볍게 찍어 치는 방법이 좋다. 웨지를 사용할 땐 에지 날로 퍼팅을 한다는 생각으로 치면 정확성이 높아진다./JNA 제공
■하나의 클럽으로 다양한 샷을
"공이 그린 근처 3~4m 이내에 떨어져 있을 경우, 멋있게 공을 띄우려고만 하지 말고 자신 있는 클럽을 이용해 굴려서 핀에 붙이는 기량을 연마하는 것도 최소 4~5타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아이언 7~9번을 사용하거나, 웨지를 가능하면 세워서 공을 굴리는 방법입니다. 특히 가장 손에 맞는 클럽을 선택해 익숙해진다면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오늘 레슨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하나의 클럽을 상황에 맞게 '멀티 플레이어'로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린 주변뿐 아니라 러프나 숲에서 나무 등 장애물을 피해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야 할 경우에도 창의성이 요구됩니다. 이 경우 무조건 웨지로 공을 빼내다간 낭패를 당하기 쉽습니다. 가끔은 롱 아이언이나 우드를 잡고 탄도를 최대한 낮춰 작은 스윙으로 탈출해야 할 경우도 많습니다. 지금 당장 하나의 클럽으로 다양한 샷을 연습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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