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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팝업이야기

김인경 - 14개 클럽 모두를 '멀티 플레이어'로

惟石정순삼 2009. 8. 26. 08:02

클럽별로 평소처럼 치거나 띄워치는 방법을 익히면
5야드 단위로 물샐틈없는 작전을 세울 수 있겠죠


미국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인경(21·하나금융그룹)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다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그녀는 피칭웨지를 잡으면 처음엔 110야드 지점을 목표로 샷을 시작, 120야드로 거리를 늘렸다가, 다시 100야드로 거리를 줄이며 공의 탄도와 굴러가는 모양을 유심히 관찰했다. 또 공을 훨씬 더 띄울 때는 105야드를 목표 거리로 삼았다. 김인경은 다른 클럽으로도 마찬가지 패턴의 훈련을 했다. 마치 하나의 클럽을 서너 개의 클럽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는 "라운딩을 하다 보면 규정상 허용되는 14개의 클럽보다 더 많은 클럽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잦다"며 "한개의 클럽으로 다양한 탄도와 거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은 프로에겐 기본"이라고 했다.

10야드 단위로 아이언을 익혀 놓았는데 매번 125야드나 135야드 등 애매한 거리가 남거나, 공과 그린 사이에 우뚝 서 있는 나무를 볼 때마다 "정말 안 풀리는 날"이라고 짜증을 내 본 주말 골퍼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주말 골퍼의 모습을 보고 김인경은 "왜 이래요? 아마추어같이"라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립을 잡은 양손의 위치를 사진처럼 약간 오른쪽으로 보내면 클럽 페이스가 열린다. 스탠스도 오른발을 조금 더 벌린 상태에서 치게 되면 탄도는 높아지고 거리는 약 5야드 정도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JNA 제공

클럽 수를 서너 배 늘리는 법

"아이언 9번의 거리가 120야드인데, 홀까지 125야드가 남았다면 어떻게 할까요. 저는 이렇게 애매한 거리가 남았을 때는 한 클럽 길게 잡고, 공을 띄워 칩니다. 공의 탄도를 높이는 방법은 세트업 동작을 약간씩 바꿔주면 됩니다. 제 노하우는 공의 위치는 그대로 놓고 클럽 페이스를 약간 열면서, 스탠스도 약간 넓혀 주는 겁니다. 그립을 잡은 양손의 위치를 평소보다 2~3㎝ 오른쪽으로 옮기면 자연스럽게 클럽 페이스가 눕게 됩니다. 오른발을 약간 옮겨 스탠스를 넓히면 체중이 오른발에 많이 실리게 되고, 임팩트 순간에도 평소보다 체중이 오른발 쪽에 남게 돼요. 이렇게 해서 탄도가 높아지면 비거리와 공이 굴러가는 거리가 약간씩 감소하면서 5야드 정도 거리 조절이 됩니다. 주의할 점은 거리를 줄인다고 스리쿼터 스윙을 하시면 안 돼요. 스윙 크기까지 바꾸면 거리가 예상보다 훨씬 줄어들거든요. 클럽별로 '평소처럼' 치는 방법과 '띄워 치는' 방법을 익히시면 5야드 단위로 물샐틈없는 작전을 세울 수 있겠죠?"

때론 강하게 때리자

"110야드가 제 거리인 피칭웨지로 120야드를 보낼 때는 강하게 때린다는 느낌으로 합니다. 사실 프로들은 강하게 때리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예상보다 거리가 더 나거나, 역회전이 지나치게 걸려서 거리 조절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핀이 그린 앞 5야드 이내에 꽂힌 경우는 한 클럽 짧게 잡고 클럽 페이스도 살짝 닫은 채 강하게 때립니다. 목표한 거리보다 짧더라도 오히려 홀을 공략하기는 쉬운 편입니다. 긴 클럽으로 부드럽게 쳤는데, 홀을 넘어가는 샷이 나오면 까다로운 퍼팅이 남게 됩니다. 내리막 퍼팅보다는 차라리 그린 앞에서 퍼터로 굴리거나, 어프로치 샷을 하는 편이 유리하거든요. 필드에선 예측 못한 상황이 너무 많이 벌어져요. 14개의 클럽을 모두 '멀티 플레이어'로 만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골프가 훨씬 재미있어지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