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의 레슨 '기본으로 돌아가자' ⑨
짧은 퍼팅일수록 홀 중앙을 보고 스트로크
긴 퍼팅은 홀 주변에 지름 60㎝ 원 목표로 공략
그린 위에 올라간 최나연은 전체적인 경사를 살피고 나서, 홀 주변 잔디 결을 꼼꼼하게 관찰했다. 이어 골프공 뒤쪽으로 가더니 두 눈을 가늘게 뜨고 퍼팅 라인을 읽었다. 그리고 공 뒤에서 퍼터를 두세 번 흔들며 거리감을 익힌 뒤, 천천히 어드레스 자세를 취했다. 최나연은 연습 스윙을 다시 두 번 했고, 드디어 퍼터로 공을 홀 쪽으로 (때리지 않고) 밀었다.최나연은 연습라운드를 하는 동안 이런 절차를 한결같이 반복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어드레스를 취하고 나면 3초가 걸리지 않을 만큼 빨리 스트로크를 했다.
'1㎜ 차이로 운명이 갈리는 게 퍼팅인데 좀 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기자의 이런 생각을 읽었는지 최나연은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고 했다. "그린에 올라가기 전부터 퍼팅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되 어드레스 자세에 들어가고 나서는 과감하게 퍼팅하는 것이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아마추어가 가장 어려워하는 퍼팅의 비결을 최나연으로부터 들어봤다.
■"퍼팅은 시간 끌면 실패"
"어릴 때부터 코치 선생님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퍼팅은 시간을 끌수록 실패 확률이 높다'는 거였어요. 짧은 퍼팅도 홀이 자꾸 눈에 어른거리면 머리를 들거나, 어드레스가 흐트러지거든요. 생각이 많아지면 리듬감 있는 스트로크를 하지 못하게 됩니다. 엉겁결에 공을 때려버리거나 클럽을 잡아당기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게 되죠.
선수마다 습관이 다르지만 저는 퍼팅 라인에 공의 선을 맞추지 않아요. 대신 공 앞 10㎝ 지점에 중간 목표를 설정하고 공을 이 지점까지 정확하게 보낸다는 생각에 집중하지요. 제가 어드레스를 하기 전에 공 뒤에서 꼭 홀을 바라보며 퍼터를 두세 번 휘두르는 것은 거리감을 익히는 동시에 제 공이 저 홀로 꼭 들어갈 것이란 자기 암시를 하는 과정이라고 할까요."
- ▲ “퍼팅은 자신감의 게임입니다. 퍼팅 라인을 읽을 때는 경사와 함께 잔디가 누운 방향까지 확인해 거리를 조절해야 합니다.(사진1) 공 뒤에서 연습 스윙을 할 때는 홀을 바라보며 이 퍼팅이 꼭 성공할 것이라는 자기 암시를 합니다.(사진 2) 일단 어드레스 동작을 한 뒤에는 3초 이내에 자신 있게 스트로크를 합니다.(사진 3)”/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가급적 오르막 퍼팅을 남겨라"
"퍼팅의 가장 분명한 진리는 아시죠? '지나가지 않으면 넣을 수 없다(never up, never in)'. 오르막과 내리막에 따라 달라지지만 짧은 퍼팅일수록 홀 중앙을 보고 과감하게 스트로크를 합니다. 그래야 홀 주변 잔디의 미묘한 변화를 이길 수 있거든요. 긴 거리 퍼팅은 전략적으로 해야 스리 퍼트를 피할 수 있습니다. 집어넣겠다는 생각보다 홀 주변에 반지름 30㎝ 정도의 원을 그리고 이 원을 목표로 퍼팅을 하는 거죠."
■이렇게 해보세요
"퍼팅도 정확하게 스위트 스팟(sweet spot)에 맞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클럽이 열리거나 닫히지 않도록 하려면 줄자나 퍼터 연습기 등 보조 장치를 활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①짧은 퍼팅은 머리를 고정하고 어깨로 친다는 느낌으로 하세요. 먼 퍼팅은 머리가 조금 움직이더라도 백스윙과 팔로 스루의 크기에 더 신경을 쓰세요. 물론 리듬이 퍼팅의 생명임을 잊어서는 안되고요.
②필드에선 1m 퍼팅으로 스트로크 동작을 점검하고 나서, 2m, 4m, 8m로 거리를 늘려가며 연습하세요. 제가 보여 드린 퍼팅 루틴(routine·예비동작)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