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바심에 날려버린 위성미 첫 우승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9.02.15 12:23
위성미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후쿠의 터틀베이리조트 파머코스(파72.6천560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SBS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안젤라 스탠퍼드(미국)에게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10번홀(파4)에서 스탠퍼드를 3타차로 따돌리자 우승컵은 거의 손 안에 들어온 듯 했다.
스탠퍼드가 8번홀(파3)에서 1m 짜리 파퍼트를 놓친데 이어 쉽게 버디를 잡을 수 있는 9번홀(파5)에서는 티샷 실수로 겨우 파로 막아내는데 만족해야 했고 10번홀(파4)에서도 1타를 잃는 등 흔들렸지만 위성미는 견고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하지만 눈앞에 우승컵이 어른거리자 조바심이 발동했다.
승부에 쐐기를 박겠다는 뜻이었을까.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도그레그홀인 11번홀에서 핀에서 멀어지는 왼쪽 대신 페어웨이 오른쪽 측면을 과감하게 공략했다.
하지만 볼은 강한 바람을 타고 오른쪽으로 휘어지면서 해저드에 빠졌다.
위성미는 "한번도 오른쪽으로 밀리는 샷이 나오지 않았는데..."라며 그 순간을 두고 두고 아쉬워했다.
그런데 또 한번 판단 실수가 나왔다. 벌타를 받고 친 세번째샷은 너무 길게 떨어져 그린을 넘겨버렸다. 거리 계산을 잘못해 5번 우드를 빼든 것이 화근이었다.
더 나빴던 것은 네번째샷. 보기로 막아야겠다는 조바심 탓에 뒤땅을 치고 말았다. 러프가 질겨 클럽이 빠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결코 나와선 안될 실수였다.
졸지에 1타차로 좁혀지자 위성미는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빈틈을 엿본 스탠퍼드는 13∼15번홀에서 3개홀 연속 버디를 때려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위성미는 16번홀(파4)에서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더니 17번홀(파4)에서는 벙커를 전전한 끝에 1타를 더 잃어 백기를 들었다.
10살이나 어린 위성미에게 10번홀까지 끌려다니며 고전하던 스탠퍼드는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았지만 정식 회원이 된 뒤 처음 나선 대회에서 우승 기회를 잡은 위성미는 승부를 서둘렀다.
khoon@yna.co.kr
"실망스럽지만 후회는 없다"
1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후쿠의 터틀베이리조트골프장 파머코스(파72.6천560야드)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 SBS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위성미(20.나이키골프.미국 이름 미셸 위)는 예상보다 표정이 밝았다.
역전패를 당해 우승을 놓쳤다는 아쉬움보다 긴 슬럼프를 벗어나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는 안도감이 앞선 듯 했다.
심지어는 "힘든 것 느껴보고 나니까 인생이 뭔지 알 것 같다"며 "이제는 내가 어떻게 할 수없는 일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안젤라 스탠퍼드(미국)에 3타차로 앞서다 3타차 우승을 내준 데 대해서는 "후반에 퍼터가 좀 안됐고 안젤라가 워낙 잘 쳤다"고 담담하게 평가했다.
다만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안되서 실망스럽다"고 아쉬움도 내비친 위성미는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 더 잘해야겠다는 게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위성미와 일문일답.
--경기를 마친 소감은.
▲실망스럽다. 우승하고 싶었는데 못했으니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 2등도 잘한 것 아니냐. 플레이도 좋았다. 그래도 우승 못했으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우승하지 못했다고 보나.
▲경기가 안풀렸다. 후반에는 퍼트가 안 들어갔다. 그리고 안젤라가 너무 잘 쳤다.
--역전패의 빌미가 된 11번홀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3번 우드로 티샷했는데 오른쪽으로 조금 밀렸다.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강하게 불어온 것 같다. 다음 샷을 5번 우드로 잘 쳤는데 길었고 러프에서 풀이 질겨 '털썩'하는 실수를 했다.
한번도 오른쪽으로 밀리는 샷이 없었는데...
--11번홀 실수 때문에 졌다고 생각하나.
▲아니다. 그 이후에 버디를 잡았으면 되는데 그게 안됐다.
--16번홀에서 버디 찬스를 만들었는데.
▲너무 아깝다. 1m 조금 넘는 아주 좋은 기회였는데 그게 안들어갔다. 왜 안들어갔는지 모르겠다.
--이번 대회에서 퍼팅 감각이 좋았는데.
▲대회 내내 2m 안팎 거리의 퍼팅을 실수없이 잘 넣어 기분이 너무 좋다. 바람이 이렇게 심하게 부는데 퍼팅이 잘 돼 자신감도 생겼다.
--어떻게 그렇게 퍼팅이 좋아졌나.
▲원래 퍼팅 잘하지 않았나?(웃음)
--LPGA 투어에서 스타 선수 탄생을 바라고 있다.
▲내가 잘 쳐서 LPGA 투어를 재미있게 보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그렇게 해야겠다.
--정신적으로 성장했다고 보나.
▲그렇다. 힘든 것 느껴보니까 인생이 뭔지 알겠다.
--자세히 설명해달라.
▲골프를 잘 쳐도 불행할 수 있고 골프를 못쳐도 행복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하고 내 자신에게 만족하면 된다.
--전에는 조바심도 냈나.
▲아무래도 되는 일이 없으니 그랬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을 신경쓰고 그랬는데 이젠 아니다.
--앞으로 대회 출전 계획은.
▲태국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대회는 출전하지 않는다. 아마 피닉스에서 열리는 대회부터 출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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