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무역이 발달해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다른 유럽 국가와 다르게 독특한 문화가 형성됐다.
특히 운하가 발달한 베네치아는 유럽에서 오랜 세월 매우 특별한 장소로 여겨져 북유럽의 부유층들이 평생 꼭 한 번은 방문해야 하는 장소였으며, 또 교육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유럽 문화의 중심지를 찾아 중요 도시를 여행했던 부유층 자제들이 가장 선호한 곳이다.
18세기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화가가 카날레토(1697∼1768)다. 그는 베네치아에서 화가로 활동하는 동안 베네치아의 화려한 축제, 건축물, 운하 등 베네치아의 모습을 사진처럼 세밀하게 묘사했다. 따라서 견문을 넓히기 위해 베네치아에 여행 온 유럽의 부유층들은 베네치아의 풍경을 그린 카날레토의 그림을 선호했다.
카날레토의 대표작이자 영광의 베네치아를 묘사한 작품이 ‘베네치아에 도착한 프랑스 대사의 환영식’이다. 이 작품은 대작으로 1726년 베네치아공화국에 부임한 프랑스 대사 자크 빈센트 랑게의 도착을 장엄하면서도 화려하게 묘사했다. 랑게의 환영식은 총독궁 밖에서 열렸다. 이 작품에서는 화면 전면에 곤돌라에서 붉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노 젓는 것을 멈춘 채 서 있다.
랑게는 관영 곤돌라를 타고 마르코 운하를 따라 베네치아 권력의 중심인 총독궁에 도착했다. 오른쪽에 있는 건물이 총독궁이다. 건물 중앙 꼭대기에 정의의 여신상이 서 있다. 정의의 여신상은 법과 권력의 중심을 상징한다. 여신상 아래 발코니에는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사자가 장식돼 있다.
화면 왼쪽이 세관이며, 그 옆으로 돔 천장의 건물이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이다. 화면 중앙에 두 개의 기둥이 서 있는데 한쪽 꼭대기에는 날개 달린 사자의 조각상이 있으며 다른 쪽 기둥에는 성 테오도르가 조각이 있다. 날개 달린 사자는 베네치아의 수호성인 성 마르코를 상징하는 동물이며, 성 테오도르의 유해가 베네치아에 있었기 때문에 기둥에 조각됐다.
기둥 뒤로 보이는 건물이 16세기 산소비노가 설계한 국립도서관이다. 이 작품에서 랑게 프랑스 대사는 줄지어 있는 베네치아의 의원들과 앞에 제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 행렬 가운데 있다.
카날레토는 작품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검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베네치아 영광을 표현하고 있지만 당시 베네치아는 전성기가 지나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카날레토는 당시 베네치아를 여행했던 영국인들에서 인기가 많아 그의 작품 대부분이 영국에 소장돼 있다.
<박희숙 서양화가·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