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6.16 03:07
디지털카메라 화소 크게 늘어 동영상 찍어 사진으로 골라써
인터넷에도 동영상 게시물 증가 "SNS가 사진에 새 지평" 예측
"앞으로 불과 4년 후면 사진과 영상 경계 사라질 것"
패션이나 영화 포스터 사진을 찍는 이전호 사진가는 몇 년 전부터 스틸 사진 대신 동영상을 찍어서 사진을 고른다. 영상에서 골라낸 사진은 잡지나 광고용으로 쓰고, 영상 파일은 편집해서 이미지가 움직이는 모션(motion) 포스터로 사용한다. 촬영 전 준비 과정과 촬영 후 영상에서 사진을 고르는 작업에 시간이 많이 들지만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하는 장점이 있다.
보그(Vogue)나 바자(Bazaar) 같은 세계적인 패션 잡지도 몇 년 전부터 영상을 찍은 뒤 이미지를 뽑아 표지 사진에 쓰고 있다. 스틸 카메라 앞에서 포즈 잡는 것을 싫어하는 배우 브래드 피트(Brad Pitt)도 영상에서 이미지를 골라 잡지 표지로 썼다. 배우들은 '찰칵' 소리가 이어지는 스틸 카메라 앞에서 어색한 포즈를 잡지 않고 동영상 카메라 앞에서 본업인 연기를 하기 때문에 촬영이 더 수월하다고 한다.
어떻게 영상 이미지를 고화질이 필요한 영화 포스터나 잡지 표지로 쓸 수 있을까? 이유는 디지털 카메라의 화소 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1초에 24장을 찍는 영상에서도 사진을 골라 쓸 만큼 카메라 재현력이 올라갔다. 지난달 새로 나온 DSLR 카메라는 4K급 고화질 이미지를 초당 60장 찍는다.
사진과 영상 촬영이 모두 가능한 DSLR 카메라가 나온 지도 8년이 넘었다. 그 후 많은 TV 다큐멘터리와 단편 영화가 카메라의 영상 모드로 촬영됐다. 하지만 대부분 사진가에게 카메라는 여전히 사진을 위한 도구였다. 필자 또한 그랬다. 지난 10년 가까이 사진과 영상을 함께 찍었지만 둘 다 동시에 찍을 수는 없었다. 소리가 꼭 필요하면 영상으로 촬영했고, 결정적 순간엔 사진으로 찍었다. 둘 다 필요해도 하나는 포기해야 했다. 영상을 촬영하다가 사진을 놓치기도 했고 반대로 사진을 찍으면서 영상을 아쉬워한 적도 많았다.
보그(Vogue)나 바자(Bazaar) 같은 세계적인 패션 잡지도 몇 년 전부터 영상을 찍은 뒤 이미지를 뽑아 표지 사진에 쓰고 있다. 스틸 카메라 앞에서 포즈 잡는 것을 싫어하는 배우 브래드 피트(Brad Pitt)도 영상에서 이미지를 골라 잡지 표지로 썼다. 배우들은 '찰칵' 소리가 이어지는 스틸 카메라 앞에서 어색한 포즈를 잡지 않고 동영상 카메라 앞에서 본업인 연기를 하기 때문에 촬영이 더 수월하다고 한다.
어떻게 영상 이미지를 고화질이 필요한 영화 포스터나 잡지 표지로 쓸 수 있을까? 이유는 디지털 카메라의 화소 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1초에 24장을 찍는 영상에서도 사진을 골라 쓸 만큼 카메라 재현력이 올라갔다. 지난달 새로 나온 DSLR 카메라는 4K급 고화질 이미지를 초당 60장 찍는다.
사진과 영상 촬영이 모두 가능한 DSLR 카메라가 나온 지도 8년이 넘었다. 그 후 많은 TV 다큐멘터리와 단편 영화가 카메라의 영상 모드로 촬영됐다. 하지만 대부분 사진가에게 카메라는 여전히 사진을 위한 도구였다. 필자 또한 그랬다. 지난 10년 가까이 사진과 영상을 함께 찍었지만 둘 다 동시에 찍을 수는 없었다. 소리가 꼭 필요하면 영상으로 촬영했고, 결정적 순간엔 사진으로 찍었다. 둘 다 필요해도 하나는 포기해야 했다. 영상을 촬영하다가 사진을 놓치기도 했고 반대로 사진을 찍으면서 영상을 아쉬워한 적도 많았다.
오지 전문 사진가이자 TV 다큐멘터리 감독인 박종우는 국내에서 드물게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작업해 왔다. 20년 넘게 세계 100여개국의 오지를 찾아다니며 촬영해온 박씨는 사진이 표현하지 못하는 움직임과 소리는 영상으로 기록하고, 어떤 이야기의 정점에 이른 순간엔 사진으로 찍는다고 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어느 소수민족 결혼식을 촬영한다면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행사 전후는 모두 영상으로 찍고, 신부 엄마가 눈물을 흘리며 딸을 떠나보낼 때나 결혼 서약을 하며 신랑이 활짝 웃는 모습 등은 사진으로 남긴다. 영상 카메라는 삼각대에 받쳐놓고 촬영하고 어깨에 스틸 카메라를 메고 있다가 이때다 싶은 순간이 오면 위치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는다. 박씨는 "영상은 카메라를 삼각대 위에 단단히 고정하고 찍는다면 사진은 끊임없이 앵글을 바꿔가며 찍는다"고 했다.
사진과 영상은 이처럼 촬영 문법이 서로 다르다. 변하는 세상에서 정지된 순간으로 세상을 보는 사진과 달리 영상은 소리와 움직임으로 이야기를 재현해 더욱 실감 나는 몰입감을 주는 장점이 있다. 그 뚜렷했던 구분이 최근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사진과 영상을 섞어 놓고 뒤집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캡처해 사진으로 쓰거나 연사(連寫)로 촬영된 사진을 이어붙여 영상으로 만든다. 디지털 사진 초기에 온라인에는 조악한 이미지들만 떠돌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럴듯해지고 있다. 전보다 훨씬 빨라진 통신 환경과 디지털 카메라 화소의 증가도 사진과 영상의 경계를 허무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두 분야를 함께 찍는 패션 사진가 김보성도 "이제 사진과 영상의 구분은 무의미하다"면서 "스마트폰 시대에 맞는 이미지의 새로운 문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아날로그 필름에서 디지털 사진으로의 변화보다 스마트폰으로의 변화가 충격이 더 크기 때문에 "이제는 360도 VR (Virtual Reality·가상현실) 같은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때"라고 덧붙였다.
최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 동영상 게시물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가 이전호는 소셜미디어가 사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매체라고 확신했다. 이씨는 카 메라가 좋아지면서 누구든 사진을 잘 찍게 된 시대에 "직업 사진가들은 영상을 하면서 한발 더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동영상 카메라로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있을까? '찰칵' 소리도 없이? 사진 한 장 건지기 위해 원치 않는 영상까지 매번 찍어야 하나? 일부 카메라 업계는 2020년쯤 사진과 영상의 경계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얼마 안 남았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어느 소수민족 결혼식을 촬영한다면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행사 전후는 모두 영상으로 찍고, 신부 엄마가 눈물을 흘리며 딸을 떠나보낼 때나 결혼 서약을 하며 신랑이 활짝 웃는 모습 등은 사진으로 남긴다. 영상 카메라는 삼각대에 받쳐놓고 촬영하고 어깨에 스틸 카메라를 메고 있다가 이때다 싶은 순간이 오면 위치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는다. 박씨는 "영상은 카메라를 삼각대 위에 단단히 고정하고 찍는다면 사진은 끊임없이 앵글을 바꿔가며 찍는다"고 했다.
사진과 영상은 이처럼 촬영 문법이 서로 다르다. 변하는 세상에서 정지된 순간으로 세상을 보는 사진과 달리 영상은 소리와 움직임으로 이야기를 재현해 더욱 실감 나는 몰입감을 주는 장점이 있다. 그 뚜렷했던 구분이 최근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사진과 영상을 섞어 놓고 뒤집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캡처해 사진으로 쓰거나 연사(連寫)로 촬영된 사진을 이어붙여 영상으로 만든다. 디지털 사진 초기에 온라인에는 조악한 이미지들만 떠돌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럴듯해지고 있다. 전보다 훨씬 빨라진 통신 환경과 디지털 카메라 화소의 증가도 사진과 영상의 경계를 허무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두 분야를 함께 찍는 패션 사진가 김보성도 "이제 사진과 영상의 구분은 무의미하다"면서 "스마트폰 시대에 맞는 이미지의 새로운 문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아날로그 필름에서 디지털 사진으로의 변화보다 스마트폰으로의 변화가 충격이 더 크기 때문에 "이제는 360도 VR (Virtual Reality·가상현실) 같은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때"라고 덧붙였다.
최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 동영상 게시물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가 이전호는 소셜미디어가 사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매체라고 확신했다. 이씨는 카 메라가 좋아지면서 누구든 사진을 잘 찍게 된 시대에 "직업 사진가들은 영상을 하면서 한발 더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동영상 카메라로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있을까? '찰칵' 소리도 없이? 사진 한 장 건지기 위해 원치 않는 영상까지 매번 찍어야 하나? 일부 카메라 업계는 2020년쯤 사진과 영상의 경계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얼마 안 남았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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