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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이야기

소나무 작가(배병우), 이제 바람을 찍다.

惟石정순삼 2013. 8. 9. 06:41

 

소나무 작가, 이제 바람을 찍다

 

배병우의 ‘SEA1A-050H’. 1999년 가을 태풍이 닥치기 직전 바닷가로 나가 촬영했다. 가나아트센터 제공

 

 

동풍에 나부낀 풀이 누워 있다. 27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사진작가 배병우 개인전. ‘WINDSCAPE’라는 주제대로 각 프레임의 주인공은 바람과 그 흔적이다. 꾸준히 촬영해 온 제주도 풍광을 모아 지난해 프랑스 파리, 스위스 취리히, 독일 베를린에서 먼저 소개했다. 드러누운 풀뿌리와 흔들리는 나뭇가지 사이로 온통 바닷바람 내음이 가득하다.

디지털 작업이 아닌 필름 인화 방식으로 가로 197cm, 세로 102cm 규격의 한지에 흑백 이미지를 담아냈다. 고스란히 돋아나는 한지의 질감 위로 노출을 길게 잡아 붙잡아둔 안개가 뒤섞여 번져간다. 한동안 시선을 멈추고 있다 보면 젖은 돌 사이로 스르르 흘러내리는 순간을 눈치 챈 듯한 착각이 든다. 02-720-1020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