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잘 찍기 위해 이론만 들입다 공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요즘 카메라들은 워낙 잘 나오기 때문에 그냥 막 찍어도 정말 기술적으로는 좋은 사진을 뽑아주거든요. 그러나 몇 가지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할 이론적인 부분들이 있는데 그 중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심도'의 이해입니다. 정확히는 '피사계 심도(depth of field)'라고 하지요.
이 '심도'는 사진가의 의도와 주제를 표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많이 간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심도를 상황에 맞게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경지까지 오르게 된다면 프로 이상의 사진실력을 갖춘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오늘은 왠지 어렵기만 한 이 '심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저도 여전히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심도의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는 중이라 부족하기 짝이 없는 팁일 듯 하지만... 그래도 사진내공을 확 키워줄 수 있는 "심도완전정복" 저와 함께 공부하는 마음으로 함께 떠나보시지요.^^
그러면 다시 기술적인 이야기를 해봅시다. 앞서 심도가 깊은 사진은 고루 초점이 넓게 맞은 사진을 뜻한다고 했는데요. 이런 심도 깊은 사진을 얻기 위해 조리개는 조일수록, 초점거리는 짧을수록(광각일수록) 좋습니다. 이 역시 기본적으로 무척 간단한 이론이며 그냥 이렇게만 외워도 심도 조절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왜 그런지 이유를 부언하자면, "조리개를 활짝 열면 빛이 단시간에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초점이 촘촘히 맞기 힘들고, 초점거리가 길면(망원일수록) 빛이 피사체와 CCD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초점이 촘촘히 맞기 힘들다"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냥 "조리개를 조이고, 광각렌즈를 쓰면 심도가 깊은 사진이 나오는구나"라고만 이해해도 심도의 상관관계에 대한 기본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심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조금 더 있는데요. 심도에 있어서 조리개나 렌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진을 찍는 사람과 피사체와의 각도입니다. 공간의 원근이 심도에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사람을 예쁜 그림이 그려져있는 벽화 앞에 세워놓고 촬영자가 정확히 90도 각도에서 찍으면 바싹 렌즈를 들이대서 찍지 않는 한 어떤 조리개값을 선택해도 초점이 다 고루맞는 사진이 나옵니다. 주피사체인 사람과 배경인 벽화의 원근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지요.(그래서 이런 경우는 화질이 가장 좋은 조리개값인 f8로 찍으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촬영자가 벽 쪽으로 붙어서 사람을 찍는다고 생각해보세요. 사람과 벽의 원근의 차이가 확 늘어나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조리개를 열어버리면 아웃포커싱이 심한 심도얕은 사진이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이럴 땐 초점을 사람에 맞추고 배경인 벽은 날려버리는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지요. 벽화 앞에서 사람을 찍을 때 깊은 심도를 써서 예쁜 벽화와 사람을 함께 살릴지, 얕은 심도를 써서 사람만 살리고 벽은 분위기를 잡아주는 배경만으로 쓸지 그런 결정을 먼저 하고 렌즈와 조리개값을 선택해야 주제가 확실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셈입니다. 이렇듯 심도를 알고 심도를 생각하고 사진을 찍으면 보다 더 다양하고 주제가 확실한 사진들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좀 더 찍다보면 옛날엔 무시했던 깊은 심도를 얻기가 더 힘들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 옵니다. 초점이 고루 맞아야 되는 인물사진, 특히 곤충이나 꽃 같은 접사사진을 찍을 때 깊은 심도 확보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는 거죠. 깊은 심도를 얻자고 조리개를 막 조이자니 셔터스피드가 확보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이런 어려운 고민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외려 얕은 심도보다 깊은 심도를 확보하기 위해 장비에 투자하게 됩니다. 삼각대는 물론 외장 플래시, 심지어 동조촬영장비까지 갖추게 되는 거지요. 그래서 초보는 얕은 심도를 얻기 위해 장비에 투자하고, 고수는 깊은 심도를 얻기 위해 장비에 투자한다는 말이 있는 거랍니다.
. . . *뱀꼬리 : 사진 예제가 좀 부족한 듯 하여 심도를 얕게 해서 찍은 사진의 대표적인 예 5장과, 심도를 깊게 해서 찍은 사진의 대표적인 예 5장을 올리면서 좀 어려웠던 포스팅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저 역시 계속 심도와 지난한 싸움을 하고 있는데, 이 심도란 녀석을 완전히 정복하는 순간, 사진이란 게 조금이나마 더 보일 듯 합니다.^^ 연잎에 맺힌 보석 | 2.8f | 100mm ⓒWoosra 낙화하는 봄 | 2.8f | 135mm ⓒWoosra 벚꽃의 청초한 자태 | 2.8f | 100mm ⓒWoosra 물방울 속의 동심 | 2.8f | 135mm ⓒWoosra 정글 속 흑표범마냥! | 2.8f | 100mm ⓒWoosra
초록의 심장에 맺힌 물방울들 | 8.0f | 100mm ⓒWoosra 공덕오거리 야경 | 14f | 24mm ⓒWoosra 이소룡이 있는 홍콩 야경 | 8.0f | 17mm ⓒWoosra 거미부인의 집 | 8.0f | 100mm ⓒWoosra
음료수의 산 | 6.3f | 17mm ⓒWoosra [출처] [촬영팁] 사진내공을 높여주는 '심도' 이해하기|작성자 우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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