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고 인기 골프장 '레이크사이드' 공개 매각 결정]
창업주 사망하자 분쟁 시작… 형제들끼리 소송만 10여건
5년前엔 사모펀드까지 가세, 3형제와 치열한 경영권 다툼… "이러다 공멸" 공개매각 합의
현재 땅값만 5000억 넘어… 업계 "팔기 쉽지 않을 것"
1996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겪어온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이 16년여 만에 공개 매각 방식으로 새 주인을 찾는다. 이 골프장은 한때 회원권 시세가 13억원을 넘고 서울에서 가까워 수도권에서 최고의 인기있는 골프장 중 하나로 꼽혀왔다. 현재 땅값만 5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돼 매각이 성사되면 국내 골프장 거래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전망이다.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측은 9일 "골프장 지분 100%를 공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우리투자증권과 BNP파리바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오는 24일까지 매수의향서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입찰은 6월 말, 우선매수협상자는 7월 초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은 1990년 7월 개장 당시부터 화제를 뿌렸다. 정회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골프를 칠 수 있는 36홀 대중(퍼블릭) 골프장은 국내에서 처음이었던 것. 창업주였던 재일교포 사업가 윤익성(작고)씨는당시 "미국과 일본에 뒤지지 않는 명문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씨가 회원제 18홀을 추가한 54홀 완공을 1년쯤 앞두고 1996년 세상을 뜨자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은 경영권 분쟁의 늪에 빠졌다. 1·2라운드는 '형제의 난'이었다. 창업주 사망 직후 벌어진 1라운드는 차남 맹철씨 승리였다. 일본에 있던 창업주 부인 김어고(지분 20% 소유)씨가 당시 가장 많은 지분(36.5%)을 보유했던 아들 맹철씨의 손을 들어준 것. 당시 맹철씨를 제외한 장녀 윤광자·3남 윤대일씨, 일찍 사망한 장남 윤맹진씨의 부인 석진순(아들 윤용훈씨 포함)씨의 지분은 각각 14.5%로, 총 43.5%에 그쳤다.
그런데 2004년 상황이 역전됐다. 맹철씨가 본인 소유 지분 9%를 3형제에게 떼어준 게 발단이었다. 맹철씨와 김씨 지분은 47.5%로 줄고 나머지 3형제 지분이 52.5%로 늘어난 것. 지분에서 앞선 3형제는 2005년 7월 회장이던 맹철씨를 명예회장으로 끌어내리고 대일씨를 대표이사로 임명하며 경영권을 장악했다. 맹철씨는 지분을 넘길 당시 "형제들에게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때부터 맹철씨와 3형제는 '전쟁'에 돌입했다. 양측은 여러 건의 소송을 주고받는 가운데 용역업체 직원을 서로 동원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용역 직원들이 사무실 문을 망치로 부수고 들어가 골프장 직원들과 주먹다짐까지 벌이기도 했다.
3형제의 승리로 끝날 것 같던 경영권 분쟁은 2007년 새 고비를 맞았다. 우리투자증권이 주도한 '마르스제2호 사모펀드'가 2700억원을 투자해 맹철씨와 어머니 김씨 측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 두 사람은 지분을 넘기고 골프장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 마르스2호는 경영권을 확보해 골프장 가치를 끌어올린 뒤 되팔 계획이었다. 하지만 골프장을 운영하던 3형제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마르스2호 측과 3형제는 결국 2007년 8월 13일 주총을 열고 각자 경영진을 선임해 법원에 등기했다. 먼저 승기를 잡은 쪽은 마르스2호였다. 등기소 측이 마르스2호의 등기를 인정한 것. 하지만 8일 만에 상황이 뒤집혔다. 수원지법이 "마르스2호 측 등기를 말소하라"고 판결하면서 3형제가 경영권을 되찾았다.
경영권을 둘러싸고 엎치락뒤치락 하던 마르스2호와 3형제는 현재 지분 구도가 계속되는 한 분쟁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결국 골프장 공개 매각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쪽에 경영권을 몰아줄 수 없으니 둘 다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은 입지와 시설이 좋아 매년 매출 500억원대에 영업이익도 150억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각 예상가격이 5000억원 이상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으로 서비스가 예전보다 나빠졌다는 고객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며 "덩치가 워낙 커서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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