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PGA 파머스 대회서 트리플보기 범해 대역전패
첫 우승까지는 77야드가 남아 있었다. 18번홀(파5·572야드) 세번째 샷을 앞둔 카일 스탠리(25·미국)는 페어웨이 위에 놓인 골프공과 워터해저드 너머 그린을 번갈아 보며 신중하게 준비했다. 2등과는 3타 차였기 때문에 남은 77야드에서 5타 이내, 즉 더블보기까지만 기록해도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린 위에 잘 떨어진 공이 경사면을 타고 워터해저드에 빠지면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2년 만에 첫 우승을 노리던 스탠리의 꿈은 물거품으로 바뀌고 말았다. 불운에 소심해진 스탠리는 스리퍼트까지 하며 트리플보기로 연장전에 끌려가 결국 대역전패의 희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30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근 토리 파인스 골프장 남코스(파72·7569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4라운드.
PGA 투어 장타 부문 2위(315.7야드)를 달리는 스탠리는 5타 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해 한때 2위에 7타 차로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스탠리가 17번홀까지 1타를 줄이는 데 그쳤고 브랜트 스니데커(32·미국)는 5타를 줄이며 3타 차까지 추격했다. 먼저 경기를 마친 스니데커는 "오늘처럼만 플레이하면 언젠가 나도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리의 18번홀 세 번째 샷은 불운에 가까웠다. 웨지샷의 임팩트가 워낙 좋아 강한 백스핀이 걸렸고, 공은 그린 내리막 경사면에 맞아 더 빠르게 굴렀다. 5번째 샷을 홀 13m 거리에 올린 스탠리에겐 여전히 기회가 있었지만 위축된 그는 1m 남짓한 퍼트를 실패하는 등 스리퍼트로 무너졌다.
이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한 스탠리는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스니데커와 연장에 들어갔다. 18번홀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는 나란히 버디를 기록했다.
승부는 16번홀(파3)에서 열린 2차 연장전에서 갈렸다. 스탠리는 홀에서 14.3m 떨어진 그린 위에 공을 올렸지만 1.5m 파퍼트를 실패했고, 스니데커는 그린 너머 러프에서 친 공을 홀 1.5m에 붙인 뒤 파를 잡아 승부를 끝냈다. 이날 7타 차 역전에 성공한 스니데커는 우승상금 108만달러(약 12억2000만원)를 받았다. 스니데커는 작년 더 헤리티지대회에서도 6타 차를 뒤집고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 연장을 벌인 끝에 우승하는 등 PGA 투어 통산 3승 가운데 2승을 연장에서 승리하는 행운과 뚝심을 지니고 있다.
반면 불운의 사나이 스탠리의 준우승 상금은 64만8000달러(약 7억3000만원)였다. 스탠리는 작년 여름 준우승한 존 디어 클래식에서도 2타 차 선두를 달리다 18번홀에서 공을 벙커에 빠트리며 보기를 한 뒤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에 역전패했다.
스탠리는 "앞으로 수 천 번을 다시 쳐도 18번홀에서 트리플보기는 하지 않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재미교포 존 허가 공동 6위(11언더파)로 첫 톱 10에 올랐다. 노승열은 공동 27위(7언더파), 배상문은 공동 33위(6언더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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