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이 아프다'는 말을 달고 살면서 종합병원에 가기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혹은 어느 병원에 가야할지 모른다는 이유로 통증을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통증이 있을 때 증상별로 찾아야 하는 병원과 그 곳에서 받을 수 있는 치료에 대해 소개한다.
▶근육·뼈·관절
원인질병이나 부상 없이 생긴 근육통은 가까운 마취통증의학과부터 가보자. 대부분 피로가 누적돼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서 생긴 통증이다. 찜질·저주파요법 등을 한 달쯤 받으면 증상이 70~80% 정도 개선된다.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상철 교수는 "척추나 어깨·무릎관절 등이 아파서 걷기 힘든 정도라면 정형외과나 신경외과에서 원인 질환부터 체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팔·다리
팔·다리에 충격을 받았거나 손·발목을 삔 뒤 욱신거리고 붓는 증상이 지속되면 종합병원 마취통증의학과에 바로 가는 편이 낫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외상 후 특정 부위에 만성적으로 생기는 신경병성 통증)인 경우가 많다. 정통증클리닉 정재훈 원장은 "이는 진통제·항우울제·스테로이드제 등의 약물치료나 교감신경차단·관절강내주사요법·심리치료 등 복합적인 치료가 필요해, 동네의원급 마취통증의학과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 종합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수술환자 마취만 하고 외래 환자를 보지 않는 곳도 있어, 통증 진료가 가능한지 미리 알아봐야 한다.
외상이 없는데 생긴 통증이 한 달이상 지속되면 동네에 있는 마취통증의학과에서 통증유발점주사를 맞는다. 근육이 뭉친 부분(압통점)을 풀어주는 주사로, 거의 대부분 한 번 맞으면 통증이 없어진다.
얼굴에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반복해서 생기면 3차신경통일 수 있다. 3차신경은 얼굴과 머리에 생기는 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뇌신경으로, 뇌혈관 등이 3차신경을 압박하면 통증이 생긴다. 3차신경에 종양이 생겼거나 다른 뇌신경이 손상을 입는 경우도 있으므로 일단 신경외과에 가본다. 종양이 없을 때 기본적인 치료법은 항경련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지만,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신경을 아예 없애는 시술을 받기도 한다.
▶치료해도 계속되는 통증
의원급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석 달 이상 치료받아도 나아지지 않으면 종합병원 마취통증의학과에 가자. 마취통증의학과 외래 진료를 보지 않으면, 가정의학과를 거쳐 통증 부위에 따라 진료과를 결정하면 된다. CT(컴퓨터단층촬영)이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통해 통증을 유발한 다른 원인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다른 진료과와 협진한다.
▶수술 부위 통증
수술 부위가 아문 뒤 흉터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 때는 수술해준 주치의를 찾는다. 병원이 멀어서 단순한 통증 때문에 찾아가기가 부담되면 거주 지역의 종합병원 마취통증의학과에 간다. 을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재우 교수는 "수술실에서 직접 통증을 조절한 경험이 많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국소마취약·마취진통제 등으로 통증을 없앤다"고 말했다.
▶불면증을 동반한 통증
우울감이나 불면증이 동반되면 대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다. 통증과 우울감의 관계를 파악한 후 약물 치료 등을 진행한다. 이 정도의 통증을 방치하면 심리적인 원인으로 통증이 심해진다.
▶흉통·두통, 정확한 원인진단부터
흉통은 심장내과·소화기내과 등에서 진료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흉통의 원인은 심혈관질환·근막통증증후군·역류성식도염 등으로 다양하고〈본지 8월 31일자 A27면 참조〉,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기 때문에 가까운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우선 상담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생기는 일과성 두통은 진통제를 복용하면 된다. 그러나 통증의 빈도가 잦아지거나 만성화하면, 안전을 위해 CT나 MRI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h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