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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연평해전 9주년 기념식 - “나라 위한 희생 국가가 끝까지 책임질 것”

惟石정순삼 2011. 7. 1. 16:21

“나라 위한 희생 국가가 끝까지 책임질 것”
해군2함대서 엄숙한 분위기 속 전사자들의 고귀한 희생 기려

29일 오전 해군2함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9주년 기념식에서 김황식 국무총리가 북한의 영해 침범을 물리친 해군 장병들
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며 ‘승리의 해전’임을 강조하고 있다. 경기 평택=정의훈 기자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발발한 제2연평해전의 ‘승전 9주년 기념식’이 29일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 실내체육관에서 엄숙한 분위기 속에 거행됐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김관진 국방부장관, 국회 국방위원장, 경기도지사, 육·해·공군참모총장 및 해병대사령관을 비롯한 군 주요 지휘관, 전사자 유가족, 시민·학생 등 2000여 명이 참석해 승전을 기념하고 전사자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렸다.

 특히 전사상자들의 국가를 위한 헌신과 공훈을 기억하고, 이를 계승해 나라사랑 정신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학생 500여 명이 특별 초청됐다. 또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 등 북한의 도발을 상기하고 희생 장병의 뜻을 되살리는 의미에서 ‘희생으로 지킨 영해, 더 큰 대한민국으로의 도약’이라는 대국민 메시지가 전달됐다.

 김 총리는 기념사에서 “제2연평해전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하기 위해 우리 해군 장병들이 북한 함정의 도발을 온몸으로 막아낸 승리의 해전”이라며 “우리의 바다를 침범한 북한의 선제 기습공격에 맞서 우리 영해를 한 치도 넘보지 못하게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위용을 보여준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역설했다.

 김 총리는 이어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적 성공은 제2연평해전 용사들을 비롯한 호국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결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확고한 인식 위에 이분들을 예우하고 지원하는 일에 최대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말없이 행사를 지켜보던 유가족들은 김 총리가 6명의 전사자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고, ‘희생으로 지킨 영해, 더 큰 대한민국으로의 도약’이라는 영상이 방영되자 애써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 주위를 숙연케 했다.

 이날 기념식은 북한의 도발을 상기하고 승전을 기념하는 행사답게 다양한 공연이 이어졌다.

 해군군악대와 주한 미8군 군악대는 승전을 상징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1812년 서곡’을 연주했다. 서곡이 연주되는 동안에는 105㎜ 예포 16발이 발사됐다.

 식후에는 제1·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 등에 관한 자료를 전시한 서해 수호관 개관식이 열렸다. 2층 규모의 서해 수호관에는 ‘NLL과 해전실’ ‘천안함 피격사건실’을 마련, 장병과 국민들의 안보교육 도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해군 각급 부대는 이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장병들의 전투의지를 고양했다. 작전사령부와 교육사령부, 해군사관학교, 각급 전단은 폭우 속에서도 전 장병이 참여한 가운데 제2연평해전 기념 전투 산악행군을 실시하며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1·2·3함대도 전 장병 및 군무원을 대상으로 나라사랑 안보강연, 호국보훈가족 초청행사, 군악연주회 등을 개최해 안보의식을 고취했다.

 

제2연평해전은 北 기습 포격으로 시작 우리 해군 승리로 종결

 제2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서쪽 14마일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의 선제 기습포격으로 시작된 해전이다.

우리 해군은 이날 오전 9시 25분 북한 경비정 2척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뒤 남하하자 즉각 경고방송 및 차단기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북한 경비정은 오전 10시 25분 갑자기 선제 기습포격을 자행했다. 우리 해군은 곧바로 응사했고, 인근 해역에 있던 초계함도 교전에 합류했다.

북한군은 오전 10시 43분 경비정 1척이 화염에 휩싸이자 나머지 1척과 함께 퇴각했다. 이어 오전 10시 50분쯤 북한 경비정이 NLL 이북으로 완전히 도주함으로써 교전은 우리 해군의 승리로 종결됐다.

 우리 해군은 이 교전으로 참수리-357정이 침몰했으며 윤영하 소령, 한상국·조천형·황도현·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이상 추서 계급)이 전사했다. 반면 북한군은 경비정 1척이 대파됐으며, 13명이 전사하고 25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우의 피 흐르는 NLL<서해 북방한계선>승전 자신있다”
제2연평해전이 발발한 지 벌써 9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서해 바다에는 날 선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해군 장병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우가 피로써 지킨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수를 위해 강도 높은 훈련으로 전투기술을 숙달하고 있다. 28일 서해 작전 현장에서 최고도의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해군2함대 소속 고속정 편대장·정장 5인에게 NLL 사수 의지를 들어 봤다.

해군2함대 고속정 편대장·정장들이 제2연평해전 전승기념비에 헌화한 뒤 거수경례를 하며 조국 영해 사수의지를 다지고
 있다.


“제2연평해전은 필승의 신념으로 조국의 영해를 침범한 북한 경비정을 격퇴하고, 서해 북방한계선을 사수한 대한민국 해군의 자랑스러운 승전이다.”

 제2연평해전 기념일을 하루 앞둔 까닭이었을까? 한 자리에 모인 고속정 편대장과 정장들은 다소 긴장한듯 하면서도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결연한 의지를 담아냈다.

 “적 함정의 기습공격 속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필승의 전투 의지로 최후의 순간까지 사력을 다한 영웅들의 투철한 군인정신과 불굴의 투혼, 피보다 끈끈한 전우애는 군복을 입은 군인으로서 본받아야 할 가치입니다.”

 고(故) 윤영하 소령(추서계급)의 해군사관학교 1년 선배인 박철정(소령) 편대장은 지휘관이 전사하고 부장이 부상당한 위기의 상황에서도 훈련한대로 대응해 전투를 승리로 이끈 제2연평해전 참전자들을 영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또 “그날의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는 그들을 본받아 적 도발양상을 면밀히 검토하고 분석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대비한 즉각대응태세를 완비했다”며 “적이 만약 추가 도발을 자행한다면 강력히 응징해 수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종서(소령) 편대장도 동기의 말을 거들었다.

 황 편대장은 “우리는 현재 기존의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대폭 간소화하는 등 오로지 전투기술 행동화 숙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전투형 군대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며 “전 승조원들은 이를 통해 자신의 임무가 무엇인지, 유사시 어느 위치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몸이 조건반사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체득화했다”고 자신했다.

 제2연평해전 발발 직전 함대 2전투전단의 훈련과장이었던 황 편대장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 윤 소령에 대한 추억으로 말문을 다시 열었다.

 그는 “고 윤 소령은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될 업무를 솔선수범하는 등 매사에 적극적인 군인이었다”며 “교육훈련 계획과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찾아올 때도 항상 밝은 얼굴로 필승 구호를 붙이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후배였지만 본받을 게 많았던, 누구보다 사명감이 투철했던 진정한 군인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만남의 자리에는 유도탄고속함(PKG) 윤영하함장 안정건 소령도 참석했다. 안 함장은 고 윤 소령의 해군사관학교 1년 후배이자 그의 이름을 딴 함정의 지휘관으로서 제2연평해전 9주년을 맞아 남다른 각오를 불태웠다.

 “그가 싸웠던 그 바다에 그의 이름이 부활했으니 더없이 값진 의미다. 이렇게 상징성이 큰 윤영하함의 지휘관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안 함장은 “윤영하함은 서해 NLL 수호의 첨병이다. 전 승조원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NLL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친 고 윤 소령과 전사자들을 생각하며 물샐틈없는 경계근무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영하함은 뛰어난 무기체계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승조원들도 적을 압도할 만큼 항재전장의 정신무장을 구비하고 있다”며 “윤영하함의 역량과 승조원들의 노력을 합해 NLL 수호라는 주어진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제2연평해전 9주년과 즈음해 극히 일부지만 ‘패전’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고속정장들의 비분강개(悲憤慷慨)가 쏟아졌다.

 윤태빈(대위) 정장은 “적이 기습공격을 했음에도 우리 해군은 적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혔고, 적을 NLL 이북으로 퇴각시켰다”며 “당시 우리 해군은 NLL 절대 사수라는 주어진 작전 목표를 100% 완수했다. 적이 추구했던 전략적 목표를 분쇄·차단한 승전을 패전으로 보는 것은 억측”이라고 성토했다.

 이태진(대위) 정장도 “제2연평해전은 필승의 신념으로 조국의 영해를 침범한 북한 경비정을 격퇴하고, 서해 북방한계선을 사수한 대한민국 해군의 자랑스러운 승전의 역사”라고 거듭 역설했다.

 이들은 특히 제3연평해전이 발발한다면 전우들이 그랬던 것처럼 목숨을 바쳐 NLL을 사수할 것이라는 다짐으로 짧은 죄담회를 마쳤다.

 “적은 지금 이 순간에도 무력도발을 포기하지 않은 채 우리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다. 우리는 제3의 연평해전이 일어난다면 내 전우를 건드리는 자 죽음을 각오하라는 기치 아래 죽음을 기껍게 받아들이며 전투에 임할 것이다. 우리는 전우가 피 흘려 수호한 서해 바다를 지킬 능력과 자신감이 충만하다. 제3의 연평해전은 적이 스스로 자멸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9년 세월에도 더 뜨거워진 추모 열기-해군2함대 전적비 참배 하루 1000명 넘어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 장교단이 송도고에서 열린 고 윤영하 소령 추모행사에서 교정에 세워진 윤 소령의 흉상에 헌화
하고 있다.

  28일 고(故) 윤 소령의 모교인 인천 송도고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윤영하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상은 의원이 송도고와 공동으로 ‘윤영하 기념 백일장’을 개최, 우수자 27명을 대상으로 시상식을 가진 것.

 고 윤 소령의 투철한 군인정신과 순국정신을 기리기 위한 행사에는 이승준(준장)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관을 포함한 장교단, 인천보훈지청장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해군사관후보생(OCS) 출신의 박 의원은 헌사에서 “우리는 고 윤영하 소령을 비롯한 제2연평해전 영웅들의 희생정신과 애국정신을 기리고, 명복을 빌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앞으로 조국이 어려울 때마다 조국을 지킨 선열들을 기억하며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영웅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발걸음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다.

 서울 목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용환(40) 씨는 지난 26일 5호 태풍 ‘메아리’의 기세가 수그러들자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두 딸을 대동,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아이들에게 호국보훈의 달의 의미를 상기시켜 주기 위해 현충원을 방문한 그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의 영전에 국화꽃 한 송이씩을 바쳤다.

 김씨는 “제2연평해전이 발발했을 때 월드컵 열기에 휩싸여 어떻게 된 일인지조차 관심이 없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며 “그날의 죄송함을 조금이나마 씻기 위해 매년 6월 현충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해군2함대에 우뚝 솟아 있는 제2연평해전 전적비 참배객도 부쩍 늘었다.

 2함대 관계자는 29일 “6·25를 전후해 육·해·공군 및 해병대 각급부대 장병과 초·중·고등학교 학생 등 일일 방문객이 1000여 명에 달한다”며 “특히 천안함만 견학하고 돌아가던 일반인들도 요즘에는 제1·2연평해전 전적비를 꼭 참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해군의 사이버 추모관을 통합한 국가보훈처 사이버 추모관(webzine.mpva.go.kr/westSea2010)에도 참배객들이 꾸준하다.

 ‘규태아빠’라는 네티즌은 “님들이 피워 주신 애국의 꽃! 영원히 잊지 못할 애국의 향기! 6월이면 흐르는 분노의 눈물로 그 꽃 더욱 화려하게 키워낼 것입니다”라고 추모글을 남겼다.

 김영수 씨도 사이트를 방문해 “그대들이 남긴 고귀한 뜻, 그대들이 보여준 고귀한 희생, 자유 대한민국과 함께 영원하리라”는 댓글을 달았으며, 신재용 씨도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라며 영면을 기원했다.

 제2연평해전 사이버 추모관에는 29일 오전 8시 현재 1만3780명의 네티즌이 방문, 국가를 위한 희생에 보답하는 추모글을 남기고 헌화·분향했다.

NLL 수호 의지 한눈에

제2연평해전 9주년 기념식을 마친 뒤 김황식(오른쪽 둘째) 국무총리와 김관진(가운데) 국방부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서해 수호관을 방문,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의 어뢰체 등을 둘러보고 있다.                                                정의훈 기자

 제1·2연평해전을 기념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호 의지를 담은 ‘서해 수호관’이 29일 문을 열었다.

 해군2함대 안보공원에 들어선 수호관은 건립비 70억8000만 원을 투입해 2층 규모로 건립됐다. 파도 형상을 본 떠 건평 866평에 마련된 수호관 1층에는 ‘NLL과 해전실’, 2층에는 ‘천안함 피격사건실’이 각각 마련됐다.

 NLL과 해전실에는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故) 윤영하 소령(추서계급)이 당시 전투에서 입었던 고속정복이 전시돼 있다. 이 옷에는 전투 당시 북한군이 발사한 총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제1·2연평해전의 전투장면을 상영하는 영상과 제2연평해전에 참가한 참수리- 357정의 모형물 등도 전시됐다.

2층 천안함 피격사건실에서는 피격사건 개요와 피격 직후의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열상감시장비(TOD)에 찍힌 천안함 침몰 장면과 초병의 진술,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에서 채취한 화약성분 등 시료 샘플도 일반인이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천안함기와 현판, 전사한 46용사의 유품 등도 전시돼 피격 당시의 참혹했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해군은 이날 2함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기념식 직후 서해 수호관 개관식을 가졌다. 다만, 일반인에게는 내부 전시물을 더 보강한 다음 공개하기로 했다.

 해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 실상과 NLL 수호의지를 국민에게 알리려고 서해 수호관을 개관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