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살아가는 중년 삶의 이야기

골프기사이야기

국산 골프공 볼빅 1년만에 대박 났다

惟石정순삼 2011. 1. 2. 14:44

 

국산 골프공 볼빅 1년만에 대박 났다

매출 110억원으로 4배 늘어…타이틀리스트에 이어 2위

 

 

골프장 경기도우미(캐디)들이 가장 좋아하는 골프공은 뭘까.

미국 타이틀리스트나 캘러웨이, 일본 투어스테이지, 스릭슨 모두 아니다. 주인공은 바로 국산 골프공 `볼빅`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공이 구분하기 편하게 네 가지 컬러로 돼 있어서다. 한 팀 4명의 골퍼가 네 가지 색깔로 다르게 사용하면 멀리서도 누구의 공인지 확인할 수 있어 일하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캐디만 좋아하는 게 아니다. 요즘 볼빅 컬러볼은 주말골퍼에게도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품질력도 외국 유명 골프공 못지않아서다. 이렇게 캐디들이 먼저 좋아하기 시작한 골프공 볼빅은 `컬러볼 열풍`을 일으키며 올해 골프공 가운데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8월 철강유통회사를 운영하던 문경안 회장이 볼빅을 인수했을 때만 해도 시장점유율은 3.5%에 머물렀다. 매출액도 수출 25억원, 내수시장 25억원, 모두 합해서 50억원 안팎이었다.


그나마 수출 물량은 워낙 단가가 싸다 보니 오히려 적자였다. 이러다 보니 국산 골프공은 안 되고 컬러볼은 더욱 안 된다고 사업을 만류했다.

문 회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그리고 1년이 조금 지난 현재 볼빅 골프공은 상전벽해를 경험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30%대로 껑충 뛰었고 매출도 12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다. 특히 내수시장 매출은 25억원에서 110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매월 매출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8월부터 매월 30% 매출 신장이 일어나고 있다. 볼빅 측은 올해 4분기에만 55억원 정도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볼빅 측은 또 여성 골퍼의 경우 60% 정도가 볼빅 제품을 쓰는 것으로 자체 파악하고 있다. 문 회장은 "국내 골프용품시장에서 골프공만으로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업체는 타이틀리스트와 볼빅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국산 골프공 볼빅이 이처럼 세계적 골프공 타이틀리스트에 이어 국내 시장점유율 2위에 오른 원동력은 무엇일까.

문 회장은 "제품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만 국산 골프공은 질이 떨어진다고 지레짐작한 골퍼들이 외국 제품을 무조건적으로 선호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고 설명한다.

`국산 골프공은 안 된다`는 편견을 깨기 위한 문 회장의 마케팅은 전투적이면서도 독특했다.

그의 구상은 `소화제 하면 가스활명수가 떠오르듯 볼빅 하면 컬러볼이 생각나도록` 컬러볼로 승부수를 띄우자는 것이었다.

컬러볼을 수출한 지 15년이 된 볼빅의 노하우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작업을 위해 일단 수출을 끊었다. 손해보면서까지 수출을 하지는 않겠다는 것이었다.

문 회장이 경영에 직접 가담한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간은 수출을 하지 않았다. 미국 측에서는 기존보다 2배, 일본 쪽에서는 1.5배 단가를 올려주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다시 수출을 시작했다.

수출 제품도 2피스에서 3피스, 4피스 위주로 고급화했다. 세계시장에서 국산 골프공의 이미지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러고 나서 문 회장은 골프용품 유통업체 운영자와 캐디를 먼저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벌였다. 골프용품 유통업체 사장들과 직접 만나 라운드하면서 볼빅 공을 써보게 한 것이다. 그리고 캐디들에게는 골프공을 뚫어 열쇠고리를 만든 뒤 1만여 개를 제공했다.

컬러볼의 비거리가 적게 나간다는 주말골퍼들의 편견을 깨는 데도 무진 애를 썼다. 예전과는 달리 요즘 나오는 컬러볼은 하얀 공과 비거리 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

골프내기에서 새로운 형태의 라스베이거스 방식(두 명이 편을 먹고 내기를 하는 라스베이거스 방식을 변형해 홀이 끝난 뒤 뽑기를 통해 편을 가르는 방식)이 유행하자 뽑기통 5만개를 만들어 전국 골프장에 뿌렸다.

골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프로숍에 볼빅 골프공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진열되도록 독려했다.

그 대신 직원들이 그 작업을 훌륭하게 완수했을 때는 두둑한 포상까지 했다.

골프선수들이 먼저 사용해야 주말골퍼들도 모방한다고 판단한 문 회장은 선수 후원에도 적극적이었다. 현재 일본 투어에 진출한 장동규를 비롯해 신용진, 최광수, 배경은 등 1부 투어 선수 7명에다 2부 투어 프로골퍼 20여 명이 볼빅 컬러볼을 썼다. 1년 만에 이룬 볼빅의 실적을 감안하면 문 회장의 포부가 과대포장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2011년에는 내수만 3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신장세대로라면 결코 꿈이 아니다. 타이틀리스트와 1위를 놓고 경쟁할 것이다."

[오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