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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에 '미국산 일본차'가 웃다

惟石정순삼 2010. 12. 8. 09:46

미국산 일본·독일차 가격 경쟁력 크게 높아져
"쏘나타와 캠리 국내 가격 5년 뒤엔 거의 차이 없어"

현대·기아차 국내영업본부는 7일 '미국일본·독일차'의 현황과 앞으로의 판매 확대 전망에 대해 긴급 분석에 들어갔다. 한·미 FTA 타결에 따른 미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 향상 효과가 미국차 브랜드보다 일본·독일차 브랜드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일본 업체들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중형 세단을 미국에서도 생산 중"이라며 "FTA 발효가 예상되는 내년 말부터 '미국산 일본차'가 훨씬 더 많이 쏟아져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10월에 수입된 미국산(Made in USA) 자동차 8157대 가운데 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3사 차량은 4486대로 전체의 54%에 불과했다. 나머지 46%는 닛산·스바루·BMW·벤츠 등 일본·독일 회사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 들여온 차량이었다.

◆알티마·레거시·X5·X6 등 발효 즉시 3~4% 가격 인하 가능

닛산의 경우 올해 1~11월에 한국에서 판매한 차량 3217대 가운데 73.4%인 2361대가 미국산이었다. 주력 차종인 중형 세단 알티마가 100% 미국산이기 때문이다. BMW도 자사의 SUV 시리즈인 X3, X5, X6를 전부 미국에서 들여온다. 1~11월 판매량은 1310대로 같은 기간 BMW 전체 판매(1만5432대)의 8.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벤츠는 중형 SUV M클래스 222대, 스바루는 중형 세단 레거시와 중형 SUV 아웃백 총 222대를 미국에서 들여왔다.

BMW X6
이들 차종은 FTA 발효 즉시 관세가 기존 8%에서 4%로 인하된다. 스바루코리아 관계자는 "이 경우 소비자 가격이 2~3%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하지만 업체에 따라서 3~4% 정도의 전략적인 인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효 5년째부터는 무관세이기 때문에 2015년 이후에는 이들 차종을 지금보다 최대 10% 싸게 사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닛산코리아 엄진환 이사는 "미국산 독일·일본차의 경우에도 FTA 발효가 돼야만 가격 인하가 가능한데 벌써부터 차값을 깎아줄 수 있는지 고객 문의가 많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이들 차량의 판매에 부담"이라고 말했다.

벤츠 M클래스
◆도요타도 미국산 판매 검토

도요타·폴크스바겐
도 내년부터 미국산 도입을 계획 중이다. 특히 도요타의 경우 수입차업체 가운데 한·미 FTA로 가장 큰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도요타는 현재 한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캠리, 캠리 하이브리드, RAV4를 모두 일본에서 생산한 것을 들여오고 있지만 이들 차종은 미국에서도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환율·현지 수요 상황에 따라 언제든 미국산 도입이 가능하다. 한국에 아직 도입하지 않고 있는 대형 세단 아발론, 미니밴 시에나 등도 미국에서 대량 생산하고 있다.

또 도요타는 내년 3월 준중형 세단 코롤라를 한국에 시판한다. 예상가격은 2000만원대 중후반으로 당장은 2000만원 선인 현대차 아반떼와 가격 경쟁이 어렵다. 그러나 5년 뒤 미국산 코롤라가 무관세로 들어올 경우 2000만원대 초반에도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산 캠리도 2000만원대 후반에 판매가 가능해져 쏘나타와의 가격 차이가 사라지게 된다.

폴크스바겐코리아도 "내년 여름부터 미국에서 생산되는 미국형 중형 세단의 수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형 중형 세단은 폴크스바겐코리아가 판매 중인 중형 세단 파사트와는 다른 차종이며, 미국에서 쏘나타·캠리 등과 경쟁하기 위해 개발한 전략 차종이다. 국내에 도입될 경우 시판 가격은 3000만원대 중후반으로 예상된다. 닛산 역시 대형 세단 맥시마와 미니밴 퀘스트의 추가 도입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