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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상식이야기

세상을 바꾸는 힘-안철수 연구소 의장<상>

惟石정순삼 2010. 9. 7. 09:14

세상을 바꾸는 힘iT-안철수 박사 안철수 연구소 이사회 의장 <상>
앞으로 총 3회에 걸쳐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 개발자이며 성공한 기업가 그러면서 존경받는 기업인인 안철수 박사 인터뷰를 싣는다. 1, 2회는 인터뷰 기사를, 3회는 독자들 질문에 대한 안 박사의 답변을 실을 것이다. 안 박사에게 궁금한 것은 필자 이메일 주소(hyeoncheol@gmail.com)로 보내면 3회차에 게재할 예정이다.

 -의대생이면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1988년 초, 잡지를 통해 브레인 바이러스(Brain virus)라는 것이 한국에 상륙한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제 컴퓨터에도 브레인 바이러스가 침범했는데 마치 주인이라도 된 것처럼 내 디스켓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 놓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한 그놈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그 속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당시 기계어 공부를 하고 있던 중이었으므로 그 정체를 알아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브레인 바이러스 분석을 시도했고 그 정체를 알고 나니 그것을 물리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제가 바이러스 백신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입니다.”

 -안철수 박사님을 상징하는 ‘백신’ 소프트웨어가 드디어 탄생하는군요?
 “분석을 마친 후 백신 개발을 시작하고 이렇게 개발한 ‘백신’은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지 1988년 7월호에 실리면서 제가 개발한 ‘백신’ 소프트웨어가 전국으로 퍼져 나가게 됐습니다.(당시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를 발행한 편집부에도 바이러스에 걸린 디스켓이 수없이 발견돼 안 박사 백신 소프트웨어로 치료했다.) 최초의 백신 프로그램을 잡지에 발표한 뒤에는 다시 본업인 의학 실험으로 돌아갔고 백신 프로그램을 만든 일은 바이러스 피해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했던 일이었을 뿐입니다.”

 -그럼 개발하신 ‘백신’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됐습니까?
 “어느 날 잡지사 편집장이 전화를 걸어와 저에게 찾아오겠다는 것입니다. 독자들의 반응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듣고 싶었던 차에 오시라고 했고 점심시간 직후 실험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편집장의 손에는 디스켓 상자가 가득히 들려 있었습니다. 그 디스켓이 뭐냐고 물어보니, 대답은 하지 않고 딴전만 피우시더군요. 그러면서 독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는 것과 컴퓨터 바이러스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며, 알더라도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기사를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수많은 사람이 혜택을 입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났는데 주위에 물어볼 사람도 없고 해결책도 없다 보니 잡지사로 디스켓을 소포로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잡지사에서도 처음에는 디스켓을 쌓아 두기만 하다가 결국 저를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학생 신분인데 그 많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디스켓을 분석하고 치료하시려면 부담되실 텐데요?
 “이야기를 듣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의대 박사과정 학생으로서 다른 일을 하기는 벅찬 상황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수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기도 했습니다. 혜택만 받던 학생의 입장에서 조금이나마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생해서 만든 백신 프로그램을 무료로 보급하기로 결정했는데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혜택을 받은 일부라도 돌려줄 수 있다는 데서 커다란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쉽지는 않았습니다. 의대생 입장에서 문제는 시간이었습니다. 결국 잠을 줄여 시간을 만들기로 하고 다음날부터 새벽 3시에 일어났습니다. 오전 6시까지 열심히 바이러스를 분석해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고, 학교에 가서는 열심히 실험에 몰두하는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을 두고 이 길을 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람이 열심히 일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의미 있는 일, 재미있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이 그것입니다. 의사를 그만둘 때도, 컴퓨터 바이러스쪽 분야는 나밖에 없다 보니 정말 의미 있는 일이었고, 재미있는 일이었지만 잘할 수 있을지는 몰랐습니다. 그러나 잘할 가능성은 있었으므로 도전한 것입니다. 처음 백신을 개발한 후 의대 교수로, 군의관으로 일하며 틈틈이 시간을 쪼개 백신 개발을 계속했고, 박사 학위를 받고 군의관 복무를 마친 뒤에는 컴퓨터와 의학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되면서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시점에서 지금까지 쌓아온 것에 연연하기보다 앞으로 더 보람을 느낄 수 있고 해 나갈 일이 많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14년간 공부해서 박사 학위까지 받은 의학을 포기하기로 결심하고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1995년 3월 회사를 설립한 후 그해 가을에 첫 유학을 갔습니다. 회사 규모가 구멍가게 수준이기도 했거니와 연구소는 연구 개발만 하고 마케팅·판매는 한글과컴퓨터가 전담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당시 유학하신 계기와 그것이 끼친 영향은 무엇입니까?
 “회사 책임자로서 앞날을 생각하면 늘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없었는데 당장 수익을 창출할 시장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학을 가서 공부한 분야는 기술 경영(MOT : Management of Technology)이었습니다. MBA가 금융업·제조업·서비스업 등의 전 산업 분야에 걸쳐 필요한 경영을 배우는 데 비해서, MOT 과정은 말 그대로 첨단기술 분야 경영에 특화된 과정입니다. 따라서 경영과 기술적인 지식 모두가 필요한 벤처기업 경영을 맡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적합한 과정이었습니다. 아무런 소질도 경험도 없이 회사를 만든 탓에, 늦게나마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경영공부를 한시라도 빨리 하는 것이 회사를 위하는 길이었던 것입니다. 회사 경영 10년을 채우고 CEO를 퇴임한 것은 세 가지 고민을 하다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첫째가 기업지배구조입니다. 둘째가 창업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셋째로는 안철수연구소 한 회사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2005년 3월 CEO를 스스로 사임한 후 두 번째 유학을 가게 된 이유는,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경험을 체계화하고 저변을 넓히는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공부하는 방법으로도 연구원이나 교환교수로 편하게 갔다 오는 것보다 제대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부에 한해서는 ‘노 페인 노 게인 (No pain, no gain)’이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괴롭게 고생하지 않으면 실력이 늘 수 없습니다. 그것이 40대 중반의 나이에 TOEFL 시험, GMAT 시험을 봐서 MBA 석사과정을 학생으로 입학했던 이유입니다. 출석 체크·발표·숙제·시험 등 힘든 과정을 거치고 나서 그 많은 내용이 내것이 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 필자와 사석에서 당시 아내분과 함께 학교 도서관에 출퇴근 도장을 찍었다고 소회한 적이 있다.)

 학력
 1986. 2. 서울대 의대 의학학사(M.D.)
 1991. 2. 서울대 대학원 의학박사(Ph.D., Physiology 전공)
 1997. 5.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공대 공학석사(M.S.E., Management of Technology 전공)
 2008. 5.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M.B.A., Entrepreneurial Management 전공)


 경력
 1989. 9~1991. 2. 단국대 의과대학 전임강사 및 의예과 학과장
 1991. 2~1994. 4. 해군 군의관(대위)
 1995. 2~2005. 3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등
 2009.11~現 대통령소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외 다수


 저서
 1. 단독저서(10권)
 ‘행복 바이러스 안철수’(리젬·2009) -예스24 올해의 책 선정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김영사·2004) - 베스트셀러 종합 1위, 올해의 책 등 선정

 2. 공저(12권)
 나눌수록 많아진다(지식산업사·2009)
 재능을 키워 준 나의 어머니(JEI 재능아카데미·2009)
 컴퓨터, 참 쉽네요(영진출판사·1995) 등 

<박현철 (주)넥스트모바일
연구소장 hyeoncheo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