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할 게 없다? 예전의 남산은 잊어라
저렴한 맛집 속속 생겨… 서울타워·산책로도 인기가족·연인 발길 이어져
지독히도 추웠지만 그래도 떠난다고 하니 아쉬운 겨울이다. 섭섭한 마음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도 막상 갈 곳은 마땅치 않다. 이럴 때 서울 한가운데에 있는 남산은 어떨까.
남산에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나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남산을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남산르네상스 블로그(blog.naver.com/namsanstory), 서울시 홈페이지(seoul.go.kr), 남산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namsan) 등을 통해 산책하기 좋은 코스를 안내하고, 산기슭 곳곳에서 열리는 문화 공연 일정도 알려주고 있다.
◆경사형 엘리베이터·케이블카·N서울타워 새 단장
남산하면 '드라이브'를 떠올리지만, 남산만큼 주차하기 어려운 곳도 없다. 지하철을 타고 4호선 명동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게 좋다. 명동역 4번 출구로 나와 남산3호터널 쪽으로 걸어 올라가다 보면 왼쪽으로 경사형 엘리베이터 '남산오르미'가 나온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운행하며 2분이면 남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 타는 곳에 도착한다. 경사형 엘리베이터는 통유리로 돼 있어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연인들은 사람들이 없을 때를 기다렸다가 단둘이 타기도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케이블카 승차장이 나온다. 2년 전 신형으로 교체했다. 드라마 속 연인들처럼 단둘이 타기엔 사람이 많지만, 겨울 나무들 사이를 지나며 멀어지는 명동 거리를 보고 있노라면 어딘가 별천지로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남산 정상 부근에서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색색의 LED 조명으로 장식한 'N 서울타워'가 나온다.
1969년 TV와 라디오 방송을 수도권에 송출하는 종합 전파탑이었던 '남산타워'는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2005년 말 'N 서울타워'로 재탄생했다. 이곳에서 빼먹지 말고 가 봐야 할 곳은 전망대 2층의 '하늘 화장실'이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화장실인 이곳은 구름무늬 벽과 투명한 유리창으로 장식되어 서울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연인이라면 'N 서울타워' 옆 펜스에 자물쇠를 걸어 보는 것도 좋다. 사랑이 이뤄진다는 말이 전해진다.
'N 서울타워'를 마음껏 즐겼다면 케이블카보다 걸어 내려오는 것이 좋다. 서울시는 소나무숲이 우거진 남산의 아름다운 오솔길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로 '팔각정→감로천 약수터 산책로→장충체육회 삼거리→북측 순환로→와룡묘→조지훈 시비→목멱산방'의 길을 추천한다.
- ▲ 남산에서 전통 한옥의 운치를 느끼며 한방차를 마실 수 있는‘목멱산방’(사진 왼쪽). 밤이면 화려한 조명으로 불을 밝히는 남산 정상의‘N 서울타워’(오른쪽 아래). / 오진규 인턴기자(국민대 언론정보 4년)
◆남산 오솔길 맛집
남산 기슭에 분위기도 좋으면서 저렴하고 맛있는 맛집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시가 한국의 전통미를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만든 '목멱산방(02-318-4790)'이 눈에 띈다. 십전대보탕·대추차 등 전통차가 주요 메뉴이며 식사로 비빔밥과 잔치국수가 제공된다.
'N 서울타워'를 한눈에 보면서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케이블카 승차장 옆 '엔 쿠치나(N cucina·02-771-0831~1)'. 아담한 이탈리아 식당 같은 이곳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늑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곡물로 만든 빵이나 크림소스로 만든 파스타는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 강미숙 사장은 "7일부터 유채 파스타와 굴 해초 파스타 같은 봄 메뉴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금 럭셔리하면서도 분위기 있게 즐기고 싶다면 밀레니엄 힐튼호텔 옆 '나오스노바(naos nova·02-754-2202)'를 추천한다. '미슐랭 가이드'와 함께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북으로 꼽히는 '자갓(Zagat)' 서울판이 실내장식 부문 1위로 꼽은 곳이다. 투명한 유리 외벽을 통해 각 층의 단면이 보이는 구조로 레스토랑보다는 갤러리를 연상케 한다. 내부는 몽환적인 느낌의 복층으로 돼 있으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안으로 들어간다.
'N 서울타워' 전망대에 있는 '엔 그릴(n Grill·02-3455-9297)'에서 스테이크와 바닷가재를 즐겨 보는 것도 괜찮다.
전망대가 2시간에 걸쳐 한 바퀴를 회전하는 동안 식사하면서 서울 한복판을 굽이쳐 흐르는 한강과 주요 도로, 빌딩숲 등을 음미하듯 구경할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멀리 인천 앞바다와 개성 송악산, 양평 용문산도 보인다.
오랜만에 가족 나들이에 나섰다면 국립극장(02-2280-4114)과 남산예술센터(070-7664-8649)에서 뮤지컬과 연극 등 공연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설 연휴인 13~15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남산 정상의 남산공원 팔각광장에선 길놀이·풍물공연·전통놀이 마당·떡메치기 등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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