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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선 해냈다! 여성 세계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惟石정순삼 2010. 4. 27. 19:53

 

오은선 해냈다! 여성 세계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철녀'(鐵女) 오은선(44.블랙야크) 대장이 세계 여성 산악인으로는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개봉을 모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오 대장은 27일 오후 6시16분(이하 한국시간) 북면 버트레스 루트를 통해 무산소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8천91m) 정상에 섰다. 이날 오전 5시 캠프4(7천200m)를 출발해 13시간16분간 사투 끝에 정상을 밟았다. 14좌 완등은 여성으로 세계 최초며 남녀를 통틀어서도 1986년 라인홀트 메스너(이탈리아) 이후 세계 20번째다. 연합뉴스
오은선(44·블랙야크) 대장이 세계 여성 산악인으로는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개봉을 모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오 대장은 27일 오후 6시16분(이하 한국시간) 북면 버트레스 루트를 통해 무산소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8091m) 정상에 섰다. 이날 오전 5시 캠프4(7200m)를 출발해 13시간의 사투 끝에 정상을 밟았다. 초속 14~20m로 부는 강한 바람과 영하 30℃에 가까운 혹한의 추위를 뚫고 힘겹게 한 걸음씩 나아가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오 대장은 정상에 오른 직후 태극기를 꺼내 들고 "국민과 기쁨을 나누겠다. 정말 고맙습니다"고 말하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14좌 완등은 여성으로 세계 최초며 남녀를 통틀어서도 1986년 라인홀트 메스너(이탈리아) 이후 세계 20번째다.

2000년 7월 엄홍길 대장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이후 박영석(2001년), 한왕용(2003년) 대장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4번째로 14좌에 발자국을 남겼다.

특히 "대자연을 있는 그대로 만나고 싶어 무산소 등정을 고집한다"고 말했던 오대장은 14좌 중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와 2번째 높은 K2(8611m)를 제외하고 12개 봉에 무산소로 올랐다.

지난달 8일 서울에서 출발한 오 대장은 안나푸르나에 딸린 타르푸출리(5663m)에서 고소적응 훈련을 거친 뒤 지난 4일 안나푸르나에 베이스캠프를 구축했다.

컨디션을 조절한 오 대장은 지난 22일 베이스캠프(4200m)를 출발해 그날 오후 캠프2(5600m)에 무사히 도착하며 등정의 첫발을 무사히 내디뎠다.

캠프2에서 숙박하고서 오 대장은 24일 정상 바로 밑인 캠프4에 도착해 25일 오후경 1차로 정상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상 공격 당일 초속 20m 정도의 강한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캠프1로 잠시 후퇴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안나푸르나에 도전했다가 나쁜 날씨 때문에 실패한 바 있는 오 대장은 날씨가 좋아지길 기다렸다가 예정보다 이틀 늦은 이날 다시 한 번 정상을 향했으며 안나푸르나는 마침내 오 대장에게 정상을 허락했다.

정상을 밟은 오 대장은 이날 캠프4로 내려와 휴식을 취한 뒤 28일 오후 베이스캠프(4200m)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7일 안나푸르나 정상을 밟으며 13좌를 오른 에두르네 파사반(36·스페인)은 이날까지 마지막 남은 티베트의 시샤팡마에 오르지 못했다.

파사반 과 일부 외국 언론은 지난해 5월 오 대장의 칸첸중가 등정 의혹을 제기해 오은선 대장이 여성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자로 공인받으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뉴스팀

 해발 8000미터에 오르려면 목숨을 걸어라

 

오은선(44·블랙야크) 대장이 27일 안나푸르나 정상에 오름과 동시에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고봉(高峰) 14좌 완등에 성공하면서, ‘해발 8000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구상에서 해발 8000m가 넘는 산은 모두 14곳으로, 모두 히말라야 산맥에 있다.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를 비롯, K2(8611m), 캉첸중가(8603m), 로체(8516m), 마칼루(8463m), 초오유(8201m), 다울라기리(8167m), 마나슬루(8163m), 낭가파르낫(8125m), 안나푸르나(8091m), 가셔브룸1봉(8068m), 브로드피크(8047m), 가셔브룸2봉(8035m), 시샤팡마(8012m) 등이다. 14좌 외에 8000 미터가 넘으면서도 주봉과 산줄기가 같다고 해서 제외된 얄룽캉(8505 m)과 로체샤르(8400 m)를 더해 16좌라고 부르기도 한다.

해발 8000m 이상 고지대는 산악인 사이에서 ‘죽음의 지대’라고 불린다. 평지에 비해 산소 농도가 3분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는 한계 고도는 해발 7000m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해발 7500m를 넘으면 대부분 산소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등반 속도도 눈에 띄게 느려진다.

기후도 변화무쌍하다. 해발 8000m 이상 고지대에서는 대부분 눈 표면에 가스가 덮여 있어 ‘화이트아웃’(white out·백시상태) 상태가 빈번히 발생한다. 산사태에 휩쓸려 등반팀 전체가 조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해발 3000m부터 시작되는 고소증세는 8000m 이상 고지대에서 극에 달한다. 기압은 높이에 반비례해서 떨어지는데, 산소분압이 일정수준 이하로 감소하면 두통·구토·무기력증 등 고소병 증세가 나타난다. 심할 경우 폐나 뇌에 물이 차 생명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해발 8000m 이상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등정한 산악인은 지금까지 모두 19명으로, 모두 남성이었다. 한국에서는 엄홍길(2000년)에 이어 박영석(2001년), 한왕용(2003년도)이 14좌 등정에 성공한 바 있다. 오은선 대장은 세계에서 20번째, 한국에서는 4번째, 그리고 여성으로서는 세계최초로 14좌를 정복한 산악인이 됐다.

 

 

미등정 논란은 어찌될까

오은선이 여성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14좌 완등이라는 역사적인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완벽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4좌 완등을 두고 경쟁한 스페인의 에두르네 파사반(37)이 지난해 5월 오은선의 칸첸중가(8586m) 미 등정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파사반은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히말라야 고산의 인증기관으로 통하는 엘리자베스 홀리와 안나푸르나 등정 인터뷰를 하면서 오은선의 칸첸중가 정상 사진에 나오는 로프가 정상 밑 200m까지만 깔려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홀리는 오은선의 칸첸중가 등정을 '인증'에서 '논쟁 중'으로 바꾼 상태다.

안나푸르나 등정을 마친 오은선은 카트만두로 내려가 홀리와 인터뷰를 하게 된다. 이 때 홀리는 칸첸중가 등정에 대해 다시 한 번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홀리는 오은선과 칸첸중가를 함께 오른 셰르파도 다시 인터뷰하겠다고 밝혔다.

홀리가 오은선과 셰르파를 인터뷰한 뒤 칸첸중가 등정을 최종 인정하면 논란은 일단락된다. 하지만 미 등정으로 바꾸거나 논쟁 중인 상태로 놔두면 국내외 산악계는 시끄럽게 될 전망이다. 홀리가 1963년부터 히말라야 등정자들을 정리한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에는 논쟁 중인 산악인도 등정 리스트에 포함된다. 하지만 오은선의 경우는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이 걸렸기 때문에 리스트에 포함되더라도 명확한 인증이 필요하다.

파사반이 제기한 의혹은 근거가 매우 빈약하다. 칸첸중가 정상 밑 200m부터는 로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문제는 왜 홀리가 지난해 두 번이나 오은선과 칸첸중가 관련 인터뷰를 한 뒤 등정을 최종 인증해놓고 다시 논란의 불씨를 만들었을까 하는 점이다.

안나푸르나=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오은선 14좌 완등]세계 최고의 '철녀'가 되기까지

/첨 오은선 대장

2010년 4월27일(한국시간)은 세계 여성산악인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이 그어진 날이다.

오은선(44. 블랙야크)이 재수 끝에 세계 10위의 고봉인 해발 8091m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정상에 올라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정상 문턱에서 갑작스러운 기상악화로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던 오은선은 두 번째 도전에서 안나푸르나의 허락을 받았다.

1997년에 가셔브룸Ⅱ(8035m)의 정상을 밟으며 시작된 오은선의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 도전은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를 끝으로 13년 만에 성공으로 마무리됐다. 1985년 수원대학교 산악부에서 처음으로 산악계와 인연을 맺은 오은선은 1993년 故 지현옥 대장을 중심으로 한 '여성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참가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여성 산악인으로의 첫 발을 내디뎠다.

남성 중심의 등반이 대세를 이루던 당시 이들 여성들의 도전은 파격을 넘어 무모하다는 평가까지 받았지만, 3명의 대원이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하며 한국 산악계를 신선한 충격에 빠지게 했다.

당시 14명의 원정대원 가운데 식량 담당으로 정상에 오르지 못한 오은선은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해외 원정에 눈을 떴다.

2002년과 2003년에 각각 유럽과 북미의 최고봉인 엘브루스(5642m)와 매킨리(6194m)에 오른 오은선은 2004년에만 무려 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 남극까지 5개 대륙의 최고봉 정상에 올라 7대륙 최고봉 등정에 성공했다.

2006년 12월에는 오세아니아주 최고봉인 칼스텐츠(4884m)까지 올라 진정한 의미의 세계 7대륙 최고봉 등정을 성공했다. 이는 한국 여성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산악인으로서는 세 번째 기록이다.

오은선의 빛나는 성공에는 수 차례나 동료들을 눈 앞에서 잃는 슬픔과 하산길에 산소 부족으로 생사의 기로에 놓이는 등 수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하지만, 155cm 50kg의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고산 적응력은 타고 났다는 오은선은 꾸준한 운동을 통해 기른 체력을 바탕으로 특기인 속공법(캠프를 줄이며 빠른 속도로 등정하는 방법)을 이용, 여성산악인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의 역사를 썼다.

특히, 2008년과 2009년에는 여성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고봉을 연달아 4개나 무산소 등정에 성공하며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오은선은 부산산악연감과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방황하는 한 인간에 불과하며, 산은 신과 같은 존재다. 지금도 '이 산이 나를 받아주지 않으면 오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년간 너무 빨리 뛰어왔다. 14좌 완등이 끝나면 1년이란 기간 동안 과거를 되돌아보며 내 자신을 찾고 싶다"는 오은선은 "열심히 공부해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아 이룬 내 모든 것을 환원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 여성 산악인 최초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한 오은선 프로필

▲ 이름: 오은선(블랙야크 익스트림팀 이사)
▲ 생년월일: 1966년 3월 5일
▲ 출신지: 전북 남원 출생
▲ 가족사항: 미혼. 오수만씨와 최순내씨의 1남2녀중 장녀
▲ 출신학교: 수원대 전자계산학과 졸업
▲ 산악회가입: 1985년 수원대학교 산악부 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