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살아가는 중년 삶의 이야기

골프팝업이야기

[몸짱아줌마, 골프에 도전하다!] (15) 임팩트

惟石정순삼 2009. 12. 27. 12:19

 

(15) 임팩트

 


 "임팩트만 제대로 되면 볼은 똑바로 날아간다." 골프를 배우면서 한두 번은 꼭 들어봤을 법한 '임팩트(Impact)' 얘기다. 임팩트는 클럽이 볼을 때리는 것을 말한다.  이경철 숙명여대 교육대학원 골프 매니지먼트 주임교수는 매번 본격적인 레슨 촬영에 앞서 정다연씨와 최소 10분이라도 연습을 해왔다. 원활한 의사소통과 정다연씨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하려는 의도였다. 이번 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정다연씨의 표정이 밝다. 이 교수가 "이번 주 주제가 임팩트"라고 하자 곧바로 "임팩트가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더라"며 결론을 내버린다.

헤드-볼 접촉 길게 '투~우~웅'

짧게 딱 때리면 스핀 생겨 거리 손실
스윙 톱서 멈추는 느낌 파워 늘어나

◇ 정다연씨가 클럽 헤드와 볼을 최대한 오래 접촉시켜 임팩트를 강화시키는 스윙 연습을 하고 있다.
<익산=조병관 기자 scblog.chosun.com/sports2100>
 촬영이 시작되자마자 이 교수가 "임팩트가 중요하지만 세게 때리면 원하는 방향으로 볼을 보낼 수 없다. 그보다는 강한 임팩트를 얻기 위한 스윙이 먼저"라며 정다연씨에게 드라이버를 건넨다.

 그러면서 "오늘 제대로 땀 좀 나게 해주겠다. 어차피 '몸짱'을 '골프짱'으로 만드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 아니냐"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다.

 아직은 초보자인 정다연씨의 얼굴빛이 금방 바뀐다. "요즘 피트니스 DVD 촬영 때문에 바빠서 연습을 많이 못했어요. 특히 드라이버는 길어서 더 부담스럽던데…."

 '몸짱 아줌마 골프에 도전하다' 프로젝트의 특징은 '노컷(NO cut)', '노 대본'이다. 실수하는 장면이 여과없이 다 나온다. 프로인 이 교수가 레슨을 하는 도중 뒤땅을 치는 장면도 고스란히 동영상에 담겼다.

 이 교수가 "연속해서 열번 스윙을 해봐요. 예전에 시골에서 하던 쥐불놀이처럼 일정한 스윙 궤도가 형성돼야 가능해요"라며 과제를 부여한다. 도중에 힘이 들어갔는지 정다연씨의 드라이버 헤드가 백스윙 때 왼쪽 귀 가까이로 처진다.

 "힘 빼요. 연습 안한 표가 팍팍 나네." 곧바로 겨울 바람처럼 매서운 이 교수의 핀잔이 날아든다.

 "아이구, 허~억, 허~억." 정다연씨가 이내 거친 숨소리를 토해낸다.

 ▶밀어 때려라

 "스윙을 하면서 헤드가 지나가는 감각을 한번 느껴봐요." 이 교수가 한마디 건네지만 헤드 무게를 느끼는 것은 어디까지나 구력이 쌓인 골퍼들에게나 통할 소리다.

 갑자기 이 교수가 박수를 친다. "이렇게 손바닥으로 '딱' 하고 치는 것하고 길게 '따~악' 하고 치는 것은 달라요. 마찬가지로 드라이버샷도 볼을 '퉁'하고 때리는 것이 아니라 '투~웅'하고 때려야 해요."

 이해가 덜 됐는지 정다연씨의 대답이 곧바로 나오지 않자 2차 설명이 이어진다.

 "강한 임팩트를 위해서는 클럽 헤드가 볼을 딱하고 때리는 것에만 그치면 안 돼요. 그냥 세게 때리면 스핀이 많이 생겨 볼은 실제로는 멀리 날아가지 않아요. 한마디로 임팩트를 길게 하는 거죠. 헤드와 볼이 오래 접촉하는 느낌으로 말이죠."

 이 교수가 정다연씨에게 스윙연습을 하면서 임팩트 순간에 입으로 '투~웅' 소리를 내게 한다.

 "투~웅"(정다연)

 "아니, 더 크게 '투~우~웅' 해봐요. 연습스윙에서 입으로 소리는 내는 것도 심리적으로 큰 효과가 있어요."(이 교수)

 ▶강하게 치려면 천천히 쳐라


 얌전히 스윙하는 정다연씨에게 이 교수가 더 힘차게 스윙할 것을 주문한다.

 이 교수는 "다운 스윙이 파워라면 팔로스루는 방향이에요. 그렇게 백스윙을 빨리해서 스윙을 하다보면 클럽을 올리다가 힘을 다 소진해요"라며 백스윙 톱에서 정다연씨의 클럽을 잠시 붙잡는다.

 이 교수는 "강한 임팩트를 위해서는 이전에도 말했지만 백스윙 톱에서 살짝 멈추는 듯한 느낌을 가진 뒤 다운스윙을 해야 한다"며 "실제로는 멈추지 않지만 그런 느낌을 가지면 스윙이 자연적으로 부드러워지면서 파워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백스윙 때 잠시 멈추는 듯하다가 다운스윙을 하니 정다연씨의 스윙이 한눈에 봐도 훨씬 빨라진다.

 "진짜 땀나요." 정다연씨는 입고왔던 방한복이 거추장스러운 듯 소매까지 걷어붙였다.

< 박재호 기자 scblog.chosun.com/pagapark>



▶ 나무밑 어프로치

샌드웨지 거꾸로 들고 손목만으로 내려 찍어야

◇이경철 교수가 몸 뒤로 볼을 보내기 위해 샌드웨지로 찍어치고 있다. <정재근 기자 scblog.chosun.com/cjg>
 골프장에는 나무가 많다. 가끔은 나무의 도움으로 예상치 못한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 반대다.

 앞에 나무가 있으면 장애물이 되고 뒤에 나무가 있으면 스윙에 걸린다.

 예전에 필자가 미국 유학 당시 남미 출신의 한 원로 프로와 라운드를 한 적이 있다. 그 라운드는 내게 골프의 개념 자체를 바꿔버렸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몇 번홀이었을까. 그의 볼이 나무 밑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는 기상천외한 자세로 볼을 쳐서 깨끗이 꺼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모습에서 나는 골프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골프에는 '정석'과 '풍부한 상상력'이 공존한다.

 나무 밑에서는 볼을 치기가 어려우나 때때로 1벌타를 받고 드롭하는 것보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플레이를 해야 할 경우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나무 밑에 볼이 놓여 있고, 그린이 나무→볼의 평행선상에 있다면 정상적인 스윙으로는 볼을 그린에 올릴 수 없다. 그린을 등지고 나무를 바라보는 자세로 어드레스를 취한 후 몸 뒤쪽으로 볼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거리는 20m 내외다.

 ①먼저 클럽 선택은 헤드 로프트가 가장 큰 샌드웨지를 사용해야 한다. 이유는 클럽 헤드가 가장 크고 길이가 짧기 때문이다.

 ②다음은 자세이다. 샌드웨지의 헤드면이 지면을 내려다보게 클럽을 거꾸로 들어올린 뒤 무릎과 허리를 최대한 낮춘다.

 ③팔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손목만 꺾는다.

 ④볼이 왼발 바로 옆을 지나 뒤로 튀어나갈 수 있게 클럽을 도끼처럼 내려 찍는다. 이때 볼의 상단 뒷 부분을 가격한다.

 ⑤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찍는다.

 ⑥샌드웨지와 샤프트의 각도 때문에 볼을 직접 찍어도 볼은 땅으로 파고들지 않고 부드럽게 튀어나온다.

< 이경철 숙명여대 사회교육대학원 골프 매니지먼트 석사과정 주임교수, 현 KPGA 정회원. www.golf.sookmy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