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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과학 - [2] 홈의 소용돌이가 공을 멀리 보낸다

惟石정순삼 2009. 7. 21. 18:18

딤플과 공기 변화
공기 흐름을 어지럽혀 저항력 줄여주는 역할…
홈 많으면 탄도 낮아지고 지름 커져도 탄도 낮아져

1만분의 5초 동안 일어나는 드라이버와의 임팩트(impact) 이후 지름 4.3㎝, 무게 45g의 골프공은 멀게는 300야드 이상을 비행한다. 바람의 저항을 뚫고 날아가는 이 작은 공의 표면에는 촘촘하게 파여 있는 딤플(dimple·오목하게 파인 홈)이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골프 과학을 설명하는 '디지털 임팩트' 전문가인 SRI스포츠의 야마구치 데쓰오(57) 박사팀은 최근 기자가 SRI스포츠를 방문했을 때, 컴퓨터를 통해 딤플의 원리를 보여줬다. 공기가 딤플을 만나 소용돌이를 일으킨 후 다시 다음 딤플로 빨려 들어가는 신비한 장면이 컴퓨터 화면에 또렷이 나타났다. 딤플 하나하나가 소우주(小宇宙·사진 오른쪽 아래)처럼 느껴졌다.

야마구치 박사는 "수퍼컴퓨터를 동원해 몇 달씩 계산해도 그 전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오묘한 세계가 바로 딤플"이라고 했다. 딤플은 1860년대에 표면에 '상처'가 난 공이 더 멀리 나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고의로 '상처'를 낸 수제품 공을 만들면서 출발했다. 골프공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딤플에는 어떤 비밀이 담겨 있을까.

골프공 딤플 주변에 물방울처럼 보이는 것이 공기의 소용돌이다. 딤플의 이 소용돌 이 현상에 의해 공기 저항이 크게 줄어들고, 공은 더 멀리 날아가게 된다.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딤플

딤플의 역할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것은 딤플이 없는 매끈한 공과의 비교였다. '디지털 임팩트' 연구팀은 골프공이 초속 58m, 회전량 2400rpm으로 날아갈 때의 주변 공기 흐름을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했다.

공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공기는 푸른색을 띠었고 공의 바로 뒤에도 푸른색이 감돌았다. 짙은 푸른색 주변에는 옅은 녹색, 노란색, 빨간색으로 변화무쌍한 색깔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는 공기 흐름의 속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빨간색→노란색→녹색→푸른색으로 갈수록 공기 흐름이 느려지는 것을 나타낸다. 빨간색이 공기 흐름이 가장 빠른 부분이다.

공이 날아가면서 공기와 정면으로 부딪치는 부분(공 왼쪽 작은 파란 점)은 딤플이 있는 공과 없는 공 사이에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공의 뒷부분은 엄청난 차가 있었다. 딤플이 없는 공은 딤플이 있는 공에 비해 푸른색 부분이 공의 중간 부분부터 생기기 시작해 면적이 배 가까이 넓다.

날아가는 공과 접하는 주변 공기 흐름의 속도를 색깔로 가시화했다. 푸른색은 공기 흐름이 거의 정지한 상태, 붉은색은 빠른 상태를 나타낸다. 녹색은 약간 느리고, 노란색은 약간 빠른 것을 의 미한다. 딤플이 있는 공은 뒷부분부터 공기 흐름이 느려져, 전체적으로 푸른색과 녹색의 양이 적은 편이다(왼쪽). 딤플이 없는 매끈한 공은 딤플이 있는 공에 비해 일찍 공기 저항이 발생하며 푸 른색과 녹색이 차지하는 면적도 배에 이른다(오른쪽)./SRI스포츠 제공

이는 딤플이 없을수록 공기저항이 빨리, 그리고 많이 생긴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기 흐름이 늦은 푸른색 부분은 물체가 운동할 때 받는 저항을 뜻하는 항력(抗力·drag)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딤플은 공 주변의 공기 흐름을 어지럽게 만들어 항력을 크게 줄여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딤플이 있는 공이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

최상의 딤플 조합을 찾아서

같은 제조사가 생산하는 골프공도 브랜드별로 딤플의 수와 모양, 깊이, 배열이 다르다. 대개 딤플 수는 300~500개, 딤플의 깊이는 0.24㎜ 전후다. 하지만 딤플의 수와 깊이가 10%만 달라도 큰 차이가 발생한다.

어떤 딤플 패턴이 골프공의 비거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일까. 야마구치 박사는 "아직 딤플의 형태에 따른 차이를 완벽하게 밝혀낼 수는 없지만, 딤플의 패턴에 따라 공의 탄도(彈道)가 갖는 경향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야마구치 박사에 따르면 ▲딤플이 깊을수록 탄도는 낮아지고, 얕을수록 탄도는 높아진다. ▲딤플의 지름이 클수록 탄도는 낮아지고, 작을수록 탄도가 높아진다. ▲딤플의 수가 많을수록 탄도는 낮아지고, 적을수록 탄도는 높아진다.

이런 원칙에 따라 골퍼의 특성에 따라 공도 맞춤생산한다. 헤드스피드가 빠른 프로골퍼의 경우에는 골프공이 최고점에 달하는 순간까지 계속 양력(揚力·lift, 수직 방향으로 들어 올리는 힘)이 작용할 경우 지나치게 공이 솟구쳐 비거리에 손해를 볼 수 있다. 반면 헤드스피드가 느린 여성이나 노인들에게는 어떻게든 양력이 큰 딤플 패턴을 적용해서 골프공을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