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비거리도 늘어나고, 스핀도 마음먹은 대로 걸리는 '요술 공'은 없을까. 골퍼들의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골프공은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첨단과학의 결정체라고까지 불리는 신형 골프공에는 공기 역학·재료·공법·공정 등에 이르기까지 무려 1500여개의 특허가 있다고 한다.
◆"남자프로 3분의 2가 포 피스 사용"
최근 방한한 타이틀리스트 제프 벨리스 마케팅 담당 수석 부회장은 "미 PGA투어에서 타이틀리스트 공을 쓰는 선수의 경우 3분의 2가량이 포 피스(four piece)공을 쓰고 있고, 여자 선수들은 스리 피스(three piece)공이 같은 비율로 많다"고 말했다. 골프공은 공의 구조가 두 겹이나 세 겹이냐, 네 겹이냐를 기준으로 크게 나뉜다.
예전엔 흔히 '거리는 투 피스 공', '컨트롤과 스핀은 스리 피스 공'이라는 것이 상식이었다. 하지만 남자선수들의 파워와 기량이 진화하면서 스리 피스 공의 백 스핀이 심하게 걸리는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포 피스' 공이다. 물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사용하는 '나이키 원 투어' 포 피스 공처럼 비거리보다는 컨트롤을 중시한 제품도 있다.
포 피스 공 가운데, 60개 이상의 특허를 갖고 있다는 타이틀리스트의 Pro V1x는 공의 코어를 부드러운 고반발의 2중 구조로 만들어 스핀을 줄이고 비거리를 늘렸다고 한다. 캘러웨이의 투어 ix는 바깥쪽 코어에 텅스텐을 주입해 드라이버의 스핀을 크게 줄였다고 한다. 나이키 원 투어 공은 고반발의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한 일명 '파워 트랜스퍼 레이어'에 미들커버를 덧대 스핀과 타격감을 향상시켰다고 말한다.
◆'투 피스는 거리, 스리 피스는 스핀'은 옛 얘기
그렇다면 아마추어들은 어떤 공을 사용하는 게 좋을까. 평균적인 헤드 스피드를 가진 보기 플레이어 이상의 골퍼라면 컨트롤 기능이 뛰어난 스리 피스 정도의 공이 적합하고 스핀까지 기대하기 어려운 아마추어라면 투 피스도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이다. 특히 골프공의 질이 나아지면서 투 피스공도 스핀이 잘 걸리고, 스리 피스공의 비거리도 과거보다 늘어나 '거리는 투 피스, 스핀은 스리 피스'라는 2분법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투 피스공은 12개 1박스 가격이 3만원 내외이고, 스리 피스 이상은 5만~6만원대의 보급형과 7만~8만원대의 고급형이 있다.
골프공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비거리가 무한정 늘어나는 골프공이 탄생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공의 형태(원형 대칭), 무게(45.93g 미만), 크기(직경 42.67㎜ 이상), 속도, 비거리에 제한을 두는 공인구 규정 때문이다. 타이틀리스트 벨리스 부회장은 "프로 선수들을 기준으로 만든 거리 측정 실험에서 약 310야드 이내여야 하기 때문에 비거리의 발전은 거의 한계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첨단 골프공 전쟁에 따라 관련회사 간의 법률분쟁도 생겨나고 있다. 타이틀리스트와 캘러웨이는 최근 골프공 특허를 놓고 전면전에 들어갔다. 2003년 톱 플라이트를 합병한 캘러웨이는 지난해 타이틀리스트의 대표 브랜드인 'Pro V1' 공이 톱 플라이트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며 법원에 판매 중지 신청을 냈고, 이에 맞서 타이틀리스트도 이달 초 캘러웨이를 상대로 9개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며 특허 소송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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