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섬 문화예술섬으로 뜨다
노들섬이 춤을 춘다. 우리 전통 춤사위를 형상화한 박승홍(朴承弘·55) 건축가의 작품 '춤'이 국제 현상공모한 노들섬 복합문화예술시설 설계경기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이다. 용산구 이촌동 302-6 일대 노들섬은 '한강 예술섬'이란 새 이름을 얻고, 시민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보행·자전거 전용 다리까지 갖춘 한강의 새 명소로 태어나게 된다. 시드니(호주) 오페라 하우스, 빌바오(스페인) 구겐하임 미술관 같은 '도시 상징'이 되길 꿈꾸는 한강 예술섬은 5만2391㎡ 터에 내년 상반기 착공, 2014년 12월 완공 일정을 밟게 되며, 모두 4500억원이 든다.
◆인공폭포로 차량소음 제거
서울시는 콘서트홀(1954석)·오페라극장(1507석)·다목적공연장(302석)·미술관·야외음악공원·조각공원·생태노을공원·전망카페로 이뤄진 한강 예술섬 계획을 2일 공개했다. 오세훈 시장은 "5년 대공사를 마치면 문화예술과 낭만 가득한 공간이 한강에 떠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 노들섬은 2014년 12월 멋스러운 한강 예술섬으로 바뀐다. 콘서트홀·오페라극장 등 건물 외양은 전통 춤사위를 본떠 지어지고, 동부이촌동을 잇는 보행자·자전거 전용 다리가 생긴다. 아래는 노들섬에 들어설 각 문화예술시설 배치도. / 박승홍 건축가 제공
설계자로 최종 선정된 박승홍씨는 "노들섬은 존재는 했지만 생활의 일부가 아닌 잃어버린 섬이었다"고 했다. 그는 "세계언어인 춤으로 도시와 역사를 품고 이상·희망·욕망을 은유하고 싶다"며 "시민이 노닐고 거닐 공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붕과 건축측면은 전통 무(舞)를 표현하고, 섬 전체와 조화되도록 했으며, 지붕에는 채광·통풍 같은 생태학적 고려를 가미해 지하주차장마저 훤하게 했다. 태양광에너지·고도정수시스템을 들여 에너지 순환과 수질오염 방지에도 신경을 썼다. 동·서 공연시설을 서로 연결해 음악거리를 구현하고, 인공폭포를 두어 한강대교를 지나는 차량 소음을 막는 효과까지 기대한다. 지하1~지상7층 철근콘크리트와 스틸구조의 이 건물은 연면적 5만5307㎡에 차량 861대가 주차할 수 있는 규모다.
국립중앙박물관·송도아트센터·청계천문화관 설계를 맡았던 박 작가의 작품에 대해, 이근창 심사위원장(전 아시아건축사협회장)은 "공연장의 다양한 기능공간을 마당을 중심으로 탁월하게 연결했다"고 격찬했다. 6명이 참가한 이번 설계경기에서 2005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톰 메인(미국)이 2위, 이상림 공간건축 대표건축가가 3위를 차지했다.
노들섬 문예시설은 2006년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을 설계공모 당선자로 선정했으나, 그가 공모액(130억원)을 훨씬 웃도는 354억원을 요구해 지난해 2월 계약이 결렬됐고 이 과정에서 예산낭비 지적이 일었다.
◆차로 축소 않고 보도 넓혀
섬에 쉽게 가기 위한 길이 신설·확대된다. 시는 노들섬과 동부이촌동 충신교회 주차장 부지를 이을 폭 10m, 길이 550m 규모의 보행·자전거 전용교량을 연내 기본계획용역을 거쳐 2014년 완성할 계획이다. 550억원을 들인 이 예술성 지닌 '명품다리'로 인해, 연 265만명이 찾는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 드나들기도 편해진다. 시는 이 비용을 추가경정예산에 이미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140억원을 들여 노들섬을 가로지르는 한강대교 보도 폭을 2.5m에서 5m로 넓히고 엘리베이터와 전망대도 설치하기로 했다.
시는 한강로에 설치된 중앙버스전용차로를 한강대교까지 연장하고 노들섬에 14개 노선버스가 정차할 중앙버스정류소를 세울 계획도 밝혔다. 고인석 서울시 도로기획관은 "한강대교 보도 폭을 바깥으로 넓혀 차로가 줄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시는 노들섬 동·서 양쪽으로 선착장을 두고, 유람선·수상택시·한강투어선 같은 수상교통망도 확충하기로 했다. 또 경전철 등 새 교통수단으로 노들섬과 도심을 잇는 노선을 만들어 지하철 1·4·5·6·9호선과 환승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시는 생태 조사활동을 통해 맹꽁이 서식지나 억새군락지 같은 생태환경을 보호해 자연과 문화가 조화를 이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
- ▲ 노들섬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박승홍 건축가의 '춤'을 설계경기 당선작으로 골라, 콘서트홀 오페라극장 미술관 등을 짓는 한강예술섬 건설계획을 2014년 말 완성한다고 밝혔다. 동부이촌동과 연결되는 보행-자전거전용육교도 만들어지고, 한강대교 보도는 5m 폭으로 넓어진다. /서울시 제공= 박영석 기자
'일상상식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속도로상에서 차가 고장났을 때 (0) | 2009.03.06 |
---|---|
여의도 샛강에 '학다리(?)' 생긴다 (0) | 2009.03.04 |
안성 미리내, 광주 천진암 - '순교의 땅'으로 (0) | 2009.02.27 |
가톨릭의 힘-토착화, 청렴성, 개방성-10명중 9명 김추기경 존경 (0) | 2009.02.23 |
김수환추기경 선종사진 및 자료 (0) | 2009.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