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골프엔 '프런티어' 정신 가득 | |||||||||||||||||||||||
싱글 골퍼 꿈가져…멀리건 안받고 타수 정확히 기재 | |||||||||||||||||||||||
20일(한국시간) 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90대 초중반을 치는 '보통 골퍼'다. 하지만 그의 골프 스타일에는 흑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이 된 삶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 골프에서도 도전과 변화 추구 =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농구광' 오바마 대통령이 골프를 하게 된 동기는 초라(?)하다. 농구하다 툭하면 손가락 골절에다 손목 통증을 호소하고 심지어 눈까지 멍들었던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내 미셸 여사는 1997년 조심스럽게 골프를 권했다. "왜 좀 더 위험하지 않은 '골프 같은' 운동을 하지 않죠?" 골프 입문 초반 오바마 대통령은 100타를 깨지 못했다. 공도 원하는 대로 날아가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와 라운드한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결코 신념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언젠가는 실력이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친구인 테리 링크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그 작고 하얀 공에 절대 실망하는 법이 없었다"며 "삶에 대한 태도도 골프할 때와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핸디캡 16으로 알려진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가 끝난 후 싱글 핸디캡 골퍼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결코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 그의 인생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 오바마 대통령 선거를 도왔던 마빈 니콜슨은 "세인트 앤드루스, 페블비치, 베스페이지 블랙 등 유명하고 도전적인 코스에서 라운드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 정직하지 않은 골프 싫어해 = 통상적으로 주말골퍼들은 더블파(일명 양파) 이상 적지 않는 게 보통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절대 줄여서 적지 않는다. 스코어카드에 11타를 모두 적은 일화는 유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보좌관 마빈 니콜슨은 "언젠가 한 홀에서 11타를 쳤을 때 스코어카드에도 그대로 11을 적더라"며 그의 '대나무 같은' 골프 스타일을 밝히기도 했다. '멀리건(티샷 잘못으로 벌타없이 다시 치는 것)'은 사용한 적이 없고 벙커샷을 한 뒤 모래를 정리하는 것은 물론 골프채로 파인 디봇도 다시 메워 놓는다고 한다. 얼마 전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그의 스윙 자세를 통해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분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문은 "공을 친 후에도 팔을 곧게 뻗은 채로 유지하는 오바마의 폴로스루에 후한 점수를 주며 '일단 정책을 추진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인척 중 한 명인 이안 매너가 밝힌 오바마 골프 뒷이야기다. "내가 친 공이 나무 숲으로 향할 때는 어김없이 그 공은 나무 밑에 있었다. 하지만 그가 친 공은 나무 숲을 향해 가더라도 뭔가에 맞고 50야드나 튕겨져 나와 페어웨이로 나가곤 했다." 당시 매너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농담을 '툭' 던졌다고 한다. "골프에서처럼 정치에서도 운이 좋다면 언제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그 농담 덕인지, 아니면 골프의 행운이 정말 정치에도 이어졌는지, 그는 결국 미국 대통령이 됐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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