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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골프엔 '프런티어' 정신 가득

惟石정순삼 2009. 1. 21. 10:19

 

 

오바마 골프엔 '프런티어' 정신 가득

싱글 골퍼 꿈가져…멀리건 안받고 타수 정확히 기재

골프엔 인간 됨됨이와 성격이 묻어 있다.

20일(한국시간) 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90대 초중반을 치는 '보통 골퍼'다. 하지만 그의 골프 스타일에는 흑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이 된 삶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 골프에서도 도전과 변화 추구

=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농구광' 오바마 대통령이 골프를 하게 된 동기는 초라(?)하다. 농구하다 툭하면 손가락 골절에다 손목 통증을 호소하고 심지어 눈까지 멍들었던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내 미셸 여사는 1997년 조심스럽게 골프를 권했다. "왜 좀 더 위험하지 않은 '골프 같은' 운동을 하지 않죠?"

골프 입문 초반 오바마 대통령은 100타를 깨지 못했다. 공도 원하는 대로 날아가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와 라운드한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결코 신념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언젠가는 실력이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친구인 테리 링크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그 작고 하얀 공에 절대 실망하는 법이 없었다"며 "삶에 대한 태도도 골프할 때와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핸디캡 16으로 알려진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가 끝난 후 싱글 핸디캡 골퍼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결코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 그의 인생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 오바마 대통령 선거를 도왔던 마빈 니콜슨은 "세인트 앤드루스, 페블비치, 베스페이지 블랙 등 유명하고 도전적인 코스에서 라운드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 정직하지 않은 골프 싫어해

= 통상적으로 주말골퍼들은 더블파(일명 양파) 이상 적지 않는 게 보통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절대 줄여서 적지 않는다.

스코어카드에 11타를 모두 적은 일화는 유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보좌관 마빈 니콜슨은 "언젠가 한 홀에서 11타를 쳤을 때 스코어카드에도 그대로 11을 적더라"며 그의 '대나무 같은' 골프 스타일을 밝히기도 했다.

'멀리건(티샷 잘못으로 벌타없이 다시 치는 것)'은 사용한 적이 없고 벙커샷을 한 뒤 모래를 정리하는 것은 물론 골프채로 파인 디봇도 다시 메워 놓는다고 한다.

얼마 전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그의 스윙 자세를 통해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분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문은 "공을 친 후에도 팔을 곧게 뻗은 채로 유지하는 오바마의 폴로스루에 후한 점수를 주며 '일단 정책을 추진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인척 중 한 명인 이안 매너가 밝힌 오바마 골프 뒷이야기다.

"내가 친 공이 나무 숲으로 향할 때는 어김없이 그 공은 나무 밑에 있었다. 하지만 그가 친 공은 나무 숲을 향해 가더라도 뭔가에 맞고 50야드나 튕겨져 나와 페어웨이로 나가곤 했다."

당시 매너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농담을 '툭' 던졌다고 한다. "골프에서처럼 정치에서도 운이 좋다면 언제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그 농담 덕인지, 아니면 골프의 행운이 정말 정치에도 이어졌는지, 그는 결국 미국 대통령이 됐다.

[오태식 기자]

 

 

 

역대 대통령의 특별한 골프

빌리건ㆍ대통령골프ㆍ원퍼팅 OK…

 

최근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역대 대통령 골프 랭킹에서 7위에 오른 빌 클린턴.

그의 무기는 '빌리건'으로 알려져 있다. 빌리건은 빌 클린턴이 '멀리건(티샷을 미스했을 때 한 번 더 기회를 준다는 뜻을 가진 골프 은어)'을 워낙 남발하면서 붙은 '클린턴 전용 멀리건' 애칭이다.

OB만 나면 빌리건을 쓰니 타수가 줄지 않을 리 없다. 다이제스트 평가를 보면 고개가 끄떡여질 만도 하다. '빌리건 덕에 늘 편하게 90대 스코어를 깰 수 있었음'.

한국에서 가장 특별한 골프를 한 인물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꼽힌다. 전두환 전 대통령 공인 핸디캡은 12~14 수준. 한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핸디가 낮다. 지금도 휴가철이면 어김없이 용평리조트를 방문해 버치힐 코스와 용평 골프 코스 두 군데를 7일씩 예약해 놓고 라운드를 즐길 정도.

그는 '대통령 골프' 주인공이다. 글자 그대로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골프로 현역 시절에는 아예 앞뒤 홀을 하나씩 비워두었다고 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장타로도 유명하다. 야드가 아닌 미터로 230 이상을 너끈히 날린다는 것.

골프에 대한 애착도 남달라 청남대에 1983년 간이 골프장을 만들기도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트레이드 마크는 '소리 없이 골프'다. 그만큼 조용히 즐겼기 때문에 붙여진 말이다. 청와대 골프연습장을 자주 찾았고 그 덕에 부인 김옥숙 여사도 상당히 재미를 붙였다고 한다.

주변 시선을 많이 의식했는데 그래서 골프 횟수는 3개월에 한 번꼴 정도였다고. 핸디캡은 18~20 수준인데 워낙 조용히 골프를 즐겨 아직 본 사람(?)이 없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골프를 잘 못치고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언젠가 김종필 전 총재와 라운드할 때 샷을 잘못 휘둘러 엉덩방아를 찧었기 때문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엉덩방아를 찧는 모습이 사진으로도 나온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뒤늦게 골프에 빠진 사례인데 대대적인 골프장 규제 완화를 통해 경기 부양을 시도하기도 했다. 부인 권양숙 여사가 더 잘 친다는 이야기도 있다. 퇴임 후에도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소유인 시그너스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간혹 골프를 즐기고 이곳에서 결혼식 주례를 서기도 했다.

최고회의 의장 시절인 62년 한장상 프로에게 골프를 배웠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골프 마니아로 통한다. 당시 장충동 공관에 길이 15m, 폭 10m짜리 간이 연습장을 직접 만든 뒤 골프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이 남긴 유행어 역시 많다. 첫째는 '어깨총' 이동법. 박 전 대통령은 군 출신답게 골프채를 총을 메듯 어깨에 걸친 채 볼 있는 곳으로 이동했는데 이게 유행처럼 번졌다고 한다. '원퍼팅 OK'라는 유행어 역시 박 전 대통령 때 나왔다.

그는 그린에 올라가면 딱 한 번만 퍼팅을 하고 끝냈는데 그래서 '원퍼팅 OK'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뒷말도 무성했는데 국가원수가 고개를 숙이고 퍼팅을 넣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품위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는 게 가장 설득력 있게 들린다.

골프 실력은 1퍼팅 OK를 감안하더라도 핸디캡 20 정도.

[신익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