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경제행위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생활 모두가 경제와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라 할 수 있지요. 많은 사람이 경제문제가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제에 관한 기본적인 원칙은 경제 전문가나 경제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닌 국민 모두가 알아야 할 삶의 지혜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경제학과 교수인 맨큐라는 사람이 ‘경제학의 10대 기본원리’를 제시한 바 있는데, 그중 제1 경제원칙이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라는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표현만 다를 뿐이지 그 뜻은 같은 말입니다.최선의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대안을 놓고 득과 실을 따져 볼 필요가 있는 것이죠. 경제학에서는 어떤 선택을 위해 포기했던 다른 여러 가지 선택 중 가장 큰 가치가 있는 것을 ‘기회비용’이라고 말합니다.
▲ 생활 속의 합리적 의사결정과 기회비용
이제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갑돌이가 신혼살림을 꾸리기 위한 집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갑돌이가 서울에서 약 25평 규모의 전세 아파트를 얻기 위해서는 약 1억 원이 필요하고, 월세로 얻는다면 매월 100만 원이 든다고 가정해 봅시다. 갑돌이가 기회비용의 경제원칙을 모르고 있다면 그의 형편에 따라 전세든 월세든 서울에 집을 장만하겠죠.
그러나 갑돌이가 기회비용의 개념을 알고 있다면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편리한 서울 집과 조금은 번거롭지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서울 근교의 집에 대한 이해득실을 따져 볼 것입니다. 그 결과 서울보다 서울 근교를 택하는 것이 만족이 더 크다면, 즉 서울서 사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면 갑돌이는 서울 근교를 선택할 것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얼마 전 대학을 갓 진학한 아들이 미국 유학을 가고 싶다고 상의해 왔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는데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서운함도 있었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보다 밝은 미래를 생각할 때 유학을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겠죠.
저는 아들에게 유학에 따른 기회비용을 생각해 보고, 너의 생각이 합리적이고 타당하다면 나도 허락하겠노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며칠 후 아들은 유학에 따른 기회비용이 너무 크므로 유학을 포기하고 대신 다른 방법으로 열심히 공부하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이때 저는 한편으로는 아들의 희망사항을 들어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함과 아울러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미국 유학을 갈 경우 비용이 1년에 5000만 원이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4년이면 2억 원, 6년이면 3억 원인데 만약 지금 간다면 최소 6년은 걸릴 것이다.
반면, 유학을 마치고 온다고 그에 어울리는 좋은 일자리나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또 국내에서 공부할 경우 등록금 외에는 특별한 비용이 더 들지 않을뿐더러 더 좋은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할 기회도 많다. 더 나아가 유학 가는 데 필요한 경비 3억 원을 가지고 6년이란 시간을 투자해 사업을 하더라도 큰 성과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점을 설명했고 아들은 저의 마음을 이해해 줬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행복하게 사는 첫걸음은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음을 알고 기회비용을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생은 대충 살기에는 너무 소중하고 짧기 때문입니다.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을 세상을 사는 지혜로 삼았으면 합니다.
<한국은행 경제교육센터 국방부 복지정책과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