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군 조종사들은 골프를 잘 할까
비행 대기할 동안 체력단련 위해 건설
육·해·공 3군(軍)이 골프대결을 한다면 누가 이길까? 공군이 이길 확률이 제일 높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군 수뇌부와 수 차례 골프를 쳤다.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3군 총장 등이 참석했는데 공군 참모총장의 실력이 한 수 위였다고 한다.
그 이유는 뭘까. 공군 조종사들이 거의 골프를 치는 사연은 무엇일까. 공군은 특성상 골프 입문(入門)이 용이하다. 공사를 비롯해 각 비행단에 골프장이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 접근이 쉽고 근무 여건상 골프를 치는 횟수도 육군과 해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국방부와 3군, 군인공제회가 운용하는 골프장(군에서는 '체력단련장'으로 통칭)은 전국에 32개다. 이중 3군이 독자 관리하는 골프장은 육군 5개, 해군 5개, 공군이 14개다. 공군이 육군과 해군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공군이 골프장을 많이 보유한 이유는 조종사들 때문이다. 조종사들은 비행단에 배속되면 영내(營內) 대기를 하는데 이들은 대개 골프장에서 체력을 단련한다. 각 비행단마다 생긴 골프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조종사들의 체력단련용으로 골프장 건설을 지시한 게 배경이 됐다.
조종사들은 한 달에 3주 정도 영내 대기를 하며 2주는 비상대기실에 있는다. 활주로 끝 비상 대기실에서 항공기, 조종사, 정비사가 24시간 대기하다 출동 명령을 받으면 바로 출격한다. 또 1주는 '30분·1시간 대기조'에 포함된다. '대기조'는 아예 골프가방에 조종사복을 넣고 다니며 골프 라운딩 중에도 출동 태세를 갖춘다.
- ▲ 국방부가 운영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소재 남성대 골프장. / 조선일보 DB
각 비행단에는 기본적으로 4개 대대가 있다. 공군 체력단련장은 일반 부대원들에게도 '티'(골프운동권)를 배정해준다. 주중에는 인터넷을 통해 예비역과 군인 가족, 민간인들에게 개방한다. 현역인 경우는 2만원 내, 민간인들은 8만원 정도.
공군 관계자는 "공군이 하는 골프는 작전지역을 이탈하는 게 아니고 영내에서 하는 운동 개념이라 귀족 스포츠 의미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전투조종사의 골프 실력이 80대 수준이며 사령부급에 근무하며 집중적으로 운동하는 육군과 해군 영관들과 비슷한 실력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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