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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기사이야기

골프를 입으로 치나

惟石정순삼 2008. 8. 31. 12:38

"골프를 입으로 치나"

 

美언론들, LPGA 영어사용 의무화 비판, AP통신 "이해못할 조치" 최경주 인터뷰 인용
                                     '폭스 스포츠' 인터넷판 "이번 조치는 非미국적"

 

미국 LPGA(여자프로골프)의 영어사용 의무화 조치가 미국 언론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사설로 이 조치를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AP통신,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 등 다른 미국 언론도 이번 조치가 도덕적·법률적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AP통신은 29일 미 PGA 투어에서 입지를 다진
최경주와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의 말을 인용해 영어를 못하면 출전 정지까지 시킬 수 있다는 미 LPGA 방침을 비판했다.

최경주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영어를 잘하면 선수생활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도 "영어를 못하면 대회 출전을 금지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PGA 투어 신인시절이던 2000년을 회상하면서 "그 때는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만약 그 때 LPGA와 같은 영어사용 의무화 정책이 실시됐다면 나는 집에 가야 했다"고 덧붙였다. 작년 US오픈에서 우승한 카브레라도 "골프를 치는 데 영어를 잘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또 '폭스 스포츠' 인터넷판은 "이번 LPGA의 조치가 비(非)미국적이며, 기량을 우선하는 시스템에 대한 공격이고, 골퍼는 물론 운동선수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폭스 스포츠는 "만약 미국의 스폰서를 의식해 나온 조치라면, 운동선수들에게 아예 성조기가 들어간 운동복을 입혀야 할 것"이라며 "영어를 못한다고 불이익을 주는 것은 격분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조치 시행 이후 대대적인 소송을 염려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이번 LPGA의 조치가 소송을 당할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영어사용을 의무화한 직장의 소송을 맡고 있는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영어사용 의무화가 정당화되는 것은 '안전과 효율성'인데, 영어사용은 LPGA의 안전과 관계가 없으며 골프경기의 효율성과도 관계가 없다고 꼬집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또 다른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매우 주관적인 구술 테스트를 하는 것은 악몽"이라며 "구술 테스트에 근거해 생계를 박탈하는 것은 소송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2008.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