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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유머이야기

골프유머 - 무시당한 정직

惟石정순삼 2008. 7. 14. 09:48

 

 

                                   무시당한 정직

 

골프에 미치다시피 한 남편이 골프 백을 둘러메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서려 하자, 아내가 단단히 일렀다.

 

"제발 오늘은 오후 다섯 시까지는 돌아오란 말예요. 친정 아버님께서 들르시겠다고 했으니까요. 약속하실 수 있죠?"

"걱정 마, 세시에 라운딩이 끝날 테니까 다섯시에는 문제없이 도착하도록 하지."

 

그러나 정확한 시간에 골프를 마치고 부리나케 집을 향하던 남편은 도로변에서 차를 세워놓고 애타게 도움을 청하는 아름다운 미녀를 그냥 외면할 수 없었다.

"제 차의 타이어가 펑크났어요. 전 타이어를 바꿔 낄 줄 모르거든요."

'다섯 시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

 

구슬땀을 흘려가며 타이어를 교환해 준 남편이 집으로 가려는 순간, 글래머 아가씨는 남편을 은근히 유혹했다.

"이렇게 고마우신 분을 그냥 가시게 하면 제가 얼마나 마음이 불편하겠어요? 저희 집에서 차라도 한잔...저 혼자 사는 여자예요."

 

그순간 아내와의 약속을 잠깐 떠오렸지만 아름다운 아가씨의 매혹적인 미소를 뿌리칠 수 있을 만큼 그는 마음이 모질지 못했다.

결국 한 시간 이상을 달려 낯선 여자의 집에서 차를 얻어 마시고 여자가 권하는 위스키를 한 병 모두 비울 때쯤에는 아내의 당부 따위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더구나 술이 거나해진 여자가 그의 바지 지퍼를 열기 시작했을 때에는 오히려 '착한일을 하고 나면 이런 행운이 찾아오는 법'이라고 혼자 되뇔 따름이었다.

 

골프와 질펀한 섹스로 지쳐버린 남편이 터덜터덜 자기 집의 현관문으로 들어선 것은 밤 아홉시. 장인은 이미 돌아가고 없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아내가 그를 닥달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 정신나간 양반아, 이 시간까지 도대체 뭘 한 거예요. 예?"

 

남편은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결혼 이후 단 한번도 아내를 속이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사실은 말야, 골프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길에서 만난 아가씨와 세차례의 섹스를 가진 사실까지 몽땅 털어놓으며 용서를 빌었다.

 

"다시는 한눈 팔지 않을 테니까 용서해 줘. 제발..."

 

그러자 아내는 벼락같이 고함을 지르며 남편을 밖으로 내쫓았다.

"이런 치사하고 비열한 인간 같으니라고! 이제는 거짓말까지 하는 군.

36홀을 했다고 사실대로 고백을 했으면 용서할 수도 있었을 텐데. 나가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