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은 내기광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골프장에 퇴역 장성 출신의 새로운 회장이 선출되자,
맴버들이 전전긍긍하기 시작했다.
나이도 물론 많은 데다가 매우 엄격하고 까다로운 성격으로 융통성이 전혀 없으며 회원관리에서도 원리 원칙을 철저하게 적용하여, 플레이 도중 매너를 잘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말부킹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회원도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회장을 골탕먹일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던 맴버 하나가 새 회장이 내기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덤벼든다는 사실을 알고 헤드프로에게 라운딩을 주선해 달라고 부탁했다.
내기 골프를 제안하자 회장은 곧바로 필드로 나왔다.
"한 타에 5만원 이하로는 내기를 하지 않습니다. 괜찮으시겠죠?
룰은 여기 헤드프로가 철저하게 PGA 룰을 적용할 거요."
"물론이죠. 회장님."
싱글 핸디를 자랑하는 회장과 스크래치 게임을 벌인 멤버의 실력은 그저 보기 수준이어서,
나인 홀이 지나자 꽤 많은 돈을 잃게 됐다.
그러나 개의치 않고 돈을 건네던 맴버가 10홀의 그린에서 갑자기 회장의 비위를 건드렸다.
홀 컵에서 1미터 정도 떨어진 공을 회장이 퍼팅하려하자, 엉뚱한 제안을 한 것이다.
"회장님이 이 퍼팅을 집어넣는다면 제가 10만원을 드리죠.
못 넣으시면 10만원을 제게 주시고요."
"거 정말이오? 이걸 넣으면 분명히 10만원을 준단 말이지?"
침착하게 퍼팅을 한 회장의 공이 홀 속으로 들어가자 맴버는 아낌없이 10만원을 내밀었고
회장은 의기양양하게 다음 홀로 향했다.
다음 홀 그린에서도 멤버는 회장이 퍼팅을 하려하자 어김없이 내기를 걸었다.
이번에도 홀과의 거리는 1미터 남짓밖에 안 됐다.
"회장님, 20만원으로 돈을 올려 걸겠습니다. 분명히 못 넣으실 걸요?"
"날 초보자로 아시는 모양인데, 퍼팅한 후에 딴소리나 하지 마시오."
결과는 회장의 성공이었다. 멤버는 얄팍해진 지갑에서 20만원을 건네주며
또 다른 내기를 하자고 졸랐다.
"축하드립니다, 회장님. 이번엔 제가 그린 엣지에서 홀컵까지 오줌을 눠서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몽땅 홀 컵으로 들어가게 하겠습니다.
한 방울이라도 그린에 떨어뜨리면 제가 지는 걸로 하고 50만원을 드리죠.
대신 제가 이기면 회장님도 50만원을 저한테 주셔야 합니다."
색다른 내기에 당황한 회장은 헤드 프로를 돌아보며 어이없어 했다.
"이상한 양반이군. 이봐, 자네도 분명히 들었나?
그린에 오줌을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50만원을 준다고."
"예, 분명히 그렇게 들었습니다."
"좋아요. 당신 정력이 얼마나 좋은지 구경해 봅시다."
멤버가 그린 옆으로 가서 심호흡을 한 뒤 지퍼를 내렸지만 그의 오줌 줄기는 홀 컵까지
미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린을 절반 이상이나 적시고 말았다.
회장은 당연히 손을 내밀었고 멤버는 그의 지갑에 남아 있던 50만원을 전부 건네주었다.
미안해진 회장이 그를 위로했다.
"난 돈을 많이 따서 좋긴 하지만 당신은 빈털터리가 되어버려서 참 딱하구려."
그러나 멤버는 오히려 싱글벙글 웃기만 했다.
"아니, 도저히 승산이 없는 엉터리 내기로 돈을 잃고 나서도 좋아하는 이유가 뭐요?"
"저 헤드 프로에게 물어 보시죠?"
멀찍이 떨어져서 침묵을 지키던 헤드 프로는 회장이 얼굴을 돌리자 민망한 듯, 입을 열었다.
"회장님 사모님도 내기를 꽤 좋아하시더군요. 저분이 사모님하고 500만원짜리 내기를 거셨습니다. 회장님 앞에서 그린에 오줌을 누어 볼 수도 있고, 필드에서 쫓겨나지도 않는다면 사모님께서
500만원을 내시기로......"
'골프유머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골프유머 - 골퍼들의 치료 방법 (0) | 2008.07.11 |
---|---|
골프유머 - 박세리와 레드베터 (0) | 2008.07.11 |
골프유머 - 세상에서 가장 큰 벙커 (0) | 2008.07.11 |
골프유머 - 예수와 모세 (0) | 2008.07.11 |
골프유머 - 비기너의 서러움 (0) | 2008.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