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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주말골퍼룰의 세계화?

惟石정순삼 2016. 3. 3. 21:13

입력 : 2017.03.03 03:13

최대타수 상한 정해… 홀아웃 없이 그냥 '양 파'적고 다음 홀
공 드롭도 '어깨높이 팔 펴고' 대신 그냥 땅 1인치 위서 맘껏

- 英·美골프協 규칙 개정 추진
전자 거리 측정기도 사용 가능

성수기 한국의 주말 골퍼들은 쫓기듯 홀을 돈다. 캐디들의 성화에 공이 홀컵에 들어가는 소리도 못 듣고 다음 홀로 이동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규정 타수를 두배 이상 넘기면 동반자들로부터 "그냥 양 파(double par·기준타수의 두 배)로 적어"라는 핀잔도 듣는다.

'한국 주말 골퍼만의 룰'이 프로 세계에서도 통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세계 골프 규칙을 정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대폭의 규칙 개정을 추진하는데, 이 중 상당수가 한국 주말 골퍼 경기 방식과 비슷하다. 두 단체는 2일 골프 규칙 현대화 계획을 발표하고, 선수들의 반응 등을 검토한 뒤 2019년부터 본격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바뀌는 규칙은 36개에 달한다. 골자는 경기 시간 단축과 규칙 단순화다. 골프가 다른 종목에 비해 경기 시간이 너무 길고 규칙이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의 인식을 바꾸겠다는 포석이다. "중계 시간이 너무 길어 지루할 수 있다"는 방송사의 의견도 고려했다.

대표적인 변화는 주최 측이 홀마다 최대 타수 한계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면 한 대회에서 파3홀의 최대 타수를 트리플 보기로 규정하면 7타째부터는 칠 필요가 없이 공을 들고 다음 홀로 이동하게 된다. 이 경우 스코어는 속칭 '양 파'(파3의 경우 6타)가 된다. 그동안 프로 세계에선 한 홀에서 10타를 넘게 치더라도 '홀 아웃'이 원칙이었다.

주말 골퍼 벤치마킹?… 변경되는 골프 규칙

진행 속도를 빨리하기 위해 '선수는 40초 이내에 샷을 해야 한다'는 규정도 신설된다. 이전에는 정해진 제한 시간은 없었지만 '관례보다 늦을 경우' 벌타를 줬다. 잃어버린 공을 찾는 시간도 기존 5분에서 3분으로 줄어든다. 샷 순서도 기존에는 홀에서 멀리 떨어진 선수부터 쳤지만, 개정된 규정에선 시간을 아끼기 위해 '준비된 사수'부터 치면 된다. 어깨 높이에서만 허용되던 드롭 방식도 지면 위 1인치(2.54㎝) 이상으로 변경된다. 드롭한 공이 굴러내려 계속해서 드롭을 하는 시간 낭비를 방지한다는 취지다. 마치 주말 골퍼들이 "좋은 데 놓고 쳐" 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선수들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선수들 편의를 위해 그린 위 스파이크 자국이나 동물이 남긴 흔적도 수리하고 칠 수 있게 된다. 그린 위에서 공이 움직인 경우에도 고의가 아니라면 벌타를 받지 않는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챔피언 더스틴 존슨(미국)이 그린에서 공이 저절로 움직였다고 스스로 신고한 뒤 1벌타를 받자, 반대 여론이 들끓었던 상황을 반영했 다. 그래서 새 규정엔 '존슨 룰'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또 주말 골퍼들이 애용하는 '거리 측정기'도 사용할 수 있다. 새 규칙은 '로컬 룰로 금지된 경우가 아니라면 전자 거리측정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데이비드 릭먼 R&A 이사는 "1984년에 골프 규칙이 대폭 변경된 뒤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며 "시대의 변화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03/201703030013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