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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이야기

[유창우의 쉬운 사진] ⑨ 분위기 있는 실내사진 찍는 법

惟石정순삼 2011. 12. 1. 19:49

창문은 내 옆쪽에 두고… 카메라 수평 확인 필수

잡지사 에디터로 일하는 후배 A씨는 자칭 '카페 순례자'다. 주말이면 인테리어가 독특하고 예쁜 카페를 찾아다니며 그 공간을 사진으로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 걸 좋아한다. 그런 그녀가 어느 날 내게 전화를 걸어와 대뜸 이렇게 물었다. "선배, 내가 찍은 실내 사진은 왜 어설퍼 보이는 거지? 안정감이 영 없네…."

뜬금없는 질문에 잠시 망설이다 이렇게 대답했다. "먼저 카메라를 똑바로 들어야지." 수화기 너머 후배가 고개를 갸우뚱하는 게 느껴졌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녀석은 이 말이 분위기 있는 건물 실내 사진을 찍기 위한 첫 번째 방법임을 눈치 채지 못한 것이다.

A를 비롯한 사진 초보자들이 건물 실내를 찍을 때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 그건 사진을 '불안하게' 찍는 것이다. 수평·수직선을 제대로 못 맞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모든 건물은 기본적으로 수평·수직선으로 이뤄진다. 많은 이들은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카메라를 들어 사진을 '툭' 찍는다. 그러다 보니 실내도 비딱하게 찍힌다. 사진이 안정감이 없어 보이는 이유다.

이를 피하려면 먼저 카메라를 수평으로 똑바로 들어야 한다. 그리고선 건물 천장·기둥·모서리 같은 선을 하나 찾아, 사진 속 사각 프레임과 평행하게 맞춰야 한다. 이렇게만 구도를 잡고 찍어도 절반은 완성이다. 공간을 담아내는 틀을 안정감 있게 잡았기 때문이다.

렌즈(20mm)·셔터스피드(1/15 sec)·조리개(f/8)·감도(ISO 100). 삼각대 사용.
여기까지 성공했다면 이젠 두 번째 방법에 귀 기울일 차례다. 어려울 건 없다. '흔들리지 않게 찍자'는 것이니까. 카페·레스토랑·갤러리 같은 실내는 대개 빛이 부족해서 사진이 쉽게 흔들린다. 카메라 모니터로 볼 땐 그럭저럭 괜찮은 사진도 나중에 펼쳐 보면 흔들려 엉망인 경우가 많다. 이럴 땐 먼저 숨을 참고 몸의 무게중심을 잘 잡고 찍는다. 그래도 흔들리면 몸을 벽에 기대보자. 사진이 흔들리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안정적으로 사진 찍는 자세를 익혔다면 마지막으로 '분위기'를 살릴 차례. 내가 준비한 귀띔은 '창문을 내 왼쪽·오른쪽에 두고 찍으라'는 것이다.

실내 사진은 자칫하면 밋밋하게 찍힌다. 공간이 널찍한 곳일수록 더욱 그렇다.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입체적으로 살리려면 무엇보다 빛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럴 땐 정면으로 스며드는 빛, 등 뒤로 쏟아지는 빛보다는 옆에서 비스듬하게 떨어지는 빛이 더 좋다. 사물을 한층 극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서울 성북구 효자동에서 찍은 한옥 카페 사진도 위 세 가지 방법을 활용해서 완성한 것이다. 카페 실내는 좁은 편이었다. 그 공간을 왜곡하지 않고 제대로 찍기 위해 일단 카페 안 창문과 탁자에 맞춰 수직·수평선이 정확하게 들어맞도록 구도를 잡았다. 빛을 살폈다. 오전 11시. 햇빛이 내 왼쪽 창문으로 비스듬하게 흘러들어왔다. 창틀과 의자, 탁자는 다소 어둡게 나왔지만, 찻잔과 창문 밖 한옥 기와는 생생하게 살았다. 비스듬한 빛 덕에 공간의 표정까지 잡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