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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선변의 명산들] 강촌역 기점 삼악산

惟石정순삼 2011. 1. 31. 14:44

 

              [경춘선변의 명산들] 강촌역 기점 삼악산
암릉과 호수 조망의 절대 강자
등선폭포 입구~흥국사~용화봉~상원사~매표소

강원도 춘천의 삼악산(三岳山·654m)은 경춘선 철길 주변의 산행지 가운데 고전으로 꼽을 만한 곳이다. 두 눈을 의심할 정도로 맹렬히 치솟은 산세와 주변을 휘감은 의암호와 북한강 풍광은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다. 사철을 가리지 않는 이곳의 인기는 두 말할 필요 없다. 이제 경춘선 복선전철의 개통으로 더욱 많은 이들이 삼악산을 찾을 것이다.


삼악산은 덩치는 아담하지만 다양함과 깊이를 갖춘 산이다. 정상에서 조망되는 호수와 강의 수려함은 기본. 여기에 절벽으로 둘러싸인 기괴한 계곡과 근사한 노송이 어우러진 아찔한 암릉까지 곁들였다. 옛 성터가 건재하고 산과 관련된 전설 또한 숱하다. 팔방미인의 면모를 갖춘 산이다.


▲ 의암호반이 조망되는 용화봉 정상에서 춘천에서 온 등산객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취재팀.

삼악산은 흥국사를 가운데 두고 주능선이 사각형으로 둘러 서 있다. 이 주능선 안쪽은 완만한 경사의 분지가 형성되어 있고, 바깥쪽은 수직절벽이거나 급경사 바위지대다. 이 사각형 능선을 따라 삼한시대 맥국(貊國)의 성터가 남아 있다. 또한 이 성터는 태봉국의 궁예(弓裔)가 왕건에게 패하여 패잔군들과 함께 피신처로 삼았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삼악산 산행은 종주코스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강촌 다리 건너 육교 부근에서 능선을 타고 등산봉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도 있으나 길이 험하고 불확실한 곳이 많다. 시간도 적지 않게 걸려 하루 산행으로 연결하기가 만만치 않다. 게다가 이곳은 산불예방기간에는 입산을 통제한다.


가장 많은 등산객이 몰리는 곳은 역시 등선폭포 기점이다. 여기서 계곡을 따라 흥국사를 경유해 정상으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상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봉을 거쳐 상원사와 삼악산장을 경유해 매표소로 하산한다. 이 코스를 역으로 타는 사람도 많다.


▲ 등산객들이 절벽으로 갇힌 골짜기를 걷고 있다.

등선폭포 가는 길에 협곡의 진수를 보다

등선폭포로 들어서는 길목은 양쪽이 수직절벽으로 둘러싸인 바위협곡이다. 이 입구에 가게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이곳은 삼악산을 하나의 성채로 볼 때 남문에 해당된다. 음식점이 즐비한 협곡 안으로 60m 정도 들어서면 매표소가 나타난다.


양쪽 절벽 사이를 가로막은 2층 건물에 매표소가 들어서 있다. 건물 아래 계곡물이 흐르는 수로 외에는 그냥 통과하는 것이 불가능한 철옹성 같은 매표소다. 이곳에서 1인당 1,6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계곡으로 들어간다. 절벽 사이의 좁은 길을 통과하면 곧이어 10m 높이의 등선폭포 하단부에 닿는다. 겹겹이 둘러친 바위 절벽 속에 숨어 있는 등선폭포가 신비롭다. 오른쪽 절벽에는 내등선폭포(內登仙瀑布)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등산로는 글씨가 새겨진 절벽 위쪽의 급경사 계단길으로 이어진다. 계단을 통과해 왼쪽으로 등선폭포가 내려다보이는 철다리를 건넌다. 이어지는 계곡길을 따라 100m 가면 비선식당이 보인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물을 건너 긴 목조데크를 따라 50m 오르면 다시 계곡을 건넌다. 여기에 높이 4m가량의 폭포수가 보이고 이 폭포 상단부에 직경 6~7m의 하트형 물웅덩이인 선녀탕이 있다.


▲ 좌)삼악산 등선폭포 입구의 철옹성 같은 매표소. 우)등선폭포 입구의 상가 단지. 네팔 산골 가게 분위기를 풍긴다.

선녀탕을 뒤로하고 물길을 거슬러 20분 올라가면 도토리묵과 음료수를 파는 흥국사 앞의 매점에 닿는다. 매점 뒷길로 50m 올라가면 흥국사 대웅전이다. 흥국사를 빠져나와 삼거리에서 북동쪽 산길로 들어가 계단길을 200m 올라가면 동쪽 지능선의 작은 초원이다. 이어 나타나는 급경사 지대의 330계단을 통과해 올라서면 큰 초원이라고 불렸던 송림지대가 펼쳐진다.


소나무가 우거진 완만한 분지를 지나면 다시 길이 가팔라진다. 송림지대에서 정상까지는 불과 10여 분 거리. 하지만 급경사에 지그재그로 이어진 길이라 쉽지 않다. 정상에는 ‘삼악산 용화봉 654m’이라고 음각된 춘천시민산악회가 세운 정상비석이 있다.


바위들이 어지럽게 솟아 있는 정상에서 보는 조망이 장쾌하다. 북서쪽으로 석파령을 지나 계관산과 북배산으로 뻗은 긴 능선이 눈에 든다. 동북쪽의 의암호반이 무척 가깝게 느껴진다. 호수 가운데에 떠있는 중도와 붕어섬은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의암호 건너편으로 춘천 시내와 봉의산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 상원사 가는 길 중간의 의암댐이 내려다보이는 철계단.

사고 잦은 상원사 하산길 주의

하산은 일단 동봉을 거쳐 상원사로 잡는다. 용화봉 정상에서 200m쯤 떨어진 동봉은 날카로운 암릉으로 이어져 있다. 겨울철에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산행해야 할 구간이다. 동봉에서 상원사로 가는 길인 남동쪽 능선으로 200m 내려서면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상원사 가는 길은 동쪽 급경사 아래로 굽돌아 이어진다. 남동으로 뻗은 흐릿한 능선은 원당리로 내려가는 코스지만 길이 좋지 않다.


와이어와 철봉이 박혀 있는 급경사 암반을 15분쯤 내려서면 의암호 조망이 멋진 철계단 상단에 선다. 여기서 계단을 지나 와이어 난간을 잡고 20분가량 고도를 낮추면 깔딱고개(↑정상 0.96km, ↓상원사 0.35km, ↓매표소 1.0km 푯말)에 닿는다. 이곳에서 잠시 숨을 돌린 뒤 너덜지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간다. 10분 정도면 숲길이 시작되고 계단 몇 개를 지나면 상원사 경내로 들어선다.


상원사에서 다시 긴 계단을 따라 10분이면 삼악산장이 나온다. 의암댐과 호반 경치가 근사한 위치에 있는 시설이지만 건물이 많이 낡았다. 산장을 지나 2~3분이면 상원사 입구 매표소에 닿는다. 매표소 옆에는 화장실과 작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상원사와 삼악산장은 등산객의 화장실 사용을 막고 있다.


주차장을 기점으로 등선폭포~신흥사를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동봉~상원사~삼악산장~매표소로 내려오는 산행거리는 약 5km로, 4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 굵은 나무가 자라고 있는 정상부의 큰 초원.

산행 길잡이


교통
삼악산 산행기점인 등선폭포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경춘선 복선전철 역은 강촌역이다. 서울에서는 7호선 상봉역 또는 국철 망우역에서 경춘선으로 환승해 강촌역까지 간다. 강촌역에서 등선폭포까지는 버스를 이용한다. 역 앞에서 등선폭포와 의암댐을 거쳐 춘천시내로 운행하는 버스(3, 5, 50, 50-1, 55, 56, 86)가 수시로 운행하고 있다. 강촌에서 등선폭포 입구까지 10분 소요.


하산지점인 매표소에서 강촌역으로 돌아가려면 5분 거리의 의암댐 버스정류소로 걸어서 이동해 강촌행 버스를 탄다. 혹은 춘천 시내로 이동해 식사를 한 뒤 남춘천역에서 전철로 귀가할 수도 있다. 춘천개인콜택시(033-254-5858)를 부를 경우 미터요금을 받는다. 시내까지 6,000~7,000원.


주차료(하루) 소형차 2,000원, 대형버스 4,000원. 입장료 어른 1,600원(단체 30인 이상 1,400원), 중고생·군경 1,000원(800원), 어린이 600원(400원).


숙식 (지역번호 033)
숙박은 강촌 일대에 밀집한 펜션이나 리조트 민박 등을 이용한다. 가벼운 식사는 등선폭포 입구 선물의 집 매점(261-7797), 삼악산식당(261-9960), 등선식당(261-1443)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관광지보다 춘천시내의 음식점을 선호하는 이들도 많다.


남춘천역 인근에 새롭게 조성한 풍물장터의 먹을거리도 관광객의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구 시외버스터미널 부근 마장동(255-0546)은 춘천 사람들이 추천하는 맛집. 덩어리로 내놓는 100% 갈매기살(200g 9,000원)과 닭갈비(300g 1인분 9,000원) 숯불구이가 수준급이다.


 / 글 김기환 기자  사진 염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