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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北 무차별적 군사도발은 정권 몰락 재촉

惟石정순삼 2011. 1. 7. 18:13

<1>北 무차별적 군사도발은 정권 몰락 재촉

북한의 무차별 해안포 공격을 받은 연평도 마을. [연합뉴스]


북한군이 서해 연평도의 우리 군부대와 민간인 마을에 무차별 해안포를 발사했다. 민간인 거주 지역에 대한 공격은 전시에도 국제법이 금지하는 범죄행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적의 도발에 대응한 해병대 장병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다만 해·공군이 즉각 지원할 수 있는 교전규칙의 보완이 아쉬운 대목이다. 군은 교전규칙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이다.

 북한 정권의 최대 관심사는 권력 3대세습의 완성이다. 후계체제 구축에 도움이 된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씨 왕조를 지킬 수만 있다면 북한 주민 500만 명이 굶어 죽어도 김정일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대남 군사도발을 일으키는 것도 권력 승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영토를 직접 공격하는 만행을 저지르고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을 제의하는 것에서 확인된다. 북한의 도발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이나 국민적 공포심을 유발해 기 싸움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다.

 혹자들은 우리 군이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면 전쟁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그러나 확전으로 인한 전쟁발발은 오히려 북한이 더 경계하고 있다. 국지 충돌이 일시적으로 확전될 수는 있지만, 결국은 북한이 꼬리를 내릴 것이다. 확전은 권력세습의 실패와 함께 정권의 몰락을 재촉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확전을 주저하는 것은 최고 지도자가 늙고 병들은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김정일의 건강은 북한 정권 최대의 관심사다. 전쟁은 고도의 집중력과 통찰력을 필요로 한다. 북한 정권의 특성상 최고지도자 1인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돼 전시 최고사령관인 김정일이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한다. 현재 김정일의 건강은 이를 감당할 수 없다. 전쟁은 김정일의 건강악화나 수명의 단축, 조기 사망으로 권력 세습의 실패를 의미한다.

 둘째, 차기 지도자인 김정은은 군사적 경험과 전략 전술에 대한 식견이 부족하다. 그가 비록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군사학을 수학했다고는 하나 전투 지휘는 수많은 경륜을 필요로 한다. 전투의 승패는 지휘관의 전략 전술적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김정은이 이런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군사 충돌이 잦으면 군부의 발언권이 강화되고, 김정은의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결국 지도자를 경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돼 권력 세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셋째, 잦은 군사 충돌은 엄청난 전쟁 비용을 필요로 하므로 북한 경제가 이를 감당할 수 없다. 최악의 경제상황에 처한 북한 경제를 마비시키고 경제난과 식량난을 더욱 고조시켜 민심 이반을 가속화할 것이다. 이로 인해 대규모 반체제나 반 김정일 운동이 확산되는 것을 예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넷째, 내부 갈등이 심화되면서 자중지란에 빠질 것이다. 전쟁을 계속해야 할 것인지, 협상으로 전환해야 할지에 대한 논란이 가중될 것이다. 국론분열은 권력세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는 통치자와 후계자에 대한 불신을 확산시키고 정권을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몰고 갈 것이다.

 다섯째, 북한의 잦은 대남 군사도발은 미국의 즉각적인 개입을 초래할 것이다. 첨단무기로 무장한 미군이 지원함으로써 북한군의 패배의식을 확산시켜 정권의 몰락을 재촉할 것이다.

 여섯째, 북한의 선제공격으로 인한 군사 충돌은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계속 감싸고 지원할 명분을 없앨 것이다. 당장은 중국이 북한 체제를 존속시키는 것이 국가이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의 북한 편들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북한의 도발이 중국의 국익과 배치된다면 북한 편들기는 종식될 수밖에 없다.

 일곱째, 북한군의 무차별적 군사도발은 우리 국민의 안보의지를 강화시켜 북한 정권의 실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북한보다 수십 배의 경제적 우위에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단합된 모습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다면 우리가 전쟁을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북한은 권력 세습에 도움이 된다면 대남 군사도발을 지속할 것이다. 북한의 재도발을 막기 위해서도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더 이상 북한의 전쟁 놀음에 희생돼서는 안 된다. 전쟁은 두렵다고 해서 피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쟁을 각오해야 진짜 전쟁을 막을 수 있다. 자유와 평화는 공짜가 없기 때문이다.
윤규식 육군종합행정학교 교수·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