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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구조. (위에서부터 D:실크인쇄층, C:래커층(도료), B:알루미늄 반사층, A:폴리카보네이트 판, E:레이저 픽업) 출처:위키피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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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드라이브 광렌즈. | 컴퓨터 기억장치는 RAM·ROM과 같은 내부기억장치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ard Disc Drive), CD/DVD 드라이브 같은 외부기억장치로 구분된다. 이렇게 구분하는 것은 CPU와 전기적으로 직접 결합된 것인지 아닌지에 따른 구분으로 생각하면 된다.
보통 컴퓨터 공부를 하면 내부기억장치를 먼저 학습하고 외부기억장치는 나중에 학습하게 되는데 우리는 외부기억장치인 CD(Compact Disc)를 먼저 알아보기로 하자.
CD 탄생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영상을 담는 DVD가 CD에서 발전된 것으로 생각하는데, 실은 음악을 저장하는 CD가 탄생하기 전에 레이저 디스크(LD : Laser Disc)라고 영상을 저장하는 LD가 먼저 있었고 거기서 CD가 탄생한 것이다.
LD에 채용했던 기술을 응용해 1976년 소니가 초기 기술을 시연했고, 79년 필립스가 오늘날 표준 초안을 발표한 후 필립스·소니가 공동 설계에 들어가 81년 독일에서 카라얀이 지휘하고 베를린 필이 연주한 스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을 최초의 CD에 담아 발표했다.
당시 개발자들은 650MB를 기준으로 CD를 개발했다. 용량 표기가 어떤 자료에서는 650MB로, 어떤 자료에서는 680MB로 표시돼 혼란을 주던 시절이 있었는데 원칙적으로 650MB가 맞는 표현이다. 왜냐하면 MB(메가바이트)나 KB는 1000이 아닌 1024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고 650MB는 681,574,400(흔히 680MB로 적는) 바이트다.
CD 용량이 650MB가 된 이유는 당시 유명한 카라얀(Karajan)이라는 지휘자가 연주한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 연주 시간인 74분을 한 장에 넣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표준을 정하는 데 한 예술작품이 기준이 된 것이다.
“카라얀이 지휘한 합창 교향곡 한 곡을 넣을 수 있도록 74분으로 정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같은 크기(12㎝)에 최대 90분까지 저장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74분은 무의미해졌다고 할 수 있다. 또 공장에서 CD를 대량 생산해 공급한 음악은 81년 아바(ABBA) 그룹의 ‘The Visitors’ 앨범이다.
이렇게 음악을 저장하기 위해 개발된 CD는 알루미늄 박막에 홈을 파놓고 레이저로 홈을 읽어서 데이터를 가져오는 형태이므로 레이저 가공 장치나 정밀한 제어 장치를 갖출 수 없는 일반 가정에서 CD를 만들 수 없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로 CD와 같은 규격으로 가정에서 손쉽게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하고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CD-R, CD-RW로 부르는 매체들이다(더 많은 구분이 있었지만 요즘은 크게 이 두 가지로 구분된다).
이들 매체는 원칙적으로 레이저를 사용해 표면에 홈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고 CD-R은 표면에 코팅된 물질을 강한 레이저로 태워서 기록하고 CD-RW는 어떤 물질에 열을 가하면 특성이 변한다는 원리를 응용해 강한 레이저로 특성을 변화시켜 기록한다. 읽는 과정에서는 약한 레이저 빛을 발사하면 변한 부분과 변하지 않은 부분이 빛을 다르게 반사하므로 디지털 신호 부호값인 0과 1을 구분하게 되는 것이다.
CD와 CD-R, CD-RW 수명
여기서 우리가 주의할 것이 있다. 시중 음반 가게에서 구매한 CD는 레이저로 홈을 파서 음악을 저장한 것이고 우리가 쉽게 집에서 굽는(CD-R, CD-RW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CD는 열을 가해서 데이터를 저장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특성 차이로 인해 음반 가게에서 구매하거나 소프트웨어 업체가 제공하는 CD는 표면에 흠이 생기거나 물리적 변형이 없는 한 반영구적으로 데이터를 읽을 수 있지만 우리가 용산 같은 곳에서 구매해 구운 CD-R이나 CD-RW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데이터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CD-R이나 CD-RW에 저장된 데이터가 영구적이라고 믿고 매우 중요한 데이터를 보관하면 안 된다. 물론 하드디스크보다는 안정적으로 더 오래 보관할 수 있지만 현재 기준으로 데이터를 10년 미만으로 보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수년 단위로 새 CD-R이나 CD-RW에 옮겨 보관하기 바란다.
CD 보관
이렇게 반영구적 보관이 불가능한 이유는 앞서 설명한 대로 CD는 알루미늄 박막 표면에 홈을 새겨 놓은 것으로 알루미늄이 산화돼 홈에 변형이 생기지 않는 한 데이터를 잃어버릴 일이 없지만, CD-R은 레이저로 반사율을 변화시키고 CD-RW는 레이저로 열을 가해서 특성을 변화(상전이)시켜 놓은 것이라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특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CD는 데이터를 아래쪽에(보호층이 있지만) 새겨진 홈을 읽어 오기 때문에 윗면(보통 제목이 인쇄된 면)에 어떤 흠이 생겨도 데이터를 읽는데 영향을 받지 않지만 바닥면(반짝이는)에 흠이 생기면 음악을 재생하지 못할 수 있다. 물론 자체 오류 정정 기술을 통해 작은 흠은 기술적으로 자동 해결하지만 큰 흠은 음악 재생을 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반면 우리가 쉽게 집에서 구울 수 있는 CD-R과 CD-RW는 비록 밑에서 레이저를 발사해 데이터를 읽고 기록하기는 하지만 실제 데이터 저장은 윗면(상품명이 인쇄된)에 입혀진 얇은 막에 기록되므로 윗면에 흠이 생기면 데이터를 못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윗면을 날카로운 볼펜 같은 것으로 기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아랫면 큰 흠은 레이저 난반사를 일으켜 못 읽을 수 있다.
CD-R과 CD-RW
앞에서 계속 CD-R과 CD-RW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CD-R(CD Recordable)은 CD-WORM이 제품이 안정화되면서 갖게 된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제품 특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WORM이라는 뜻은 Write once Read Many라는 뜻으로 한 번 기록할 수 있고 무제한 읽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CD-R은 한 번만 기록할 수 있고 두 번 기록할 수 없다.
반면 CD-RW는 RW가 의미하듯이 Rewritable, 즉 데이터를 다시 쓸 수 있다는 뜻을 갖고 있으므로 CD-RW 매체에는 데이터를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무제한 CD-RW에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보통 1000번 쓰고 읽을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다음 회에는 광기억장치인 DVD와 블루레이에 대해 알아보겠다.
<박현철 (주)넥스트모바일 연구소장 hyeoncheol@gmail.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