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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골퍼들도 '구슬땀'보다 별난건 없더라

惟石정순삼 2009. 9. 11. 07:51

BMW챔피언십 개막 전날 미켈슨·페리·해링턴 등
어프로치샷 반복 또 반복 기본에 충실한 연습 초점

2009년 미국 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세 번째 대회인 BMW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둔 9일(현지 시각) 미 일리노이주 레먼트의 코그힐골프장(파71·7616야드). 이 골프장에 마련된 연습장에선 세계 정상급 프로 골퍼들이 쉴 새 없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세계적 골퍼들은 어떤 특별한 연습을 하는지 현장에서 직접 취재해봤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 성적과 플레이오프 4개 대회의 성적을 누적 집계해 최종 우승자에게 1000만달러의 보너스를 주는 빅이벤트이다. 이번 BMW챔피언십엔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70명의 선수만 출전자격을 얻었다.

올해 쇼트게임 관련 레슨서를 출간한 '왼손 황제' 필 미켈슨(미국·39)의 어프로치 샷 연습은 놀랄 정도였다. 자신이 책에 쓴 대로 피니시의 높이에 의해 공의 탄도와 스핀을 자유자재로 조절했다. 마지막까지 클럽 페이스가 목표를 향하게 하는 미켈슨의 어프로치는 홀에서 한두 뼘을 벗어나지 않았다.

작은 피라미드 모양으로 공을 쌓아놓고 손바닥만한 잔디 뗏장을 수도 없이 날리는 수십 명의 골퍼 가운데 지난 2월 FBR오픈에서 우승한 케니 페리(미국·49)가 눈에 띄었다. 이 중년 골퍼의 스윙은 아마추어처럼 세련미가 떨어졌지만 드라이버 샷은 300야드 떨어진 창고 지붕을 맞힐 정도였다. 가끔 실수가 나오면 캠코더로 촬영하는 스윙 코치 맷 킬런을 불러 "뭐가 문제지" 하고 묻기도 했다. 킬런은 "페리는 힘이 타고난 장사인 데다 요즘도 하루 6시간씩 연습을 한다. 그게 장수 비결"이라고 했다.

필 미켈슨은 연습에서도 차원이 다른 정교한 샷을 선보였다. 피니시의 높이에 의해 공의 탄도와 스핀을 세밀하게 조절했다. 공은 모두 홀에서 한두 뼘 안쪽에서 멈춰 갤 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민학수 기자

연습장 한가운데 공의 탄도와 거리, 스핀양을 측정하는 트랙맨(track man)을 설치해놓고 공을 때리는 프로도 있었다. 통산 2승의 벤 크레인(미국·33)이 평소 쓰던 롱 아이언 대신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교체하기 위해 테스트를 하는 중이라고 타이틀리스트 용품 담당 전문가인 포디 피츠가 기자에게 말했다. 양용은이 PGA챔피언십 18번홀에서 환상적인 하이브리드 샷을 선보인 이후 PGA 프로들 사이에서도 '하이브리드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38)은 경사면에서도 머리를 고정하고 균형을 잃지 않는 밸런스 연습을 하고 있었고, 레티프 구센(남아공·40)은 웨지로 공이 두세 번 바운드된 뒤 백 스핀이 걸리는 어프로치 샷을 반복하고 있었다. 제프 오길비(호주·32)는 처음엔 오른손만으로 공을 두세 번 쳐 거리감을 익히고 나서 샷을 하곤 했다.

재미교포 앤서니 김(24)도 그립을 짧게 잡고 양발을 거의 11자로 평행하게 놓는 특유의 세트 업 자세로 힘 있게 샷을 날리고 있었다. 올해 아직 우승이 없는 이유에 대해 스윙코치 애덤 쉬라이버는 "팔로 스루 동작에서 상체가 약간 일어나는 문제가 있었지만 이제는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연습장에서 만난
양용은(37)은 "프로라고 거창한 것을 연습하는 게 아니라 그립과 어드레스가 제대로 돼 있는지, 헤드 무게를 느끼면서 리듬 있는 스윙을 하는지를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했다. '기본에 충실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었다. 기자가 현장에서 지켜보니 연습 때 드라이버부터 꺼내 온 힘을 다해 때리는 프로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다양한 클럽을 연습하되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역시 '돈'과 관련된 퍼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