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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상식이야기

정예부대 공격말고… 포위된 군대는 길 터줘라

惟石정순삼 2009. 9. 6. 09:43

               정예부대 공격말고… 포위된 군대는 길 터줘라


 
■ 경영자가 알아야 할 손자병법 5원칙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교과서적 지식을 무조건 실천해서는 안 된다. ‘세상에 고정된 원칙은 없다. 오직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변할 때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게 병법의 원칙이다. 특히 불확실한 전장에서는 상황 판단이 더욱 중요하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현장 상황에 따른 전술 변화의 5대 원칙을 소개한다.

 

①적이 높은 언덕 위에 있다면 적을 향해 공격하지 말라(高陵勿向)

상대가 나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는데도 대책 없이 대들다가는 큰 피해를 본다. 전쟁은 이기려고 공격하는 게 아니라 이미 만들어 놓은 승리를 확인하려고 들어가는 작업이다. 아무런 준비와 명분도 없이 감정으로 사업을 벌이거나 상대를 대한다면 지혜롭게 승리할 수 없다. 상대가 나보다 우위에 있을 땐 충분히 준비한 뒤 공격해야 한다. 무턱대고 감정만으로 덤비면 백전백패다.

 

②패배한 척 도망하는 군대를 쫓지 말라(佯北勿從)

‘양배(佯北)’는 패배한 척하고 달아나는 군대를 말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머리를 숙이고 복종을 한다면 나의 허점을 노리는 전술일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적을 유인한 뒤 싸워라. 주도권은 결국 싸움의 규칙을 정하는 사람에게로 넘어가기 마련이다. 패퇴하는 적이 원하는 장소로 끌려가면 상대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게 된다. 이때 감정을 최대한 억제해 상대의 꾀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가 당신을 유인하기 위해 다양한 미끼를 준비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③정예 부대는 공격하지 말라(銳卒勿攻)

‘예졸(銳卒)’은 사기가 충천한 정예부대다. 깃발이 정정(正正)하게 휘날리고 전열이 당당(堂堂)한 부대와는 무리하게 붙어 싸우면 안 된다. 무리하게 상대하면 다시 일어설 수 없는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럴 땐 시간을 번 뒤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부족한 힘이 다시 충전되고 상황이 유리해졌을 때를 기다려야 한다.

 

④고향으로 귀환하는 부대는 막지 말라(歸師勿遏)

‘귀사(歸師)’는 집으로 돌아가는 군대다. 이런 군대를 막으면 적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운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부대는 평소와 달리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오랜 전쟁에 지쳐 전군의 목표가 오직 집으로 돌아가는 데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도 사표 쓰고 나가는 직원은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조직을 나가는 사람은 자극을 받으면 감정이 폭발한다. 헤어질 때는 모든 갈등과 구원(舊怨)을 풀어야 한다. 그래야 다시 만나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⑤포위된 군대는 반드시 길을 터줘라(圍師必闕)

‘위사(圍師)’는 포위된 군대다. ‘궐(闕)’은 길을 터주는 일이다. 퇴로가 완전히 막힌 적은 죽기 살기로 대든다. 이미 패배한 군대라도 길 하나는 터줘야 적을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 후퇴하는 길을 하나 열어줌으로써 상대방의 반격 의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상대가 가진 10개 모두를 가지려고 해선 안 된다. 몇 개는 상대에게 남겨주는 지혜가 현명한 승리로 이어진다. 세상에 완벽한 승리란 없다. 내가 10개 모두를 가지려 하면 반드시 후회가 따를 것이다.

인생은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전투와 같다. 급변하는 상황과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 이런 상황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현명하게 살아가야 한다. 다가온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대안을 마련하라. 지혜로운 자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박재희 철학박사·민족문화컨텐츠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