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형에게 말했다.
"형, 아까 돼지 저금통에서 꺼낸 돈으로
우리 아이스크림 사 먹자,"
"근데,있잖아, 그 돈 다 잃어버렸어,
백 원 짜리 하나만 남았어."
그렇게 많은 걸 다 잃어버렸어?"
'으응,'
형은 거짓말을 한 것이다.
형은 동생 모르게 백 원짜리 동전을
여기저기 주머니 속에 몰래 감춰두었다.
금방이라도 주머니 속 동전들이 짤랑짤랑
소리를 지르며 나올 것만 같았다.
형은 미안한 마음에 동생과
재미있는 놀이를 시작했다.
그러다 너무 신이 나서 주머니에
동전이 있다는 것을 깜빡 잊어버렸다.
물구나무 서기를 한 순간 주머니 속에
꼭꼭 숨어 잇던 동전들이 알밤처럼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형, 돈 찾았다!"
동그란 얼굴을 비비며 방바닥에 쏟아지는
동전들을 동생은 신나게 주웠다.
동생은 그 돈으로 아이스크림을 사기위해
가게 쪽으로 달려갔다.
그런 동생을 바라보는 형의 얼굴은
무척이나 허탈해 보였다.
아랫목에서 가파른 숨소리를 내며
누워 있는 엄마의 모습과
엄마 얼굴만큼이나 창백하게 비어있는
약봉지를 떠올린 형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고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