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암이라는 말과 함께 종양·양성종양·악성종양·혹이라는 말들을 혼돈해 쓰고 있다. 이런 말들에 대해 먼저 설명을 해보자.
인체를 구성하는 기능적·구조적 기본단위를 세포라고 하는데, 이러한 세포는 일정한 주기에 따라 분화하고, 성장하고, 성장이 과하면 정지하며, 때가 되면 세포는 죽어 없어지게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포 주기에 이상이 생겨 세포가 어느 정도 분화한 후 성장이 멈춰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성장이 조절할 수 없이 커지는 것을 종양이라고 한다.
이러한 세포 주기의 이상은 발암물질이나 기타 이유에 의해 발생된다. 따라서 종양이란 조절되지 않는 과잉성장으로 자동차가 브레이크가 고장나서 멈출 수 없는 상태라고 비유할 수 있다. 이러한 종양은 임상양상에 따라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으로 구분한다.그 특징은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다. 그중 악성종양을 우리는 ‘암’이라고 부른다.
암(Cancer)이라는 단어는 원래 희랍어 ‘karkinos’ 후에는 라틴어 ‘cancrum’에서 유래된 말로, 모두 게(crab)라는 의미다. 그래서 우리나라나 외국에서 암과 관련된 학회나 암센터의 로고를 보면 흔히 칼에 찔린 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암은 신체의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해 게처럼 그 부위를 꽉 붙잡고 늘어져 그렇게 불리게 됐다.
암은 개체에 대해 이롭지 않을뿐더러 정상조직을 파괴하고 피해를 준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조직에서 그 조직에 이롭지 않고 항상 피해를 주는 사람을 보고 암적 존재라고 부르는데 이는 암의 이러한 특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암이라고 하는 악성종양은 성장 속도가 무척 빠르고 다른 조직에 파고들 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는 장기(폐·간·뼈·뇌 등), 다시 말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이될 수 있어 신체를 파괴해 생명이 위험할 정도까지 이르게 한다.
우리가 임상적으로 컴퓨터 단층촬영 등으로 발견할 수 있는 1cm 크기의 암은 10억여 개의 암세포가 모여서 된 것이다. 마치 암세포는 바닷가 백사장의 모래알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암이 자라는 속도는 그 암이 어떤 세포로 구성돼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흔히 환자나 환자 보호자들께서 오해하는 것이 암이면 모두 같은 세포고 그래서 같은 항암제로 치료할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지만 실제 암세포는 폐암·위암·유방암 등에 따라 각각 다르고, 심지어 같은 폐암에서도 여러 종류의 암세포가 있어 그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항암제를 투여하게 된다.
<황인규 교수 중앙대학교 용산병원 혈액종양내과> |